독일 쾰른한인회 ‘한인 합동위령제’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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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쾰른한인회 ‘한인 합동위령제’ 열어
  • 나복찬 재외기자
  • 승인 2019.11.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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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김용길 회장 “차세대가 소중한 가족문화를 이해하고, 공동체 간 소통에 도움 되길”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독일 쾰른한인회(회장 김용길)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이날 쾰른 에스베카 양로원 강당에서 열린 합동위령제는 국민의례에 이어 내빈 추모사, 종교예식, 가족 추모사 순으로 진행됐다. 

김용길 쾰른한인회장은 “국가 간 협정으로 파독된 광부는 석탄가루 휘날리는 지하 막장에서 생사를 걸고, 간호사는 촉각을 다투는 거구의 환자들을 병동에서 힘겹게 간호하며 받은 월급으로 가족을 돌보고 국가를 위한 희생을 행동으로 보여줬던 영령들 앞에 살아남은 우리는 한없는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추모사 하는 김용길 쾰른한인회장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김 회장은 “한때는 ‘조국 경제발전 초석을 놓은 경제발전 선구자들’, ‘국내총생산 2퍼센트를 담당했던 사람들’, ‘대한민국의 빈곤 탈출에 기여한 역사의 증인’ 등 입이 닳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그 많은 국내외 인사들은 현재 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현실을 한탄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떠나올 때 부모형제들의 가슴 아픈 당부는 ‘돈 벌어 성공해 고향으로 꼭 돌아오너라’였다”며 “이 분들은 부모형제들의 당부 말씀을 가슴에 안고 수십 년 열심히 살다 당부에 따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낯선 이곳에서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다. 그러다보니 어느 누구 하나 관심 갖고 이 분들의 이름조차 불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이어 “‘무연고자로 도시사회국을 통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 분들은 누가 챙겨야만 하는 것인가?’라는 문제를 늘 생각하며 우리는 한인 가족이라는 명분 하나로 오늘 ‘한인 합동위령제’를 준비했다”며 “우리 차세대가 위령제를 보며 우리의 소중한 가족문화를 이해하고, 공동체간의 소통을 이루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유상근 쾰른한인회 고문은 추모사를 통해 한인회에서 파악하고 있는 고인 숫자는 총 67명임을 밝히고, “한인회가 준비한 위령제를 통해 먼저가신 분들을 마음 깊이 추모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참석하신 유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박태영 주본분관 공사참사관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박태영 주본분관 공사참사관은 추모사에서 “1960년대 초부터 독일 땅에 오신 파독근로자 선배님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먼저 가신 선배님들을 기억하는 합동위령제가 한인 2세대에게 아름다운 일로 전승돼 갈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한 쾰른한인회 임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김장호 쾰른한인회 고문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한인총연합회도 1세대 선배님들의 귀중한 경험과 경륜을 토대로 추모문화를 기릴 것”임을 밝혔다.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원불교 이명희 교무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이어서 종교예식으로 원불교 이명희 교무의 추도 독경과 천주교 조병환 세례자 요한 신부의 위령제가 진행됐으며 파독 근로자 대표로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최광섭 회장의 분향과 가족 별 분향순서가 이어졌다.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조병환 세례자 요한 신부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가족 추모사 순서에서 헬레네 파라다 씨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바치는 편지를 낭독했으며, 장기를 기증하고 부모의 곁을 떠난 사랑스럽고 든든했던 아들에게 아버지가 보내는 편지가 읽혀질 때에는 숙연함 가운데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적셨다.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유족 대표로 추모사하는 헬레네 파라다 씨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독일 쾰른한인회는 지난 11월 17일 독일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합동위령제’를 열었다. 유족 대표로 추모사하는 헬레네 파라다 씨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또한 유족 파라다 씨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안동 하회마을에서 본 제사를 그린 그림은 모두에 감동을 주었다.

이날 위령제는 고인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한 묵념을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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