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뒤늦은 양육권 분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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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뒤늦은 양육권 분쟁 (2)
  • 강성식 변호사
  • 승인 2019.11.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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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지난호에 이어서) B는 재혼한 인도 남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어느 정도 크고 생활이 안정되자 C에 대한 그리움이 점점 커졌고, 재혼한 인도 남자에게 C의 양육권을 되찾아와서 함께 양육해도 되겠는지 이야기를 꺼내어 동의를 구한 후, 2018년 경 소송을 제기하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선뜻 B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B의 요청을 거절하지도 못했습니다. 법원에서는 아버지인 A가 C의 양육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직접 양육하지 않고 친구인 D에게 양육을 떠넘겨버렸기 때문에, C의 양육권을 계속 A에게 갖게 하는 것이 C에게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B 또한 C의 친어머니임에도 불구하고 약 8년 동안 C를 찾지 않은 채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이제 와서 B가 C를 양육하도록 하게 되면, 그 역시도 C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C는 인도에서 잘 적응하여 성장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였는데, B에게 C에 대한 양육권을 돌려주게 되면 초등학교 3학년 나이임에도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C가 갑자기 B와 함께 한국에서 살아가야 했으므로, C가 한국 학교나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인지도 걱정이었습니다. 또한, 새로운 아버지 및 남동생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인지도 불확실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C가 친부모인 A와 B의 보살핌 없이 인도에서 계속해서 성장하게 되면 평생 그 부분이 C에게는 큰 아픔으로 남게 될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C는 한국 국적자이므로 한국에서 성장하는 것이 C에게 여러모로 좋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여, 깊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에서는, 일단 C의 양육권을 3개월 정도만 임시로 B에게 넘겨준 후, C가 B의 가족들과 문제없이 잘 생활하는지, 그리고 한국 학교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는지를 보고 최종 판단을 하겠다는 임시 양육권자 지정 결정을 하였습니다.

법원에서 임시 양육권자 지정에 대한 결정을 받고 나오면서, A는 ‘3개월 동안 B와 함께 살아야한다’는 말을 C에게 하였고, C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습니다. 8년 가까이 인도에서만 살던 10살 소년이, 갑자기 몇 번 보지도 못했던 아버지 A의 손에 이끌려 한국에 와서 낯선 환경에서 몇 개월을 살다가, 다시 처음 보는 어머니 B의 집에서 또다시 처음 보는 새아버지와 남동생과 함께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막막하기 그지없었고, 인도에서 잘 살고 있었던 자신을 갑자기 한국으로 데려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만든 아버지 A가 그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머니 B와 새아버지, 그리고 새로 생긴 남동생과의 삶은, 처음에 C가 걱정한 것과는 다르게,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C는 2살 어린 남동생과 체격이 거의 비슷했는데, 병원에서는 약간의 발육 부진과 일부 영양소가 결핍된 상태라는 진단을 하였습니다. 이를 알게 된 어머니 B는 뒤늦게나마 C의 발육을 돕고자 3개월 간 C의 식사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또한 새아버지는 인도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머니 B와 새아버지, 그리고 남동생도 인도어를 구사할 줄 알았고, 이로 인해 C는 가정에서의 생활에도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해나갔습니다. 새아버지와 남동생은 C에게 친근하게 대해주었고, C는 남동생과 함께 태권도 학원도 다니고, 가족 소풍도 가는 등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들을 늘려 나갔습니다. 또한 C는 별도의 한국어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학교에 입학하여 3개월 간 한국 교육에도 잘 적응해나갔습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고, 법원에서 다시 만난 C는 많이 밝아져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아버지 A는 아들인 C가 행복해하는 것 같다며, C에 대한 양육권을 고집하기보다는 C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그날 법원에서 A는 C에 대한 양육권을 B에게 넘겨주기로 합의하였고, 소송은 모두 끝났습니다. C는 뒤늦게나마 어머니인 B와 함께 한국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아버지와 남동생도 얻게 되었습니다. 많이 돌아왔지만, 이제라도 아무런 잘못 없이 고통 받았던 C가 행복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나가며 밝은 아이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법률칼럼’에서는 재외동포신문 독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평소 재외동포로서 한국법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dongponews@hanmail.net 으로 보내주시면, 주제를 선별하여 법률칼럼 코너를 통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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