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망명신청
상태바
탈북자 망명신청
  • 미주중앙일보
  • 승인 2004.11.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리조나 국경서 체포, 동행 2명은 귀국 의사
애리조나 국경을 통해 밀입국 하던 탈북자 3명이 지난 5일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애리조나주 이민귀화국(INS) 구치소에 수감중이며 이들 중 1명은 한국 정부 당국으로 부터 구타 및 폭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망명 의사를 밝히고 있다.

지난 90년대 한국에 귀순해 각자 생업을 유지하던 한창권(43) 안호준 엄명철 씨 등 3명은 탈북자들이 미국 망명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규정한 북한인권법에 부시 대통령이 서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달 21일 한국을 떠나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 멕시코에 도착해 밀입국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이들과 면담한 유래경 애리조나 이북도민회장은 "FBI 조사과정에서 안씨와 엄씨는 '한국에 정착하지 않고 곧바로 북한에서 오는 탈북자만 받는다'는 수사관의 말을 듣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씨는 미국 땅에서 살고 싶다며 망명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길동에서 북한 음식전문점 '함흥신흥관'을 운영하던 한씨는 "몇년전 가혹행위를 폭로한 것 때문에 안기부(현 국정원)에서 계속 협박을 당했고 식당 운영이 어려워 한의사 시험을 준비하던 중 북한인권법 서명 소식을 듣고 망명을 결심했다"고 밀입국 시도 경위를 설명했다.

북한에서 피혁공장 노동자와 한의사로 일하던 한씨는 지난 1992년 벌목공으로 러시아에 파견됐다가 1994년 귀순했으며 관계 당국의 알선으로 월평균 2백만원 수입을 올리는 안보 강사를 해왔다.

하지만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남북한 화해무드가 본격화된 1998년부터 일거리가 격감해 생계가 막막해져 생활에 애를 먹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신용보증기금의 도움으로 1억3000여만원을 마련해 실면적 73평 1백여석 규모의 음식점을 차린 한씨는 상술에 어두워 악전고투하던 중 1999년 1월 안기부의 탈북자 조사 과정에서 구타와 폭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인권법 발효 이후 비자없이 미국에 들어올 수 있는 멕시코에는 애리조나 국경 인근에만 수십명의 탈북자들이 모여들고 있으며 티후아나에도 약 20명이 대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캐나다에도 탈북자 수십명이 밀입국 대기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A)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