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왜곡한 서울 지명 옛 이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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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왜곡한 서울 지명 옛 이름 되찾는다
  • 이민호
  • 승인 2003.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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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원남동과 낙원동(鍾路區 苑南洞과 樂園洞)』!
서울중심에 자리한 행정구역 명칭이 일제에 의해 모두 왜곡 탄생한 것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종로는 조선시대 북을 치는 鐘樓가 있던 곳이라해서 鐘路였지만, 1943년 일제가 민족정기를 뺏기 위해 鍾자로 바꿔 '술잔 거리'로 비하시켰다. 원남동과 낙원동의 탄생배경은 더 기구하다. 원남동은 원래 왕이 지나가는 길이라고 해서 순라동(巡兩)이었으나 1914년 일제에 의해 원남동(苑南洞)으로 바뀌었다. 이유는 1911년 昌慶宮을 놀이동산인 昌慶苑으로 바꾸면서 苑의 南쪽에 있다고 해서 바꿨다고 한다. 낙원동은 塔골('탑이 있는 고을')로 불리었으나, 일제가 탑골공원이 樂園같다고 해서 임의로 바꾼 케이스다. 지금은 강남의 요지가 된 신사동(新沙洞)은 모래밭을 뜻하는 沙平里였으나, 일제통치로 새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선전하기 위해 新沙로 바꿨다.
가장 기구한 地名 流轉은 文來洞. 일제때 이곳에 대규모 방직공장이 있다해서 紗屋町(옷감을 짓는 집이 있는 마을)이라고 했다가 해방후 왜색을 일소한다해서 실을 잇는 '물레'를 발음나는 대로 漢字로 바꿔 文來가 됐다.
서울시는 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옛지명 되찾기사업 자료집'을 발표하고, 서울의 洞과 거리 등 65곳이 日帝에 의해 왜곡됐다고 밝혔다. 해방 뒤 왜색을 일소한다는 취지로 잘못 바꾼 지명 7곳도 확인됐다.
서울시는 이 자료를 관내 25개 자치구에 배포해 왜곡된 지명의 변경을 유도할 방침이다. 地名은 임의로 고쳐서는 안되는 역사이자 문화재라는 점에서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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