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국인을 말한다>프랑스 문화원 10년 경력의 불가리아 출신 Nikoleta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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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국인을 말한다>프랑스 문화원 10년 경력의 불가리아 출신 Nikoleta씨
  • 임용위
  • 승인 2004.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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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까지 배우면 7개국어를 하는 셈이지요."
불가리아 출신의 프랑스 국적을 가지고 멕시코에서 2달째 이민생활을 하고있는 Nikoleta(39)씨는 한국에 관한 풍부한 지식을 학생시절부터 지녀왔다고 말한다. 재 멕시코 프랑스 대사관에서 일하는 남편을 따라 멕시코에 오기 전까지 그녀가 일했던 곳은 바로 터어키 주재 프랑스 문화원.
불가리아 대학시절, 캠퍼스에서 처음 만난 프랑스에서 온 유학생이 지금의 남편이 되었고, 졸업 후 프랑스 Lion에 함께 여행 갔다가 남편 Alan(42)씨에게 프로포즈를 받고 곧바로 결혼식을 치른 지 어언 10년이 지났다고.
남편은 대사관의 외교직으로, 아내인 Nikoleta씨는 문화원의 홍보요원으로, 결혼 즉시 동행해서 각자의 고국을 떠나온 나라가 나이지리아. 장장 5년의 세월을 아프리카에서 보내는 동안 2명의 아들을 얻었고 틈틈이 외국어 공부에 게을리 하지 않은 덕으로 6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현재의 외국어 달변가가 되었다.
"프랑스 문화원은 가히 세계에서 그 가치가 대단하다."고 말하는 Nikoleta씨는 "어느덧 9살과 6살까지 큰 두 아이들을 위해 문화원 근무는 접었지만 프랑스 문화원에서 일한 10년 경력의 공로로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명예 대사직을 멕시코에서 하고 있다."고 밝힌다.
Nikoleta씨가 말하는 명예 대사직이란 멕시코에 있는 외국인들과의 문화교류를 프랑스 문화원 차원에서 벌이는 일. "그러한 일로 외국인들을 자주 만나게 될 멕시코 생활을 통해 한국 사람들도 많이 만나보고 싶다"고 토로한다.
그녀가 외국에서 만났던 한국인은 대부분 공관 직원들과 가족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좋은 에티켓에 단정하며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는 말이 전체의 한국인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적당해 보이지가 않았다.
Nikoleta가 그동안 만난 사람들이 한국인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아닌 일부의 지식인 계층이라고 기자가 설명하자 "다른 면모를 가진 한국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응수한다. 한국사람들을 특별히 만나보고 싶은 이유를 묻자 "5년 뒤에 아시아로 남편이 근무지를 옮길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 동안 한국사람을 비롯한 일본인, 중국인들과 자주 접할 생각."이라고 답한다.
고국어인 불가리아, 프랑스어를 비롯해 영어, 터어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Nikoleta씨가 다음으로 배우려고 계획한 외국어가 바로 아시아권의 한국어를 비롯한 3개국어라고 한다. "지금 문화외교 차원에서 사용하는 6개 언어들과는 달리 동양의 대표적인 3개국어를 배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겠지만,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 동안에 같이 얻을 동양의 문화 상식과 역사에 더 흥미를 갖고 있다.'는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자질에 걸 맞는 의견을 피력한다.
Nikoleta씨가 학창시절부터 지녀왔다는 한국에 관한 지식은 주로 문학과 영화분야였다. 황순원의 '소나기'와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프랑스 번역본으로 읽었고 많은 프랑스 지식인들이 한국문화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한다. "한국영화는 세계에서 주목받는 작품성과 소재가 프랑스와 많이 비슷하다."면서 "새롭게 세계 영화시장에서 부각되는 한국영화를 멕시코에서 보지 못하는 게 무척 아쉽다."는 말까지 꺼낸다.
문화사절로서의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그녀가 주장하는 '풍부함'과는 달리 극히 일부분야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시켜주지 못했다. 다만 Nikoleta씨가 멕시코에서 앞으로 만나게 될 한인들과의 교류를 통하는 과정에서 어떤 시각으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변해갈 지, 기대도 됨과 동시에 사뭇 우려가 되기도 했다.

대담 임용위 취재부장
통역 홍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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