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실경산수화 2점, 재일동포 기증으로 고국 품에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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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실경산수화 2점, 재일동포 기증으로 고국 품에 돌아와
  • 이현수 기자
  • 승인 2019.07.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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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익성 씨 유족, 고인 유지 받들어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 환수 기부금’ 출연으로 성사
▲ 국립중앙박물관은 7월 18일 재일동포로 자수성가한 고 윤익성(1922-1996)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창업주의 유족으로부터 조선 16세기 중반 제작된 실경산수화 <경포대도>와 <총석정도> 2점을 기증받았다. 기증식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7월 18일 재일동포로 자수성가한 고 윤익성(1922-1996)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창업주의 유족으로부터 조선 16세기 중반 제작된 실경산수화 <경포대도>와 <총석정도> 2점을 기증받았다.

이번에 기증된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는 강원도 명승지를 그린 가장 오래된 그림으로 특히 16세기 감상용 실경산수화 제작 양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현존작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

두 작품은 16세기 중엽 관동지방의 빼어난 풍경을 유람하고 난 후 감상을 그린 것이다. 그림은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세세한 묘사까지 매우 흥미로우며 전체적인 표현 방법에서 16세기 화풍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장의 특징에 맞게 화면 구성과 경관 표현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킨 것을 볼 수 있다.

실경산수화의 전통이 정선(1676-1759) 이전부터 확립돼 있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작품을 실견한 원로 미술사학자 안휘준 교수(전 문화재위원장)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16세기의 대표적인 실경산수화로, 이러한 작품은 한번 보는 인연도 맺기 힘든 그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기증은 고 윤익성 회장 유족의 기부금으로 가능했다. 고 윤익성 회장의 유족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를 환수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할 것을 조건으로 (사)국립중앙박물관회(회장 신성수)에 기부금을 출연했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 교토에 전해지던 위 두 작품을 조사하고 외부 자문위원의 검토를 받아 기증 대상품을 선정했다. 그리고 (사)국립중앙박물관회는 구입과 운송 업무를 담당해 기증품이 국내로 돌아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될 수 있도록 협조했다.

이렇게 기부금으로 박물관이 필요한 작품을 구입해 기증하는 방식은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새로운 방식으로 성사된 기증이라는 점에 의미가 남다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앞으로 다각적인 기증 방식 등 수집 정책의 다변화를 통해 박물관 콜렉션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 박물관 본연의 역할인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 말했다.

▲ 조선 16세기 중반 제작된 실경산수화 경포대도(왼쪽)와 총석정도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를 7월 22일 언론에 처음 공개하고 7월 23일부터 9월 22일까지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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