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유럽 한인 차세대 웅변대회’ 스페인 마요르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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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유럽 한인 차세대 웅변대회’ 스페인 마요르카서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3.2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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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국에서 26명 학생들 참가…대상에는 이탈리아에서 온 양서현 양
▲ ‘제8회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가 3월 22일부터 24일가지 스페인 마요르카 멜리아 팔마 마리나 호텔에서 열렸다. 단체 기념사진 (사진 유럽한인총연합회)

유럽 한인총연합회(회장 유제헌)가 주최하고 스페인 한인총연합회(회장 김영기)가 주관한 ‘제8회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가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마요르카 멜리아 팔마 마리나 호텔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매해 3월 유럽 국가를 순회하며 열리고 있으며 특히 이번 대회는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유럽한인 이주 100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치러졌다.

▲ ‘제8회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가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열렸다. 환영사 하는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 회장 (사진 유럽한인총연합회)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장은 환영사에서 먼저 “올해는 지난 100년 한민족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3.1운동과 대한민국 건국을 온 세계에 알린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되는 해인 동시에 유럽 최초 한인단체인 '재법한국민회'가 프랑스에 설립돼 조국 독립에 기여하기 시작한지도 100년이 되는 해”라고 올해 2019년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유 회장은 “역사를 돌이켜보면 강대국 사이에서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협력할 때 우리 민족은 위대한 저력을 발휘했으며 오늘날 주변 4강(미,중,러,일) 사이에 끼인 우리 현실을 오히려 지정학적인 장점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극대화해야 한다”라며 세계 인류국가로 나가기 위한 노정에 3.1정신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제8회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가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열렸다. 환영사 하는 김영기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장 (사진 유럽한인총연합회)

김영기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옛 속담에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처럼 말은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는 뜻”이라며 “2세대들에게 한글을 잘 가르쳐주신 한글학교와 학부모님들에게 감사드리며 유럽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인 이곳 마요르카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오영훈 기획이사가 대신 읽은 축사를 통해 “유럽 한인 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는 차세대 동포들이 한글을 올바로 사용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3.1운동 100주년을 주제로 모국 역사를 알리고 한민족의 정체성 확립을 돕는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 준 유럽한인총연합회에도 감사를 전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 ‘제8회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가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열렸다. 축사하는 전홍조 주스페인한국대사 (사진 유럽한인총연합회)

전홍조 주스페인한국대사는 축사를 통해 “이번 대회가 우리 차세대들이 현재의 고민과 미래의 포부를 함께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라며 “다양한 문화와 언어에 익숙한 융합형 인재인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육성할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함께 나누자”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각국에서 참가한 26명의 대표 연사들의 힘찬 웅변 경연이 시작됐다. 때로는 깜찍하게 또 때로는 어른스럽게 열변을 토하는 연사들의 목소리에 지켜보는 관객들은 때로는 환호하고 때로는 눈물을 보였다.

“저는 오늘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왜 대단한 나라인지, 우리가 이 나라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는 왜군에게 침탈 당했습니다. 불과 20일만에 서울까지 빼앗길 정도로 피해가 컸지만, 우리 조선인들은 그저 물러서지만은 않았습니다.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 등이 목숨을 걸고 싸워서 마침내 일본군을 물리쳤습니다. 우리가 한국인 즉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열정을 다해 싸워서 거둔 승리였습니다” (초등부 박수연)

“통일은 우리에게 힘을 갖게 해준다고 배웠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나라가 있는데 그 나라들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우리민족끼리 미워하지 말고 힘을 합쳐야 합니다. 우리 모두 통일을 위한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무기를 갖고 싸우는 분은 의사라고 합니다. 윤봉길 의사가 있습니다 무기 없이 싸우는 분은 열사입니다. 유관순 열사가 있습니다. 살아가며 민족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지사입니다. 저 최은서는 통일을 위한 지사가 될 것입니다” (초등부 최은서)

“나라 사랑의 길이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만큼 대한민국에 대해서 역사를 공부하고 경제를 공부하고 사회를 공부하는 것이 진정한 나라 사랑입니다” (중등부 유준)

“학교가 끝나면 여러 친구들과 함께 모여 숙제도 하고, 점심도 먹고, 숨박꼭질도 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냅니다. 제가 처음으로 친구들에게 알려준 우리말은 안녕입니다. 발음이 조금 어렵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모두들 안녕! 안녕! 잘도 따라합니다. 엄마가 저를 데리러 오셔서, 친구들이 우리말을 하는 것을 듣고 미소 지으실 때, 저는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만날 때도 안녕! 헤어질 때도 안녕! 그러고 보니 그 오래 전에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 임금님은 참 똑똑한 것 같습니다” (초등부 이나라)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이번 유럽한인 차세대 웅변대회의 주제는 초등학생인 저에게 참으로 어렵고 무거운 주제입니다. 저는 열심히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주제를 생각해 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리랑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은 빼앗긴 나라와 민족의 혼을 되찾기 위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고, 식민지 시대의 힘들고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아리랑을 불렀습니다. 얼마전 우리는 올림픽경기에서 남북 단일팀을 꾸려 출전하면서 하나된 마음으로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며 아리랑을 불렀습니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표하는 노래로 전 세계에 있는 우리 민족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노래입니다” (초등부 양서현)

▲ ‘제8회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가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열렸다. 대상인 외교부장관상을 수상한 양서현 학생 (사진 유럽한인총연합회)

이번 대회 심사위원회는 위원장을 맡은 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대표를 비롯해 오영훈 재외동포재단 기획이사와 나상원 프랑스한인회장 등 세 명으로 구성됐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이번 대회는 참가 연사 숫자뿐만 아니라 실력도 예년 대회보다 월등히 향상돼 모두 대상감이어서 심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라며 “참가한 연사들은 물론 이들을 지도한 한글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고 발표 내용도 신선하고 창의적인 내용이 많이 더욱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심사 결과 이번 대회 대상인 외교부장관 상(상장과 상금 1000유로)은 ‘세계 속의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초등부 양서현(이탈리아) 양이 차지했으며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상(최우수상. 상장과 상금 500유로)은 초등부 이나라(독일), 중고등부 유준 (오스트리아), 다문화부 마르코 아우렐리오 가스틸리(이탈리아) 세 명에게 돌아갔다.

이튿날인 24일 참가학생들은 2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개최지 마요르카의 명소인 드라크 동굴(용의 동굴)과 팔마시의 유적지를 탐방하는 시간도 가졌다.

▲ ‘제8회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가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열렸다. 주최국 스페인 참가자들 단체사진 (사진 유럽한인총연합회)

이번 대회는 유럽 각국에서 온 참가 학생들과 그 부모들이 경연의 의미를 넘어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유럽한인총연합회 관계자는 대회가 끝나고 나서도 그 감동과 여운은 계속되고 있다며 한 덴마크 참가 연사의 아버지가 보내온 편지를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아내와 아들에게 웅변대회 이야기를 잘 듣고 있습니다. 이틀이 지난 지금도 대화의 주제는 단연 웅변대회입니다. 아들은 반 친구들에게 부러움과 인기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내년도 즐겁게 대회에 나가는 즐거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우리 작은 아이는 내년에는 자기도 웅변대회에 나갈 거라고 아직 익숙지 못한 우리나라 말을 큰 소리로 외치며 연습하고 있습니다. 끝없는 긴 여정 중간에 만난 즐거운 쉼표랄까요! 그만큼 이번 대회가 우리 가족에 주는 의미는 각별합니다.

이야기를 듣자 하니, 참 고생하셨다고 하더군요. 특히 회장님과 이름과 직함을 모르는 어떤 분이 참 고마웠다고 아내와 아들이 말했습니다. 진심으로 웅변대회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던데 아직도 이민 생활은 우리 가족에게 고단한 삶이었습니다. 아내가 말하기를 덴마크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면서 돌아가기 싫어서 한숨만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 와중에 만난 좋은 분들과 함께 즐거운 만남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참 뜻 깊고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만나 뵈어 웃으면서 서로를 마주 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하시는 일 모두 잘 여의하시길 바라며 일신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연사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초등부: 박수연(오스트리아), 전지성(오스트리아), 양서영(이탈리아), 정리사(스페인), 이수리(스페인), 와그너 아이린(스위스), 이나라(독일), 신효경(노르웨이), 이우주(독일), 권용현(스페인), 최은서 (이탈리아)

중고등부: 윤홍민(덴마크), 박하이(스페인), 신재성(노르웨이), 유준(오스트리아), 한서영(영국), 서동민 (폴란드), 주 쥬세삔 혜원(이탈리아), 이보미(이탈리아), 최한나(독일), 오준석(불가리아)

다문화부: 케찌아 코르프(우스트리아), 마르코 아우렐리오 가스틸리(이탈리아), 엘리사 와그너(스위스) 정 다니엘(폴란드), 프란체스코 파나찌(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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