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서 조선 문인석 2점 반환식, 36년만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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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서 조선 문인석 2점 반환식, 36년만의 귀환
  • 김복녀 재외기자
  • 승인 2019.03.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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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한 독일인의 불법 반출 후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 소장
▲ 3월 19일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서는 그동안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문인석 2점에 대한 반환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장현두 민주평통 함부르크분회장, 김옥화 독한협회 명예회장, 김홍동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 크뢰델 수석 큐레이터, 바바라 플랑켄 스타이너 박물관장, 신성철 총영사, 김학성 부총영사, 방미석 함부르크한인회장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3월 19일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Museum am Rothenbaum – Kulturen und Künste der Welt, 이하 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서는 그동안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16세기 조선시대 귀족의 무덤을 지키던 문인석 한 쌍을 한국으로 돌려주는 행사가 열렸다.

▲ 3월 19일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서는 그동안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문인석 2점에 대한 반환식이 열렸다.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이날 행사에 한국 측에서는 신성철 주함부르크총영사와 김학성 부총영사, 김옥화 독한협회 명예회장, 방미석 함부르크한인회장, 장현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함부르크분회장, 김홍동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과 정명섭 국립민속박물관 유물학과장 등이 참석했다.

그리고 독일 측에서는 바바라 플랑켄스타이너 박물관장과 크뢰델 박물관 수석큐레이터 등 세계문화예술박물관 관계자들과 카르스텐 브로스다 함부르크주 문화부 장관, 슈르츠 진다 함부르크대학 한국학과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 3월 19일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서는 그동안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문인석 2점에 대한 반환식이 열렸다. 바바라 플랑켄슈타이너 박물관장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바바라 플랑켄스타이너 세계문화예술박물관장은 인사말을 통해 “불법적 방식으로 우리 박물관 소장품이 된 물품이나 작품들을 본국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이 우리 의무라고 생각한다”라며 “유네스코 협약에 따라 대한민국에 귀중한 유물을 돌려주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플랑켄스타이너 관장은 “이번 반환 결정으로 한국과 우리 박물관의 오랜 협력을 강화하고 지속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 3월 19일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서는 그동안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문인석 2점에 대한 반환식이 열렸다. 카르스텐 브로스다 함부르크주 문화장관(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이어 카르스텐 브로스다 장관은 “이번에 반환되는 두 개의 신상은 당시 조선시대의 관습에 대해서 알려줄 뿐 아니라 신상의 제작 및 독일로의 여행 경로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다”라며 이번 반환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 언급했다.

덧붙여 그는 “이번 문화재의 반환은 투명성 있는 문화재 교류가 연구 결과에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라며 “박물관들은 근본적으로 세계 각 지역의 문화재를 소장하는 것이 매우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한 국가의 문화재가 불법으로 외국으로 반출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세계 각국은 노력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 3월 19일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서는 그동안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문인석 2점에 대한 반환식이 열렸다. 신성철 주함부르크총영사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신성철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모든 박물관들이 소장 문화재 취득 시 도덕적인 기준에 따라 하도록 하고 있다”라며 “함부르크 민속 박물관이 문화재의 불법 취득 금지와 방출을 방지하기 위한 유네스코 협약을 책임성 있게 이행했음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

또한 신 총영사는 “이번 소장품 반환으로 박물관에 두개의 소장품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이것은 유네스크 협약을 지키는 의미에서 오히려 미래에 유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3월 19일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서는 그동안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문인석 2점에 대한 반환식이 열렸다. 발언하는 김홍동 국외소재문화재단 사무총장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김홍동 국외소재문화재단 사무총장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의 이번 반환 결정은 1970년 체결된 유네스코협약의 기본정신을 살린 것이자 국제박물관협회 윤리강령을 모범적으로 준수한 결과”라며 “이번 반환 결정이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소장기관의 당연한 책임과 의무를 스스로 다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문인석 반환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의 세대들은 소중한 유산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으며 문인석을 돌려준 독일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도 함께 물려받을 수 있게 됐다”고 얘기했다.

▲ 3월 19일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서는 그동안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문인석 2점에 대한 반환식이 열렸다. 문인석에 대해 설명하는 크뢰델 수석 세계문화예술박물관 수석 큐레이터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이어 수잔 크뢰델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가 조선시대 문인석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크뢰델 큐레이터는 “이 두 문인석은 고급관료의 무덤을 수호하던 걸로 보이며 문관을 상징하는 문인석은 머리에 복건을 쓰고 손에는 홀을 들고 있으며 제작 시기는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로 추정되며, 손에 홀을 쥔 모습이나 의복 형태는 유사하지만 크기와 표정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 3월 19일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서는 그동안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문인석 2점에 대한 반환식이 열렸다.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 전경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이어 양 국가 간에 반환문서 서명식을 끝으로 이날 행사는 마무리됐다.

이 문인석 한 쌍은 1983년 독일인 헬무트 페퍼가 서울 인사동 골동상에서 구입해 이사용 컨테이너에 숨겨져 독일로 건너갔다.

▲ 3월 19일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서는 그동안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문인석2점에 대한 반환식이 열렸다. 반환 문서 서명 후 기념촬영하는 카르스텐 브로스다 함부르크주 문화장관(왼쪽)과 김홍동 국외소재문화재단 사무총장 (사진 김복녀 재외기자)

그리고 1987년, 함부르크 민족학박물관(2018년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으로 개명)에서 사들여 30년 넘게 소장했지만 불법 반출 문화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계문화예술박물관과 함부르크 시정부 그리고 독일연방정부까지 나서 반환절차에 착수했고 결국 36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 문인석은 3월 25일 한국 국립민속박물관에 입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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