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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역사산책] 고조선 가림토와 훈민정음
이형모 발행인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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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3  12: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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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모 발행인

세종대왕이 서기 1443년 섣달 그믐날 소리글자인 훈민정음 창제를 처음 공표했다. 세계 역사상 특정 개인이 글자를 창제한 사례는 세종대왕이 유일무이하다. 그런데 훈민정음에 대해 오래된 질문이 있다. "세종대왕은 어떻게 28글자를 만들수 있었을까?" 세종실록에는 "훈민정음의 글자는 옛날 글자를 모방한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어떤 옛 글자일까? 

훈민정음 창제보다 3,624년 앞선 고조선 시대에, 3대 가륵 단군께서 삼랑 을보륵 박사를 시켜 소리글자인 '가림토'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조상들이 쓴 역사책인 '단군세기'와 '단기고사'에는 가림토 38글자까지 뚜렷이 전하고 있다.

 

'가림토'에 관한 기록

<단군세기> 3세 단군 가륵(嘉勒) 2년
"경자2년(BC2181년) 아직 풍속이 하나같지 않아 지방마다 말이 다르고 형상을 나타내는 참글(眞書)이 있다 해도 열 집 사는 마을에도 말이 통하지 않는 일이 많고 나라의 백리 밖에서도 서로 글자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에 삼랑 을보륵에게 명하여 정음 38자를 짓게 하고 이를 가림토(加臨土)라 하였다."

<단기고사> 제3세 단제 가륵 2년
"봄에 박사 을보륵에게 명하여 국문정음을 정선(精選)하고 산수가림다(刪修加臨多)라 하였다."
 

훈민정음에 관한 기록

<세종실록> 제102권 세종25년(1443년) 음력 12월 30일 그믐
"이달에 임금이 몸소 언문(諺文) 28자를 지었는데, 그 글자는 옛 전(篆)을 모방하였고 초성, 중성, 종성으로 나누어 합한 연후에야 글자를 이룬다...이것을 훈민정음이라 이른다."

<정인지 훈민정음 해례> 서문(세종 28년 1446년 훈민정음 반포 당시)
"계해년 겨울에 우리 전하께서 정음 28자를 창제하시어 예의(例義)를 들어 보이시고 훈민정음이라 하셨는데 상형하여 만들되 글자는 고전에서 따온 것이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세종실록에 언급된 옛 글자를 본땄다는 ‘자방고전(字倣古篆)’에서 옛 글자(古篆)가 무엇인지 많은 추론이 있었다. 성현, 이수광 등은 범자(梵字) 기원설, 이익, 우신행 등은 몽고문자 기원설을 주장했으며, 또 서장문자(티베트) 기원설, 팔리(Pali)문자 기원설, 상형문자 기원설 등이 다양하게 제기되었다. 권덕규, 김윤경, 권상로, 이탁 등의 학자들은 우리나라에 옛날부터 문자가 있었으며, 훈민정음 역시 우리 고대의 문자를 본떴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군세기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1911년 5월 해학 이기 선생의 감수를 거쳐 ‘환단고기’가 문하의 계연수에 의해 간행됐는데, 여기에 합본되어 있는 ‘단군세기’에 고대문자 가림토가 출현했다. 단군세기는 고려 말 대학자인 ‘행촌 이암’이 서기 1363년에 편찬한 역사책이다. 행촌 이암은 약관 17세의 나이로 고려 26대 충선왕 5년 문과에 급제하여 공민왕까지 6왕을 모시고 50년 관직을 수행했으며, '수문하시중'을 두번 역임하고 은퇴한 후 단군세기를 편찬했다. 

이암 선생의 집안에 비장됐던 단군세기는 그의 손자 ‘이원’에 의해 세종대왕에게 전해진다. 이원은 임금 즉위 전 충녕대군을 가르쳤고, 세종대왕의 명을 받아 우의정으로서 임금을 대신해 종묘에 ‘즉위 신고’를 거행한 기록이 있다.

단군세기를 읽은 세종대왕은 단군이 국조(國祖)임을 확신하고, 세종 7년(1425년) 9월 25일 평양에 단군사당을 건립했다. 단군세기 앞부분에 3번째 가륵 단군의 기록에서 ‘가림토’를 발견한 세종대왕은 ‘소리글자’를 만들겠다는 영감을 얻지 않았을까? 가림토 38글자 중에서 28글자를 골라낸 것이 훈민정음이다. 28글자 중에 24자는 똑같고, ‘ㅎ’과  ‘꼭지 있는 ㅇ’이 같은 글자가 없으며,   ‘ㄷ’과 ‘ㅌ’ 두 글자는 글자 형태는 같으나 앉은 모양이 다르다.

   
▲ 가림토와 훈민정음 (자료 ‘단군세기’)


글자는 옛 글자를 모방했다(字倣古篆)

세종실록이나 훈민정음 해례 서문에서 ‘옛 글자를 모방했다’고 한 것은 고조선 가륵 단군의 가림토를 모방했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왜 세종대왕이 ‘창제’했다고 말하는가? 훈민정음보다 3,624년 앞선 가림토 글자를 읽는 방법은 아무도 알 수 없다. 훈민정음 28 자음과 모음에 ‘소리’를 부여한 사람이 세종대왕이고, 자음과 모음으로 글자를 만들고 사용하는 법칙을 제정했으니 ‘창제’인 것이다.

단기고사는 대진국(발해) 대조영 황제의 명으로 그의 동생 ‘반안군왕 대야발’이 13년 동안 여러 지역을 답사하고 자료를 모아 편찬한 역사서이다. 단기고사(檀奇古史)는 단군조선과 기자조선의 옛 역사책이라는 이름이다. 이 책은 서기 727년에 대야발이 처음 편찬한 것을 825년 황조복이 옮겨 적은 한문본이 오래 전해져왔다. 

636년 시간차를 두고 출판된 단기고사와 단군세기가 같은 내용의 ‘가림토 38자’를 뚜렷이 후세에 전하고 있으니, 이로써 ‘글자는 옛 글자를 모방했다’는 훈민정음의 뿌리도 정확하게 추론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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