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국립고려극장 고려인 성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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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국립고려극장 고려인 성악가>
  • 연합뉴스
  • 승인 2004.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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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있는 우수한 고려인 예술가들이 고국에서 활발하게 공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이광규)이 주최하는 `제4회 한민족문화공동체대회'에 참가 한 카자흐스탄 국립고려극장의 성악가 블라디미르 알렉산드로비치 김(66) 박사는 18 일 "CIS 지역에는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예술가들이 적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박사는 "올 초 재능있는 배우를 모집했는데 비전이 없어 단 1명도 찾아오질 않았다"며 고려인 예술가들을 육성하고 70여 년 역사의 고려극장이 문을 닫지 않도 록 하기 위해 고국 공연이 활성화되기를 염원했다.

그는 "공연시설물과 함께 연극, 전통춤, 성악 등의 전문예술인이 참여하는 공연 단체를 운영하는 고려극장은 `고려인의 꽃'이다. 그 꽃이 지면 고려인의 혼도 진다" 며 "젊은 예술가들을 뽑아 고국에 보내면 한국말과 예술 연수를 한국 정부가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국립고려극장은 1933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창설된 고려인 공연단체로, 1937년 강제 이주 후 여기 저기를 유랑하다 1968년 카자흐스탄에 정착했다. 남북한 통틀어 가장 긴 역사를 가진 공연단체로 알려져 있다.

카자흐스탄 공화국 인민배우인 김 박사는 모스크바 예술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이브로파종합대 성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부인 림마 김씨도 인민배우로 이 극장에서 안무를 맡고 있는데 고려인 중 인민 배우는 이들 부부가 유일하다.

김 박사는 1958년 카자흐스탄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했으나 건강이 여의치 않아 장교의 길을 접고 성악의 길로 들어서 정상에 올랐다.

1990년부터 매년 한국을 방문해 부산, 창원 등의 시립악단들과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그는 한민족공동체대회 폐막식 환송만찬에서 우즈베키스탄의 공훈 가수 갈리나 신씨와 함께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제가인 `백학'을 열창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김 박사는 "CIS 지역 고려인 예술가들은 공연활동에 필요한 품질 좋은 예술용품, 소품을 필요로 한다"며 "독지가들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고려인 3~4세에 대한 한국말 보급이 시급하다. 우리의 손자들이 한민족 전 통문화를 깊이 알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국립고려극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있음)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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