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총영사관의 민주평통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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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총영사관의 민주평통 사랑
  • 서승건 재외기자
  • 승인 2019.01.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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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총영사관은 편애를 지양하고 한인단체를 고루 지원하는 것이 바른 길

▲ 서승건 재외기자
요즈음 왠지 편애(偏愛)와 양륜(兩輪)이라는 두 단어가 생각난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있을까? 하지만 부모도 사람인지라 말 잘 듣고 예쁜 짓하는 자녀가 더 소중하고 예쁜 경우가 있다. 이런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나면 다른 자녀에게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편애라는 단어가 나왔다. 양륜이란 단어는 수레의 두 바퀴를 말하는데 서로 떨어져서는 제 구실을 못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즉 바퀴 두개가 같이 굴러가야 수레가 움직인다는 뜻이다.

미국 동남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들 가운데 동남부 한인회 연합회와 애틀랜타한인회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애틀랜타협의회가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한인 단체가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각 단체마다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는 나름대로 확실하다. 100주년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남과 북이 공동 개최를 제안하듯 한국 정부에서도 관심 있는 행사다.

이런 분위기에 한국정부를 대표하는 총영사관이 각 단체장들과 자리를 함께하며 행사에 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3.1절 행사는 연례행사로 각 지역 한인회가 주관해 매년 해왔듯 동남부한인회연합회는 각지역 한인회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애틀랜타한인회 역시 예년처럼 기념식과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는 올해가 100주년이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애틀랜타 총영사관 후원으로 기념 음악제를 준비 중이다.

신년 합동하례식에 참석한 김영준 총영사는 “동남부 한인회와 대표 단체들이 화합과 소통의 모습으로 함께 합동 신년하례식을 개최해 주어 감사하게 생각하며 동남부 한인사회의 단합된 모습을 축하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표 단체들은 각개 전투로 3.1절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행사를 따로 준비하고 있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은 직접 주최하고 있지는 않지만 민주평통이 준비하는 기념 음악제를 후원하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부분이 ‘편애’라는 단어가 한인회와 평통을 사이에 두고 떠오르는 대목이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은 한인사회의 구심점이며 중심인 한인회와는 별다른 논의도 없이 일방통행 식으로 평통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애틀랜타총영사관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단체 현황에 직능단체 목록이 게재돼 있다. 그러나 민주평통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민주평통은 한국 정부의 소관이며 민주평통사무처에서 관할 운영하기 때문이다. 해외에 소재하는 총영사관은 원론적으로 해외 각지역 한인회와 우선적으로 양륜의 관계로 상부상조 하는 존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애틀랜타총영사관이 만약 90원을 이번 기념행사 예산으로 책정했다면 동남부한인회연합회 30원, 애틀랜타 한인회 30원, 민주평통 30원씩 각각 분배해서 후원하면 별반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두 단체는 무시하고 민주평통에 90원을 모두 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총영사관의 편애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행사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쟁점은 아니며 예산을 어디에 사용할지는 어디까지나 총영사관의 재량이긴 하지만 말이다.

애틀랜타총영사관은 총영사관의 역할이 동남부 5개주와 플로리다 주 한인들의 권익 신장과 보호임을 인식해야 한다. 한인회와 총영사관의 관계에 양륜이라는 단어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총영사관은 편애라는 단어보다는 양륜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우선적으로 가슴에 담고, 한인회와 관계 개선을 통해 친근하고 원활한 상호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충분히 있다. 또한 지역 한인회도 솔선수범 다가가는 모습으로 소통이라는 과정을 통해 총영사관과 양륜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독목불성림(獨木不成林)의 뜻을 한인사회 단체들과 총영사관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즉 홀로 선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 여럿이 힘을 합쳐야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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