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성환 태산국제무역유한공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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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성환 태산국제무역유한공사 대표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1.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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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마치고 중국 유학 중 현지창업…해외진출, 쉽지 않지만 기회는 충분히 많아

▲ 한성환 태산국제무역유한공사 대표

인터뷰를 마치고 보충 사진 촬영을 준비하는 그 짧은 시간에도 한성환 태산국제무역유한공사 대표는 누군가와 사업 문제에 대해 열정적으로 통화했다. 기자는 중국어를 하지 못 하기에 내용은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중국어 특유의 어투와 손짓까지 동원하며 얘기하는 한 대표의 적극적인 모습이 어우러져 주위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됐다.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그랬다. 군 복무 후 아무 연고도 없는 중국 유학을 결심하고, 대학 재학 시절 캠퍼스에 커피 판매 법인의 문을 열고 계속해서 사업을 확장해 온 그는 그렇게 순간순간 적극적으로 길을 만들어 왔다.

20대 세계한인무역협회 차세대위원회에서 중국담당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게 된 한 대표를 만나 지금까지의 사업 이야기와 향후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2017 태산국제무역유한공사 워크숍 및 송년회에서 얘기하는 한성환 대표 (사진 태산국제무역유한공사)

Q.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성환 대표(이하 한) : 올해 서른여덟 됐고 중국에서 태산국제무역유한공사라는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성환이라고 합니다.

태어난 곳은 서울이고 대학에 입학하고 군 복무를 마칠 때까지 계속 서울에서 지냈습니다. 제대하고 중국 유학길에 올라서 중국 인민대학교 무역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이후 사업을 하며 중국에서 계속 지내고 있습니다.

가족은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딸 이렇게 저까지 다섯 명입니다.

Q. 태산국제무역유한공사에서 주로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한 :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수출입, 유통, 전자상거래, 대관사업 등입니다.

수출입 업무는 말 그대로 한국제품을 중국으로, 중국제품을 한국으로 일반 무역 형태로 수출 및 유통을 하고 있으며 직접구매, 역 직접구매 형태의 수출입 무역도 진행 중입니다.

또한 저희는 한국 제품 중 농수산식품을 중심으로 중국에 수출해서 현지 마켓에 유통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경우는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과 협력해 그 플랫폼 안에 한국관을 개설하고 한국 농수산 식품을 유통하고 있고 오프라인의 경우는 협력 관계에 있는 도매상을 통해 물건을 유통합니다.
 
아울러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정부지원사업의 수행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 2016 전자상거래 기반 수산식품 수출 컨퍼런스 및 세계 수산가공식품 전시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한성환 대표 (사진 태산국제무역유한공사)

Q. 어떤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반응이 좋을 것인지는 어떻게 판단하시는지? 

한 :  중국 시장에 어떠한 제품이 반응이 좋은지 판단하기란 물론 어려운 문제입니다. 아마 이 문제에 명확한 답이 있다면 한국의 모든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뒀겠지요.

이렇게 어려운 일이지만 저희도 나름대로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중국 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기준은 저희가 취급하는 제품에 국한된 것이고 제품별 선별 기준 또한 제품의 특성에 맞게 결정돼야 할 것입니다.

첫째는 ‘이 제품이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에 부합하는가’인데요.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 없는 식재료의 경우엔 소비 습관이 형성돼 있지 않아서 만약 수입할 경우 중국 소비자들에게 요리법과 먹는 법을 가르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비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둘째, 유사 제품 혹은 경쟁 제품의 유무를 조사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농산품을 예로 들면 중국의 농산품은 한국에 수출될 정도로 경쟁력이 높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 농산품은 중국 제품과 비교할 때 질이 비슷하거나 뛰어나지만 가격은 너무나 많이 차이 납니다.

중국 소비자가 아니더라도 중국 농산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습니다. 중국은 가격에 민감한 시장이기 때문에 유사 제품의 유무와 그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물론 가격만 가지고 이야기 하자면 끝이 없지만 한국에서 생산된 수입품이라는 점을 감안해 어느 정도의 가격이 높은 것은 중국 소비자도 이해를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너무나 턱없이 높은 가격은 중국 시장 진입 시 자칫 큰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는 중국 시장에서의 인지도 유무입니다. 앞서도 얘기 했지만 중국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나라입니다.

소비자가 선택하는 모든 제품이 유명 브랜드 제품은 아니지만 한국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잡고 안정적인 판매량을 거두는 제품들이 중국에서도 잘 팔리는 편입니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은 우리의 좋은 홍보 수단이 됩니다. 한국에서의 유명한 제품은 중국에서 홍보하기도 수월하기 때문에 중국 유통 및 판매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외에도 여러 다양한 조건들을 고려해 중국에 적합한 제품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Q.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군 복무 후 중국 유학을 결심한 이유 그리고 유학을 떠날 때부터 중국에서 창업을 할 것을 염두에 두고 계셨는지가 궁금합니다.

한 : 그게 벌써 15년 전 일이 됐군요.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나머지 학기 마치고 졸업하고 난 뒤를 상상해 보니 길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요? 그 시기에 더 큰 무대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중국 행을 결심했고 적극적으로 유학 생활을 했습니다.

인민대 무역경제학과에 입학해 한국유학생회장을 지냈고 베이징시 한국학생회 총연합회장으로도 활동했습니다.

당초에는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중국에서의 경험을 살려 관련 업무에 종사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졸업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제가 다니던 학교 안에 들어선 커피전문점을 직접 운영할 기회를 얻으면서 현지에서 사업을 이어가기로 생각을 바꾸게 됐습니다. 그 때가 2010년입니다.

▲ 테크노파크 수출담당자 역량강화 교육에서 연사로 나선 한성환 대표 (사진 태산국제무역유한공사)

Q. 중국에서 유학하기로 결정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한 : 예 처음엔 호주를 생각했었는데요. 중국에 잠시 여행 차 방문했는데 제가 그동안 갖고 있던 생각과는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전에는 뭔가 상당히 뒤처진 곳일 것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실제로 경험한 중국은 정말 활력이 넘치는 곳이더라고요. 그 때 호주보다는 중국에 기회가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국으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Q. 아직 30대가 되기 전에 낯선 중국 땅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계속 이끌어 오시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요?

한 : 일단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중국 유학 생활을 거쳤기 때문에 한국에서만 활동하다가 (중국에) 진출하신 분들보다는 수월했겠지만 그래도 어려움이 적지 않았습니다.

또한 누구의 도움 없이 외자법인 설립부터 직원 채용, 직원 관리 등 기본적인 회사 운영 업무에 들어가는 노력이 한국에서보다 몇 배는 더 필요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에서는 법 조항이나 규제제도가 대부분 중국인을 중심으로 맞춰져 있어 이에 맞춰 사업을 꾸려 가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 수출상담회에서 상담하는 한성환 대표 (사진 태산국제무역유한공사)

Q. 2016년부터 이어진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사드) 갈등으로 인한 피해도 있으셨지요?
한 : 예 그렇습니다. 계획했던 많은 사업들이 이러한 영향으로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고 기존 바이어와의 거래가 취소되는 등 여러 예기치 않은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분명 피해를 입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도리어 중국 시장에서 틀을 벗어나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범 중화권 지역까지 수출 영역을 넓혀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줬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중국 뿐 아니라 다양한 중화권 나라에 관심을 갖고 비즈니스를 다각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Q. 한국과는 달리 중국에서 사업할 때 특히 염두에 둬야 할 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 : 중국시장은 한국시장에 비해 굉장히 세분화돼 있습니다.

이를테면 시장에서 쓰레기봉투를 팔더라도 같은 색상, 같은 사이즈의 쓰레기봉투의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그 이유는 봉투의 두께가 다르기 때문인데 이러한 이유는 하나의 제품을 소비하는 시장의 수요가 다양하다는 반증입니다.

한국은 중산층의 비중이 높아 일반적인 제품의 가격이 중등 가격 혹은 상향평준화돼 있는 반면 중국은 한 가지 종류 제품에 다양한 소비층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같은 모양의 다양한 질의 제품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브랜드에 민감한 시장입니다. 인기 제품의 유사 제품이 금방 만들어지고 더 나아가 가품도 만들어져 유통이 되기 때문에 중국 소비자의 제품에 신뢰, 다시 말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나라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Q. 세계한인무역협회와의 인연은 언제 시작됐는지요?

한 : 월드옥타와는 2013년 북경지회가 주최하는 현지 무역스쿨을 참여하면서 가입하게 됐습니다.

당시 저와 함께 자주 교류하며 지내던 분들이 대학 졸업, 사업 실패 등으로 많이 한국으로 돌아가셔서 많이 외로웠던 시기였지만 월드옥타를 만나고 난 뒤 많은 위로를 받고 힘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차세대위원회는 주변에서 저를 추천해 주셔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Q.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20대 청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한 : 중국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서 중국어 구사능력은 기본입니다.

중국에서는 영어가 잘 안 통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영어보다는 중국어에 능통해야 합니다. 물론 영어를 잘 한다면 도움이 될수 있으나 영어는 한국과 중국 두 나라 입장에서 모두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소통상의 장애가 있을 수 있고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어야 폭넓은 기업과의 소통을 가능케 해줍니다.

중국 문화와 중국인들에 대한 이해도 중요합니다. 중국 옛말에 먼저 친구가 되고 후에 비지니스를 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은 사람을 중시하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나라입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도 익숙할 꽌시라는 말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정리하면 언어는 필수이고 또한 중국문화와 중국인을 이해하는 것도 중국 진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의 월드옥타 차세대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의 계획이 있다면?

한 : 전 세계 한인 차세대들 중에 우수하고 유능한 차세대들이 많습니다. 월드옥타 차세대의 중심에서 소통 창구가 돼 우수한 차세대를 발굴하고 양성할 뿐 아니라 친목도모를 통한 네트워크 형성에도 신경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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