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억압 속에 살아남은 조선인 마을 ‘우토로’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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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억압 속에 살아남은 조선인 마을 ‘우토로’ 특별전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8.12.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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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민사박물관, 우토로 70여년 역사 되새기는 ‘기억할게 우토로’ 12월14일부터 두 달간

한국이민사박물관(관장 신은미)는 12월 14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아름다운재단, 우토로역사관을 위한 시민모임, 일본 우토로 평화기념관 건설추진위원회와 함께 재일조선인 마을 우토로의 역사와 새로운 미래를 담는 ‘기억할게 우토로’ 특별전과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1943년 일본군비행장을 만들기 위해 모인 조선인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해방 이후에도 돌아오지 못하고 모여 살게 된 우토로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일본 국제항공공업이 시공을 맡은 공사에 동원된 약 2천 명의 인원 중 1,300명이 조선인이었고 그들과 그 가족들이 살던 합숙소 건물들이 '우토로'의 시초다. 공사 시작 2년 만에 일본이 패전국이 되면서 공사는 중단됐고 자연스레 이곳의 조선인들은 실업자 신세가 된다.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조선인학교를 만들고 미 점령군에게 저항해 마을을 지켰다.

이후 마을 땅주인이 닛산차체(1971년), 서일본식산(1987년)으로 바뀌는 가운데에도 우토로 주민들은 마을을 지켜왔다. 31년 전 서일본식산은 땅을 산 뒤 바로 건물 수거와 토지 명도 소송을 제기했고 그 때부터 강제 철거에 대한 마을 차원의 저항 역사가 시작됐다.

2004년 1월 서일본식산은 다시 개인에게 땅 소유권을 넘겼고 새 땅 주인이 강제 철거를 추진했으며 이를 계기로 이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공론화됐고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있었던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아름다운재단’ 등의 시민모금과 2007년 8월 참여정부의 토지 매입 결정으로 30년 간 강제철거에 맞서 싸운 우토로의 거주권 문제가 마침내 해결됐다.
 

▲‘기억할게 우토로’ 특별전 포스터

주최 측은 "한국의 무관심과 일본의 차별과 억압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견뎌온 우토로의 70여년 역사를 기억하고자 한다"고 전시 취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시영주택 입주와 평화기념관 건립 추진으로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는 그 과정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특히 15일 오후 3시에는 전시를 기념하여 우토로의 역사를 되새기고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에 대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 1부에서는 우토로 주민들을 모셔 ‘우토로 동포에게 듣는 우토로 마을 이야기’를 진행하고, 2부에서는 마을 공동체의 유지와 역사보존을 위한 여러 방안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신은미 한국이민사박물관장은 “마을 정비사업으로 낡은 우토로 마을은 사라져 가지만, 우토로를 기억하는 일은 이제 시작”이라며 “그 시작을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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