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정선미 재미한국학교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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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정선미 재미한국학교협의회 회장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8.11.2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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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는 한인 차세대 정체성 교육이 목표, 임기 중 중장기 과제 추진에 역점

 

▲ 오정선미 재미한국학교협의회 회장

 

오정선미 벅스카운티 한국학교 교장은 지난 7월 말 미국 소재 1,200개 한국학교들의 연합체인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19대 회장에 당선된 후 누구보다 바쁜 2018년 하반기를 보내고 있다.

선거기간 ▲학생과 차세대들의 정체성 교육 ▲맞춤형 교재 개발 ▲일선 학교와 14개 지역협의회 활성화 ▲재미한국학교협의회의 미국 내 위상강화 ▲워싱턴에 사무국 개설 등을 공약했던 오정선미 회장은 9월 19대 집행부의 공식 출발을 알리는 임원회를 개최하는 등 약속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한국학교와 인연을 맺은 지 28년을 맞이하는 오정선미 회장을 만나 자신이 생각하는 재미한국학교협의회의 역할과 임기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지난 여름 재미한국학교협의회 회장으로 당선되셨다는 기사를 작성했는데 벌써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바쁘게 지내셨지요?

오정선미 회장(이하 오정) : 예 그렇습니다. 800 여개 한국학교들이 함께 하는 단체다보니 일이 끊이지 않습니다. 19대 임원진들과 함께 열심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Q. 20대 중반에 유학생 남편을 따라 미국행 비행기를 타신 뒤 1990년부터 한국학교에서 봉사를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때와 지금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뭘까요?

오정 : 아 그 당시에는 한국학교에서 쓸 수 있는 교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 댈러스한국학교에서 가르칠 때는 미국 유치원에서 쓰던 교재를 직접 번역해서 썼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가지로 지금보다는 당연히 열악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에서 한국학교에 특화된 교재를 시기마다 제공해 줍니다. 그래서 이제 교재에 대한 고민은 덜었고요. 그 힘을 더 역량 있는 교사를 키워내는 데 쓰고 있습니다. 저는 ‘교사의 질이 바로 교육의 질’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Q. 지난 7월 선거에 임하시면서 가장 강조하신 점이 ‘학생과 차세대들의 정체성 교육’인데요. 여기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정 : 저는 한국학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한인 차세대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글을 말하고 쓰게 하는 것이 중심이 아니라 이것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한국어 구사능력이 좋아도 미국의 정체성 만을 갖고 있다면 그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민 3세대를 넘어 4세대도 나오고 있는 시점이거든요. 그렇다보니 부모들도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정체성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가정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배우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한국학교가 대신 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인 차세대들이 유창한 한국어 실력 뿐 아니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확실하게 갖게 된다면 그들은 한-미 양국 관계의 든든한 가교역할을 하는 인재로 자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동안 재미한국학교협의회는 그 씨를 열심히 뿌려 왔고요. 제 임기는 그동안 뿌린 씨를 거두기 시작하는 시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의꿈 말하기대회’같은 경우에 벌써 14년 정도가 됐는데 그 당시 꿈을 이야기 했던 학생들이 성인이 됐을 텐데요.  이제  각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그 학생들이 어떻게 꿈을 실현해 가고 있는지 찾아볼 계획입니다.  그들의 사례 발굴은 지금의 학생들에게 동기부여 계기도 되고 저희의 소중한 교육자료도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한글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추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걸로 이해해도 될까요?

오정 : 예 맞습니다. 그래서 관련기관 방문 등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정부 차원에서 ‘한글학교’가 아닌 ‘한국학교’로 명칭을 변경해 달라는 말씀을 계속해서 드리고 있습니다. 한글학교라고 하면 한글만 가르치는 곳이라고 인식되기 쉽거든요. 한국학교는 정체성 함양을 위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 역사를 모두 가르치는 학교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Q. 1997년부터 21년째 펜실베니아 벅스카운티 한국학교 교장으로 일하시면서 새로운 시도를 적지 않게 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 운영 철학과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오정 : 저는 우리 벅스카운티 한국학교의 성과를 미국 전역의 다른 한국학교들과 나누고 그 성과가 또 다른 성과로 이어질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한국어 구사 능력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가르치고 문화를 가르치는 곳이기 때문에 이렇게 성과를 나누고 미국에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문화를 잘 교육하는 학교들이 많아질수록 저희의 목표에 더 가까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희 학교와 가까운 한국학교 중에도 3.1절이라든지 독도 관련 행사를 하고 싶어도 자체적으로 치를 역량이 안 돼서 포기했던 곳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저희가 열심히 만든 독도 수업 관련 자료나 행사에 필요한 물품들을 다른 학교들과 계속해서 나누고 있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남은 임기 동안 재미한국학교협의회 회장으로서 어떤 자세로 사업을 추진하실 계획이신지요?

오정 : 2년이 결코 긴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2년이란 시간은 어떤 사업의 토대를 닦기에도 짧은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제 임기가 마칠 때까지 ‘오정선미’의 성과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결과물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훗날 제가 그동안 이곳의 홍보간사, 사무총장, 부회장으로 일하며 꼭 이뤄져야 할 사업이라고 생각해 왔던 사업들이 제 임기 후에라도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결실을 볼 수 있도록 토대를 단단히 만든다는 생각으로 임기를 보내려고 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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