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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캄보디아 교민실종사건, 해결방법은 없을까?대사관에 신고했지만, 현지 경찰당국의 수사협조와 의지에만 의존해야 하는 현실
박정연 재외기자  |  planet4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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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7  15: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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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연 재외기자
캄보디아 교민 남성 한 명이 갑자기 실종됐다. 실종된 이는 58세 교민 박영광 씨다. 

박  씨는 지난 11월 13일 오후 갑자기 사라진 뒤 소식이 끊겼다. 그가 두고 간 자가용 차량은 보름 째 수도 프놈펜 해병대전우회사무실 앞에 주인 없이 주차돼 있다.

실종 이튿날인 14일, 캄보디아한인회(회장 박현옥)와 박씨의 지인들이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대사 오낙영)에 실종신고접수를 했다.

한인회는 현재 자체 밴드 등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실종된 박씨의 행방을 수소문 중이다. 해병대전우회(회장 김학성)도 박 씨를 찾아 나섰다. (실종된 박 씨는 해병대전우회 회원이기도 하다.) 또 현지 교민언론들도 박씨를 찾는 안내문을 교민지에 게재했다.

신고를 접수한 대사관 측은 곧바로 현지경찰당국에 수사협조를 의뢰했다고 전했다.

박씨의 통화 내역은 실종 당일 오후 6시 약간 넘은 시간까지 남아있으며 현재 박씨의 핸드폰 전원은 꺼진 상태다. 실종 소식을 접한 현지 교민사회는 교민들은 박 씨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반응과 함께, 단순 가출사고가 아닌, 누군가의 범죄에 의해 이미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박 씨는 현지에서 중고폰 유통판매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물품 거래를 위해 현지인 사업파트너들과도 자주 만남을 가졌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한 지인에 따르면, 박 씨가 실종 당일에도 핸드폰 사업과 관련해 누군가 만나기로 약속했으며 거래대금으로 6만 U.S달러를 가지고 나갔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만나기로 한 상대가 현지인인지 한국인인지 확인된 것은 없다.

이번 교민실종사건은 2016년 발생한 살인사건을 연상시킨다. 당시에도 현지 핸드폰유통사업을 하던 한 교민이 현지인 사업파트너와 채권 문제로 갈등을 빚은 뒤 결국 살해당한 적이 있다. 다행히 사건 발생 직후 범인은 현지경찰의 수사협조로 도주 중 긴급 체포된 바 있다.

해외 주재 대사관의 주된 고유 업무 중 하나는 자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원칙론적인 의미에서의 개념일 뿐, 정작 교민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사관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일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비단, 우리나라 대사관만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 다른 선진국 대사관들도 사정은 크게 다를 바 없다. 비슷한 자국민 관련 범죄사건이 터질 때마다 주재국 대사관들은 현지경찰당국의 신속한 수사와 협조를 구한다는 틀에 박힌 입장을 반복해왔다.

현지 우리나라 대사관에서 일하는 교민사건 담당 인력은 경찰영사 1명과 통역요원 1명뿐이다.

적은 인력만으로는 1만명이 넘은 교민안전사고를 모두 해결할 수 없을뿐더러, 더욱이 관련법상 국내를 벗어나 현지에서의 수사권한도 없다.

현재 사건담당 영사가 직접 실종당시 주변 CCTV를 뒤지고, 관련자 탐문 및 핸드폰 최종위치 확인까지 현장을 뒤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박씨 실종사건은 현지경찰당국의 수사 협조와 의지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행여나 현지경찰이 적극적인 수시의지를 보이지 않다면, 박 씨는 단순행방불명자로 처리되고,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가정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지만, 안타깝게도 이 같은 실종처리사례는 전 세계 다른 동포사회에서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현지 경찰당국이 우리나라처럼 과학적인 수사기법을 적극 활용한다면, 관련 인물과 용의자들을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란 주장도 교민사회 한편에서 들린다.

박씨와 평소 친분이 있었다는 한 교민은 “한국이었더라면, 실종된 박씨의 핸드폰 통화내역만이라도 추적해서 대략적인 사건의 단서나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을 텐데, 현지경찰이 그런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며 사건 해결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또 다른 교민들은 한국수사팀이 파견돼 현지 경찰당국의 협조를 구해 공동수사에 나서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이 수사공조와 관련해 별도의 협약을 맺지 않은데다, 설사 맺었다고 하더라도, 현지 정부당국과 사전조율이 필요하고, 수사협조를 구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현지에 수사대가 파견된다고 하더라도 현지경찰의 도움과 협조 없이 단독수사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대사관 사건담당 영사도 “최근 필리핀 교민피살사건 같은 사건의 경우,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던 만큼, 한국수사대 현지파견은 매우 예외적인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살인사건과 같은 심각한 범죄행위로 인정될 지라도 국가 간 협의가 필요한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대답했다.

사건을 해결할만한 뾰족한 대안이 없는 현실에서 현지경찰의 수사 의지에만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갈수록 캄보디아 교민 박영광 씨 실종사건은 점점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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