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동포> "한글 우수성도 전하고, 한국문화 폭도 넓혀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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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동포> "한글 우수성도 전하고, 한국문화 폭도 넓혀가야죠"
  • 임용위
  • 승인 2004.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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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국립대 '한국어 강좌' 이끌어갈 정상혜 교수
C.E.L.E.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었다. 멕시코 국립대학(UNAM)의 C.E.L.E.(Centro de la Ensenaza del Lenguas Extranjera)는 스페인어 강좌 요람으로 한인동포들에게 가장 가까이 접근해있는 C.E.P.E.의 상응 개념으로, 멕시코 현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어 연수 코스를 말한다.
C.E.L.E.에서의 한국어 수업은 지난 1995년에 처음 포문을 연 바가 있었다. 5년 동안 한국어 강좌가 꾸준히 멕시코 국립대학에서 진행되어 오던 중 한국 정부의 지원과 무관심을 이유로 우남대학 측은 갑작스럽게 한국어 강좌 중단 결정을 내렸다. 해당 국가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해당 강좌를 폐강시키는 멕시코 국립대학의 불문율 같은 C.E.L.E.의 운영방침은 그 후로 4년 동안 한국어 연수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두텁게 빗장을 걸어놓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종률 공보관이 재작년 8월에 재 멕시코 한국대사관으로 부임해 오면서 가장 먼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사업들 중의 하나가 바로 'C.L.L.E. 한국어 연수' 재개설 추진이었다. 금년 후학기부터 한국어 강좌가 멕시코 국립대학에서 개방되는 시간까지 꼬박 1년 반이 걸렸다.
지난 5년 동안에 이어 이번에 다시 C.E.L.E.에서 한국어 강좌의 강의를 맡게 된 정상혜 교수(41)의 남다른 감회 또한 새롭기는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각오로 한국어를 배우러 들어오는 학생들을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겠다."는 정 교수는 "우남대학에 한국어 수업이 필수과목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발판을 굳히는 일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굳은 각오를 펼친다.
정상혜 교수의 '현지 사회에 한국어 전파'의 집념은 그녀가 몸담고 있는 시티 한글학교 동료교사들의 한결같은 견해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멕시코 현지인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글학교 선인장반의 담임을 정 교수가 맡고 있는데 나날이 늘어나는 현지인 학생들을 제대로 수용하기 위한 한글학교는 급히 외국어반(아리랑반)을 신설하고 이를 담당할 새 교사진을 새학기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혜 교수가 C.E.L.E. 한국어 강좌에 적임자로 손꼽히는 이유는 그녀의 멕시코 입성 동기에서부터 지금의 멕시코인으로 살아가게 된 과정까지의 설명을 들으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대구 카톨릭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하던 해 멕시코 국립대학에 입학한 시기가 1991년. 중남미 문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94년에 받은 다음해부터 그녀는 당시 공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우남대에 처음 개설되는 한국어 강좌를 맡게 된다.
"얼떨결에 시작했던 한국어 강의에 시행착오가 많이 뒤따랐어요. 돌이켜보면 겁없이 뛰어들었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돼요."
"외국어를 잘 구사하고 특히 문법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그러니까 우리말과 외국어 양쪽을 다 잘 이해하는 사람이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는 정설을 나름대로 확고하게 다지고 나니 한국정부의 무관심을 이유로 들어 우남대에서 한국어 강좌가 폐강시켰던 해가 1999년. 그 후로 많은 시행착오에 대한 미련과 좀 더 분발할 것을 못내 아쉬워 해오던 정 교수는 한글학교 외국인반을 맡으며 새로운 열정을 대신 발휘해 보였다.
"국립대 한국어 강좌에 심혈을 기울이겠지만 한글학교 수업도 저로서는 놓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생활의 일부분"이라고 말하는 정상혜 교수는 오는 5월의 멕시코 국립대학 최대의 축제 행사에서 한국어 강좌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국주간'의 독특한 문화행사를 펼칠 계획도 아울러 토로한다. "대사관의 협조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일이겠지만, 저에게 한국어 수업을 받는 학생들과 함께 한국의 문화 예술, 경제, 역사들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공동 작업을 통해 영상에 담아, 대학 축제 때 가장 돋보이는 영상축제로 한국의 전반을 알리는 행사를 벌일 생각."이라며 아직 개강도 안된 시점에서 후일을 기약하고 그려보는 야심 찬 계획을 정 교수는피력한다.
멕시코 국립대 교수인 Cuauhtemoc Lara Vargas씨와의 슬하에 세아(6)양 하나를 자녀로 두고 있는 정 교수는 "늘상 한 이웃으로 만나는 한인동포들이 현지인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가운데 현지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도모하고 살면 참 좋겠다."고 말한다. "멕시코인들은 다 그래!" 라고 말하는 한국사람들이 가장 거슬린다는 정 교수는 현지인들이 바라보는 이민사회가 무척 객관적이란 점을 강조하며 "멕시코에 살면서 현지사회와 융화해보려는 노력보다는 일시적인 분위기로 간주하는 동포들이 참 많다는 게 안타깝다."는 아쉬움을 토로.
"한국문화를 멕시코 사회에 올바르게 이해시키고, 점차 그 확대의 폭을 넓혀 가는 것이 한국인으로서의 본인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거듭 강조해서 밝히는 정상혜 교수의 소신이 새롭게 부활되는 멕시코 국립대학 캠퍼스의 한국어 강의실에서부터 그 찬란한 꽃을 조금씩 조금씩 피워나가기를 희망해 본다.
임용위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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