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내년도 최저임금 182달러로 7% 인상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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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내년도 최저임금 182달러로 7% 인상 확정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8.10.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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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70달러에서 182 달러로···베트남보다 높은 임금인상에 현지 우리기업들 민감한 반응

▲캄보디아 섬유·봉제·신발 산업 종사자의 2019년도 최저임금이 182 달러로 확정됐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캄보디아 최대 산업인 섬유·봉제·신발 산업 종사자의 2019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170달러보다 약 7% 정도 오른 182 달러로 확정됐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캄보디아 노사정위원회는 10월 5일 오후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182달러 중 177달러는 노사정이 합의한 액수이고 나머지 5달러는 통상 관례에 따라 훈센 총리가 5달러를 얹어주는 금액이다.

이번 섬유·봉제·신발 산업의 최저임금 발표가 특별히 관심을 끄는 이유는 캄보디아 전체 산업 중 이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으며 종사자 수가 80~90만 명에 달해 사회,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섬유·봉제·신발 산업 종사자의 2019년도 최저임금이 182 달러로 확정됐다. 최근 정부주최 행사장에 참석한 캄보디아 근로자들 머리위로 생산성을 뜻하는 영문글자가 씌여진 현수막이 눈에 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현재 캄보디아 섬유·봉제·신발 산업은 중국계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흐름이며, 우리나라 교민 기업 수는 60~70개로 많은 편이다. 대부분의 완성품은 유럽연합과 미국 등 지에 수출된다.

최근 한국 금융 기업들의 현지 진출도 늘고 망고 재배생산 등 농업 부문 투자도 증가추세지만, 수도 프놈펜을 중심으로 한 교민경제는 여전히 섬유봉제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아직까지는 섬유봉제업이 먹여 살린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또, 섬유신발봉제산업의 최저임금은 다른 제조업이나 일반 서비스업 임금에 영향을 줄 뿐더러, 임금 인상률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로 활용되기에, 매년 10월 노사정위원회의 다음 연도의 최저임금 발표는 현지 언론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당초 고용주 측은 하한선을 177달러로 제시한 반면, 노조 측은 182달러로의 인상을 요구했다. 본 협상에 앞서 일부 강성 노조들이 189불 인상안을 요구해, 내부적으로 진통을 겪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 7월 총선을 의식해야만 했던 지난해 임금협상 때와 달리 올해는 고용주측 입장을 수용해 이들이 내놓은 177달러 안을 받아들였다.

또한 캄보디아 정부는 이외 임금인상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사측이 별도로 제시한 전기요금 인하안(기존 1kw당 0.167 달러였던 요금을 0.12 달러로 인하)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3년 총선을 기점으로 급격히 오르기 시작한 최저임금 증가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 자릿수에서 그친 사실에 대해 많은 우리 교민기업들은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인접한 경쟁국인 베트남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짐에도 임금수준이 베트남의 최저임금보다 오히려 훨씬 높거나, 비슷한 수준인 현실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프놈펜 소재 한인봉제공장을 찾은 캄보디아 훈센총리의 모습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참고로, 이웃나라인 베트남은, 전국 단일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는 캄보디아와 달리 4개 권역으로 나눠 최저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권역별로 최고 184달러~최저 129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와 내년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생산성 향상이 없는 가운데 가파른 임금 인상은 여전히 값싼 노동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캄보디아의 대외경쟁력을 약화시켜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경제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캄보디아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이외에도 내년부터는 보름 단위로 월 두 차례씩 임금을 나눠 지급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부도난 기업주의 야반도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임금 미지급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캄보디아 노동부의 조치로 해석된다.

캄보디아섬유봉제협회(GMAC)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현지에서 섬유봉제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황순정 전 한인회장은 “가장 큰 경쟁상대인 베트남에 비해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에서 매년 임금인상이 지속되는 현상은 우리 교민 기업주 입장에선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문을 닫는 것을 심각히 고민해야 할 만큼 적잖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급여를 두 번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방식은 단순한 회계 관리 차원의 문제일 뿐 기업 입장에서는 크게 염려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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