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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깨닫다] 너무 좋아해요
조현용 교수  |  iiejhy@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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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30  15: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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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너무’라는 단어는 원래 부정적인 경우에만 쓸 수 있는 표현입니다. ‘너무 덥다’라든지, ‘너무 이상하다’라든지, ‘너무 싫다’라는 말에 쓸 수 있는 표현입니다. 너무는 부정과 호응을 이루어야 자연스럽습니다. 따라서 우리말 표현에서 ‘너무’를 긍정적인 내용과 호응을 시키면 잘못된 표현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너무 좋아한다는 말은 틀린 표현이었죠. ‘너무 예뻐’라는 말도 틀린 표현이었습니다.

‘너무’라는 말은 넘다와 관계가 있는 표현입니다. ‘넘다’의 어간에 ‘우’가 붙어서 된 말입니다. 넘다가 부사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말에서 이렇게 동사나 형용사에서 부사가 되는 예는 많이 있습니다. 마주라는 말도 ‘맞다’에 ‘우’가 붙어서 생긴 말입니다. 자주라는 말도 ‘잦다’에서 온 말이지요. 다른 부사의 어원도 생각해 보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정답을 찾기 어려운 말도 많습니다. ‘아주’는 뭐와 관계가 있을까요? ‘매우’는 뭐와 관련이 있을까요?

그런데 너무는 왜 부정적인 말과 호응을 할까요? 그것은 너무가 넘다라는 말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추측이 가능합니다. 생각보다 지나쳤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하지 않은 겁니다. 넘쳐버렸으니 좋지 않다는 생각이 있었던 겁니다. 지나치다는 말이나 넘친다는 말은 다 좋은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던 겁니다. 넘치다는 말도 넘다와 관련이 있는 말입니다.

더운 것이나 추운 것은 너무와 호응이 가능하지만 따뜻하다나 시원하다는 말은 호응이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덥고, 추운 것은 힘들어했지만, 따뜻한 거나 시원한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한 겁니다. 너무를 써서 의미가 잘 안 통한다면 우리가 원래 좋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너무의 의미가 헷갈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너무’라는 말은 다른 말과 호응이 없이 써도 별로 좋지 않은 느낌입니다. 대표적인 표현이 ‘너무 해요.’라는 말이겠죠? 예전에 ‘너무 합니다.’라는 노래도 있었는데 정말 애절했습니다. 지나치다는 말입니다. 당연히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지요. 사랑하는 사람끼리 너무 한다는 표현을 많이 쓰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그보다 훨씬 못 미쳤기 때문에 ‘너무’라는 표현을 많이 썼을 겁니다. 너무는 지나칠 때뿐 아니라 이렇게 못 미쳤을 때도 사용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너무라는 말을 사용해도 좋은 예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너무 예뻐요, 너무 귀여워요 라는 표현을 생각해 보세요. 너무를 사용하고 있는 환경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나친 게 꼭 나쁜 게 아니라는 생각이 생긴 겁니다. 예전에는 ‘너무 사랑해요’라는 표현이 이상했지만 지금은 괜찮다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너무 좋아요’라는 말은 이제 아주 자연스러운 표현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너무 좋아요’가 이상한가요?

이제는 지나친 것도 좋습니다. 감정이 과잉되는 사회로 바뀌고 있는 듯도 합니다. 너무 맛있고, 너무 예쁘고, 너무 사랑스럽죠. 감정 표현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너무’가 쓰이면 이상한 경우도 있습니다. 중립적인 느낌이 있는 형용사의 경우는 좀 이상합니다. 아무래도 강조의 느낌이 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따뜻하다’나 ‘시원하다’의 경우도 경우에 따라서는 괜찮습니다. 봄 날씨가 너무 따뜻하다는 말은 이상하겠지만, 겨울에 커피가 너무 따뜻하다는 말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이 더운 날이면 시원한 곳에 가면 너무 시원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겁니다. ‘너무’라는 말을 보면서 지나쳐도 좋은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너무 좋고, 너무 만나고 싶고, 너무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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