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대사 '美파병국 초청 만찬'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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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대사 '美파병국 초청 만찬' 불참
  • 한국일보
  • 승인 200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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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韓昇州) 주미 대사가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주최한 이라크 참전국 외교사절 행사에 불참한 채 부인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것으로 16일 밝혀졌다.

럼스펠드 장관은 ‘9·11 테러 3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워싱턴의 자택에서 이라크 전에 파병한 동맹국 대사들을 초청하는 만찬을 열었다.

감사의 뜻을 표한다는 취지였다.

이날 행사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폴 브레머 전 이라크 주둔 미 군정 최고행정관, 피터 페이스 합참차장 등 미 행정부와 군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고, 럼스펠드·파월 두 장관이 공동으로 외교 사절단을 영접했다.

이날 호주에서 몽골에 이르기까지 25명의 각국 대사가 참석했으나, 한 대사는 이 모임에 불참한 채 버지니아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부인 이성미 정신문화연구원 교수의 저서 ‘내가 본 세계의 건축’의 출판기념회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 대사관 직원과 교민 등 80여명이 참석했고, 1만3,000여달러(약 1,500만원)에 달하는 행사 비용을 동포 기업인이 부담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 대사는 이에 대해 “당초 만찬 리셉션 초청을 받았을 때 행사의 성격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파월 장관이 참석한다는 얘기도 없었다”며 “당일 북한의 양강도에서 버섯구름이 보였다는 정보가 있었고 다음달 뉴욕타임스에 북한의 핵실험준비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나온다는 얘기가 있어 본국 정부 관계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느라 행사 시작인 오후 7시가 지나버렸다”고 말했다.

한 대사는 “이미 럼스펠드 장관 쪽 행사 참석이 늦은 상태에서 다소 늦게 가더라도 행사가 진행되고 있을 부인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며 “럼스펠드 장관 행사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불찰이 있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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