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는 母國 도울 가장 큰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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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포는 母國 도울 가장 큰 자산"
  • 조선일보
  • 승인 2004.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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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통령 자문역 델라퍼골라 박사 한국 찾아
이스라엘 대통령 자문역 델라퍼골라 박사 한국 찾아

[조선일보 전병근 기자] “글로벌 시대에 해외동포 문제는 어느 나라에나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1400만명에 이르는 세계 유대인 문제에 관한 최고 전문가이면서, 이스라엘의 해외동포 정책에 관한 대통령 자문을 맡고 있는 서지오 델라퍼골라 (DellaPergola·62·헤브루대학 교수) 박사가 10일 방한했다. 한국인 국제네트워크(KIN) 등이 주최한 ‘바람직한 재외동포정책 모색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참석을 위해서다.

그는 “국가 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더 많은 나라가 ‘해외 동포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관련국과의 외교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명민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치적 측면에서 해외동포는 모국의 지원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그에게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성공적인 비결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우선 자기정체성에 대한 자발적인 의지를 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도 해외동포들을 돕고 있지만, 무엇보다 세계 전역의 동포들이 다양한 유대인 기구들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권익보호·경제지원, 문화·교육사업 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유대인은 결속과 번영에 성공했지만, 배타적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너무 자기 민족을 강조하는 태도는 민족 간 갈등을 부를 수 있지 않은갚라는 질문에, 그는 “현대사회에서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면서 뿌리와 근원을 찾으려는 경향은 자연스런 것이며, 문화적 다원성은 그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 개인이 거주국에 대해 시민으로서 법을 존중하고 의무를 이행하는 동시에, 마음속으로 조국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을 갖는 것은 가능하다”는 견해였다.

그는 “고난을 이겨내고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유대인의 노력이 실제와는 다르게 비춰진 측면이 있다”면서 “종종 반감을 부르는 유대인의 전통적 ‘선민(選民)의식’도 남보다 우월하다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도덕적 책무를 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세계 초강대국 미국을 좌우하는 것은 유대인’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내 유대인의 수는 2%에 불과하지만 교육열이 강하고, 평균 학력수준도 높아 경제·언론·법조·의료·대학·연구소 등에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구에 비해 높은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사실이죠. 그러나 음모론은 과장된 것입니다. 최근 한국인도 비슷한 발전 경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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