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국제협력단 신만식 파라과이 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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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국제협력단 신만식 파라과이 사무소장
  • 임광수 재외기자
  • 승인 2018.07.26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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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취임, “동포와 현지인 모두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

▲ 신만식 한국국제협력단 파라과이사무소장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올해로 설립 24년째를 맞는 한국국제협력단(이사장 이미경, 이하 코이카) 파라과이 사무소는 그동안 수많은 봉사단원들이 헌신적인 활동을 통해 아순시온을 비롯한 파라과이 전역에 걸쳐 많은 변화를 일으켜 왔다.

이 사무소의 존재는 파라과이에서의 한국의 국격을 신장시킴을 물론 한인동포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파라과이 사무소는 지난 3월 부임한 신만식 소장이 이끌어가고 있다. 취임 후 정신없는 4개월을 보낸 그를 사무소에서 만나 파라과이 전역에서 활동 중인 30여 명 단원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 신만식 한국국제협력단 파라과이사무소장과의 인터뷰 모습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Q.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 소장으로 임명된 시기와 부임하신 날짜를 알 수 있을까요?
A : 예. 저는 지난 1월 코이카 파라과이 사무소장으로 임명됐고 3월 23일 파라과이 아순시온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일주일 지나면 부임 4개월 이 되는데요. 아직도 신참이라 생각합니다.

Q. 파라과이가 몇 번째 해외근무지인지 그리고 파라과이를 선택한 이유는요?
A : 제겐 파라과이가 세 번째 해외근무지입니다. 파라과이를 선택한 동기는 우선 첫 해외 부임지 페루에서 2006년부터 약 2년 5개월 동안 근무한 적이 있어서 남미는 제게 낯설지 않은 곳이라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중남미 개발협력사업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에 그 목표로 가는데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파라과이에 오게 됐습니다.

한편으로는 올해 1월 해외출장 차 파라과이를 처음 들렀을 때 아순시온시의 무수히 많은 푸른 나무들, 친절한 사람들, 평온해 보이는 거리들, 값싸고 맛좋은 고기 등으로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된 것도 이곳을 택한 이유입니다.
 
▲의회에서 2018년 제1차 지식공유 워크샵을 개최하는 KOICA 파라과이 연수생 동창회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Q. 파라과이 부임 이후 느낀 인상과 소감은?
A : 아직 3개월 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서요. 도착했을 때 받은 첫 느낌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매일 보이는 이름 모를 푸른 나무, 예쁜 꽃들이 너무나 정겹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친절히 인사하는 상냥함, 매일 먹어도 별로 지겹지 않은 소고기 덕분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이전에도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 남미 특유의 느긋함 때문에 급한 성격의 한국 사람에게는 가끔씩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파라과이에서 자주 듣는 말 ‘Tranquilo(최선의 타이밍을 기다려라)’가 떠오릅니다.

Q. 코이카 파라과이 사무소는 언제 설립됐는지요?
A : 1995년에 설립됐습니다. 코이카 본부가 1991년에 창립되었으니 창립 된지 4년 후에 개설된 것이죠. 참고로 현재 코이카는 총 44개국 44개 해외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으며 중남미에는 파라과이를 포함해서 8개국 8개 해외사무소가 운영 중에 있습니다.

▲양치장학회'는 지난 2011년부터 파라과이 봉사단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고 있는 협력활동으로, 3개월마다 20~30명 내외의 단원들이 파라과이 내 초·중학교를 직접 방문하여 아이들이 올바른 양치습관을 가지고 주체적인 치아관리에 힘쓸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Q. 코이카는 주로 어떤 일을 하며, 봉사단원은 몇 명이나 됩니까?
A. 코이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무상 개발 협력기관으로 개도국의 경제 사회 발전 및 복지 증진, 우리나라와의 우호협력관계 증진을 위하여 다양한 개발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즉, 사업 형태별로 프로젝트사업, 중장기봉사단, 글로벌초청연수사업, 민관협력사업 등이 대표적이며, 이중 인프라 및 물자지원과 기술협력이 결합된 형태의 프로젝트사업이 전체 사업 예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봉사단은 코이카가 국내 퇴직인력의 해외진출을 활성화하고 해당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함으로서 개도국의 경제, 사회 개발 및 빈곤퇴치에 기여하고자 2010년 만든 조직입니다.

올해 파라과이 사무소에서는 전체 예산의 76%를 차지하는 보건위생 분야 3건, 지역개발 분야 2건의 프로젝트사업을 비롯 중장기 해외봉사단 파견, 초청 연수, 민관협력사업 2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봉사단의 경우, 현재 글로벌협력 의사 및 중장기 자문관을 포함해 32명의 해외봉사단원들이 8개주에 걸쳐 활동 중입니다. 

▲ 2013년부터 5년 간 847만불을 지원해 연면적 5,196㎡에 139병상(성인 95 병상, 신생아 44 병상)규모의 ‘한-파라과이 산빠블로 모자병원 신축병동’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Q. 지난 6월 2일, 수도 아순시온에서 ‘한-파라과이 산파블로 모자병원 신축병동’ 준공식이 있었는데요. 현재 진행상황이 궁금합니다.
A : 곧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지상 3층, 139병상 규모로 산모 20만여 명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밝고 깔끔한 환경으로 환자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산빠블로병원은 파라과이 모자보건 사업의 상징적인 결과물이 될 것입니다. 곧 완공되어 파라과이의 모자보건 역량강화에 큰 도움이 될 산빠블로병원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한-파라과이 산빠블로 모자병원 신축병동’ 병실 내부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Q. 산파블로 모자병원 외에도 이미 코이카에서 파라과이에 새로 지은 병원들이 있습니다만 현재 관리 및 운영상태는 어떻습니까?
A : 현재 지방정부들의 예산 부족으로 관리가 힘들지만 8월에 취임할 새로운 정권과 협의하여 진행하고 대한민국 정부, 민간사업교류, 파라과이 교포들과 협력 등을 통해 활동할 예정입니다. 한국과 파라과이가 물리적으로 너무 멀어서 조금 힘든 점은 있지만 파라과이는 남미지역에서 위치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입니다. 저희도 더 활발하게 활동 할 예정입니다.

또한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파라과이 산빠블로 모자병원 옆 부지에 파라과이 최고 규모의 노인복지 센터, 물리치료소, 산모용 복지 센터 신축을 계획하고 지금 시공 입찰 공고 중입니다. 한국인 의사들도 스카우트 해 근무하도록 준비 중입니다. 물론 한인교포 분들께서도 파라과이 영주권만 가지고 있으시면 이용 가능합니다.

▲ 엔카르나시온에서 위생교육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Q. 추진한 사업 중 특별히 보람 있었던 사업은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A : 제가 코이카에 입사했을 당시 아프가니스탄 재건 사업이 본격적으로 준비되고 진행되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아프가니스탄 여성정책 개발과정으로 22명의 아프가니스탄 여성 리더들을 초청해서 연수하는 프로그램을 담당했었는데, 대부분 해외여행이 처음이었고 아프가니스탄이 내륙국인지라 지방연수 이동 길에 동해 바닷가를 잠시 들렀는데 처음 바다를 보고 너무나 감동해하던 그 모습들과, 한국에서 연수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 공항에서 감사함을 전하면서 눈시울 적시던 그 모습들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페루에 근무할 당시 도시 빈민 지역인 파차쿠텍이란 곳에 보건소를 설립하는 사업을 담당했었는데 지붕이 없고 바닥은 모래로 되어 있는 판자촌 그 지역을 수없이 오가면서 페루 임기 마치기 전에 다행히 그 사업을 마치고 개원까지 마치고 귀국한 것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해 페루를 출장 차 재방문할 기회가 있어서 그 파차쿠텍 보건소를 다시 찾아보니 10년이 다 되었는데도 건물은 여전히 깨끗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돼서 정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까아꾸페에 위치한 대한민국초등학교에서 109기 서정희 단원의 현장사업 기증식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Q. 봉사단원들은 봉사지역에서의 치안, 식사, 문화 차이 등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그리고 단원 신변은 어떻게 보호하는지요 ?
A : 사실 언어, 문화가 다르고 치안이 불안한 개발도상국에서 장기간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투철한 봉사정신을 갖추지 않고서는 2년 동안 낯선 환경에서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 봅니다. 현재 파라과이에서 활동 중인 우리 코이카 봉사단원들은 여러 모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파견기관 관계자들과 지역 주민들과 서로 잘 어울리면서 그러한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봉사단원의 신변 안전은 우리 사무소에서 챙겨야 할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사무소와 단원 간에 비상연락망 체제를 항상 유지하고 있으며, 긴급 후송 전문 국제기관인 SOS와의 계약을 통해 긴급 문제 발생 시 바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고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정기적인 신변안전교육과 건강검진, 봉사단 현장방문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과도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Q. 한인동포 사회에 대한 바람이 있으시다면?
A : 코이카의 개발협력사업이 파라과이 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우리나라와 파라과이 양국 간 우호협력관계를 증진하고 ‘꼬레아’라는 국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더 높임으로써 파라과이에 거주하시는 동포들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국민들께도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저는 파라과이 한인동포 사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파라과이와 한인동포 사회의 발전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개발협력사업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런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같이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이카 파라과이사무소 봉사단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Q. 앞으로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지요?
A : 이제 한 달 후면 파라과이에 새 정부가 출범합니다. 이에, 새로운 정부 조직이 구성되고 나면 단기적으로는 신정부와의 협력 하에 기존에 합의된 신규 사업들을 차근차근 원만하게 추진해나갈 계획이며, 중장기적으로는 파라과이와 우리나라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우수한 사업들을 발굴하고 만들어나가려고 합니다.

어떤 책에서 파라과이를 ‘다듬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라 표현한 글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즉,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부정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잘만 다듬는다면 다이아몬드처럼 엄청 값어치가 뛰어오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도 담긴 말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와 파라과이 간의 개발협력사업을 비롯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교류를 통해서 파라과이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이 나고 여기 계시는 한인동포 분들도 보다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코이카 파라과이 사무소도 그것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취재진과 함께 포즈를 취한 신만식 한국국제협력단 파라과이사무소장 (사진 임광수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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