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박듀오’로 별이 된 피아니스트 신미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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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박듀오’로 별이 된 피아니스트 신미정 씨
  •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 승인 2018.07.2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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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부터 빈 국립음대 강사로 일해 “학생들 장점 끌어내는 교육자 되고 싶다”

▲ 파트너 박상욱 씨와 함께 결성한 ‘신박듀오’로 유럽 피아노 듀오계 새 별로 떠오른 피아니스트 신미정 씨. 2015년 10월부터는 빈 국립 음악대학 강사로도 일하고 있다.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유럽 피아노 듀오 계의 새 별로 떠오른 ‘신박듀오’의 신미정(예명 클라라)씨는 2015년 10월 빈 국립음악대학으로부터 도첸틴(강사) 임명장을 받고 연주 활동과 함께 교직 업무도 함께 해 왔다.

도첸틴 직책을 맡은 지 3년 가까이 지났지만 겸손한 자세로 주어진 일만 해결했기에 그녀를 아는 이들 중에서도 그녀가 도첸틴으로 일하고 있는지 모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당초 피아노 과에만 국한됐던 그녀의 활동 영역이 성악과와 지휘과까지 확장되고, 업무는 물론 연주활동에서도 명성을 더하자 자연히 그녀가 강사로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지기 시작했다.
 
▲ 빈 국립음악대학 본관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현재 빈에는 사립음대 도첸틴이 2명 있으며, 빈 국립음대에는 아시스탄틴(조교)이 2명 있다. 아직 프로페서(교수) 직을 가진 음악가는 한 사람도 없는 것으로 “대학교수가 되는 것은 어린 시절 부터 저의 꿈이었어요. 2015년 10월 초 대학 당국이 우편으로 발송한 학장 명의의 임명장을 받았을 때 너무나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론 꿈속의 일이 아닌가 얼떨떨해 지기도 했어요”

언젠가 한국의 대학에서 교수로 일할 날을 꿈꾸어 왔던 그녀는 그 여정의 시작을 세계적인 명문인 빈 음대에서 발을 딛게 될 줄은 정말 생각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일하고 있는 빈 음악대학에 대해 묻자 긴 역사와 명성만큼 큰 규모에 대한 설명이 돌아왔다.

“합스부르크 제국 황제의 궁정 악장이었던 작곡가 안토니오 잘리에리가 초대 학장이었던 이곳에는 현재 교직원 850명과 70개 국가에서 온 학생 3,000여 명이 함께 있습니다. 음악, 연극, 영화분야 24개 학과, 41개 분야, 115개 연구논문 과목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동안 함께 하는 이들을 알아 가는데도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 빈 국립음악대학 본관 3호관 연습실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그녀가 이 자리에 오게 되기까지는 현재 학장이며 은사인 토마스 크로이츠베르그 교수의 극진한 지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크로이츠베르그 교수는, 신 강사의 빈 시립음대 석사과정 재학 당시, 개최되는 피아노 콩쿠르를 일일이 알아보고 일본 오사카 콩쿠르 등록까지 직접 해준 뒤 여비가 없는 것을 알고 항공권 까지 마련해 줬다.

이렇게 은사의 격려를 받으며 빈 공항을 떠났던 그녀가 제 13회 오사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등 상을 받았던 것은 2012년 이었다.

은사 교수와의 학연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2009년 3월 빈 시립 음악대학 피아노 석사학위를 받은 신미정 강사는 같은 학교 악기 반주과 석사과정에 들어가 2년간 수업, 졸업연주만 마치고 논문제출만 남겼다. 동시에 한국에서 중,고 대학시절부터 열심히 해 왔던 반주 분야를 더 개발하기 위해 2010년도에 빈 국립음대 리트 반주과에도 입학해 이중 학생 생활을 했다.
 
▲빈 국립 음악대학 도서관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이 과정은 학사부터 시작, 석사까지 6년이 걸리는데, 4년간의 학사만 마치고 석사 1년 과정까지만 했다. 이 때 마침 당시 빈 국립음대 학장으로 와 있던 은사 토마스 크로이츠베르거 교수가 강사 추천을 해주어 교직원으로 임명받게 되자 같은 학교 학생 신분을 중단하게 됐다.

“은사님은 처음엔 저 자신의 피아노 교육반을 배당해 주고 강의와 실습 지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어요. 그러다가 교직원으로서도 잘 하게 되니까 성악과와 지휘과 학급반을 배정해 주셨어요. 성악과 지휘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처음에는 피아노 교습과 강의를 주로 했어요. 저의 경험을 활용해 성악과 지휘의 코칭을 하게 됐어요. 처음엔 자존심이 강한 성악, 지휘 전공의 학생들을 다루기가 좀 힘들었으나 지금은 학생들이 잘 따라주고 있습니다”

신 강사는 피아노 신박듀오의 명성이 높아지는 것도 교직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2013년 피아니스트 박상욱(28)씨와 신박 듀오를 창립, 그 해 로마 국제 콩쿠르 피아노 듀오 2위, 2015년 뮌헨 ARD 피아노 듀오 국제 콩쿠르 2위, 2016년 몬테 카를로 국제 피아노 듀오 콩쿠르 1위, 2017년 체코 에세니크 제 20회 슈베르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 피아노 듀오 1등 수상 등 큰 성과를 이뤘다.

이 성과들은 교직생활에도 큰 권위와 존경을 안겨줬다. 2018년 듀오 파트너 박상욱씨와 함께 독일 로스토크 국립음대의 피아노 듀오과의 석사 과정을 마친 것도 교직에 학문적인 권위를 더해줬다. 
 
▲ 가족과 함께 포즈를 취한 신미정 씨, 왼쪽이 남편 바리톤 안민수 씨 오른쪽은 어머니 김재옥 여사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신박듀오는 유럽에서 뮌헨 바이에리쉔 방송교향악단, 몬테 카를로 필하모닉 등 오케스트라들과의 협연을 가졌고 지난 5월에는 서울을 방문해 제1회 정기연주회를 여는 등 국내외에서 많은 연주 경험을 쌓고 있다.

오는 10월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스위스 보스빌 국제 피아노 듀오 페스티벌에 세계적인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팀과 함께 초청을 받은 신박듀오의 영광을 앞두고 있는 '클라라 미정 신' 강사는 장래의 희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훌륭한 연주가, 훌륭한 교수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특별히 현 시점에선 훌륭한 교수가 되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있지요. 학생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공부해 나가는 방법으로 교육하고 싶어요. 학생들의 개성을 잘 파악해 알맞은 교육을 하고, 장단점을 세밀히 들여다보고 장점을 끌어내 건강한 음악성을 갖게 하는 교육자가 되고 싶어요.”

덧붙여 신 강사는 빈 국립음대 교수들 중에는 작곡가 안나 페시아크-슈머링, 빈국립오페라단의 메쪼 가수였던 힐데 뢰셀-마이단, 클래식 기타리스트였으며 기타 작곡가였던 루이제 발커 교수 같은 훌륭한 여성교수가 있었다면서, 자신도 그 반열에 들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 인스브룩크 인터내셔널 피아노 아카데미 강습장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현재 신 강사는 7월 15일부터 29일 까지 인스브룩크에서 열리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티롤레안 인터네셔널 피아노 아카데미’에 빈 국립음대 학장 토마스 크로이츠베르거 교수와 미국 텍사스 명문 배일러대학 음대 크라시미라 요르단 교수의 초청으로 교수진에 합류해 있다.

또한 8월 25일부터 9월 2일 까지 빈에서 열리는 역사 깊은 ‘오스트리아 마스터 클라스’에도 대단한 교수들과 함께 피아노 교수진에 함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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