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인터뷰 > 카자흐스탄 국립대 한국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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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인터뷰 > 카자흐스탄 국립대 한국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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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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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1 05:45 송고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삼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초청해 대규모 학술대회를 열고 고구려사에 대해 토론
을 펼치는 일이 급선무이다."

1999년 `한인 해외 이민사' 1권을 러시아어로 출간한 데 이어 오는 9월 2권 집
필을 마무리하는 카자흐스탄 국립대 게르만 김(51) 한국학과장은 1일 "중국의 고구
려사 왜곡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 것이 아니라 학자들끼리 만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학과장은 "러시아는 1937년 고려인 강제이주에 대해 숨김없이 기록하고 있고
비교적 많이 연구했다"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은 참으로 이해 못할 일"이라고 비
판했다.

고려인 3세로 민주평통자문회의 자문위원인 그는 "고려인 3~5세들은 남북한이
왜 통일을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며 그만큼 통일교육이 시급하다"며 "남북한
인사 초청 강연회는 물론 고려인을 대상으로 하는 언론, 사회단체, 학교, 종교계가
통일교육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선 `고려인' 하면 못살고 도움을 줘야 하는 한민족이라 생각하지만
카자흐스탄 10만여 명의 고려인의 생활은 중ㆍ상위"라며 인식의 전환을 요구했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중 최유리, 블라디미르 김, 올렉 남 사장 등은 성공한 기
업인이고, 고려인 박사는 400여 명이 넘으며, 90%이상이 도시생활을 하고 있다고 소
개했다.

카자흐스탄에서 현재 한국어 배우기와 한국학 열풍이 일고 있는 배경도 고려인
의 위상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

그는 또 카자흐스탄에는 이동휘의 손녀 딸, 최재형의 셋째딸, 계봉우의 후손 등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살고 있는데, 독립운동사 교육이 제대로 안돼 점점 잊히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1977년 카자흐스탄 국립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김 과장은 이 학교에서 세계사와
독일어를 가르쳤고, 1999년 한국학과장에 올랐다.

1991년 한국학술진흥재단 초청으로 첫 방한 한 그는 현재 한국국제교류재단 객
원 연구원으로 초청돼 10월말까지 국내에 체류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어를 비롯한 독어, 영어, 한국어에 능통한 그는 `한국사', `한국 종
교사', `독립운동사' 등을 러시아어로 출간했고, 오는 2005년엔 총론 격인 `한인 해
외 이민사' 3권을 낼 계획이다.

신문 기고와 방송 출연을 통해 한국 소식과 고려인 역사, 현재 고려인들의 생활
등을 소개하고 있는 김 학과장은 부모(작고)의 고향인 함경북도를 1985년 방문했다.

3남3녀 가운데 4째인 김 학과장은 "12명의 자식 중 6명이 강제이주 당시 세상을
등졌다"며 "우리 가족이야말로 강제이주의 산 증인들"이라고 말했다.(사진있음)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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