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언론 지원 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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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언론 지원 대책 마련 시급
  • 김정희기자
  • 승인 2004.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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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발행해 온 동포언론사 매각 공고
현황 파악, 적극적 지원 방안 모색 시급

전 세계 동포들의 여론 형성과 결속을 이끌고 있는 동포 언론사들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한인회와 함께 한인사회의 또 다른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동포 언론사들이 운영난이 지속,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동포 언론사에서는 국내 일간지에 매각 광고를 냈다. 13년간 이어온 이 언론사는 '잡지사 인수 하실 분' 이란 제목 아래 자사를 인수해 운영할 사람을 찾고 있다. 현지에서 잡지 및 통신사업 등을 병행해 왔다며 현지 진출 및 지사대행, 한류사업 발판, 합법적 체류비자 취득 가능 등의 장점을 내세워 광고를 냈다.

러시아에서 8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고려일보 역시 운영의 어려움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재외동포재단과 재외한인학회가 공동 주최한 국제학술회의에서 한 참석자는 "오랜 역사를 이어 온 고려일보가 현재는 재정난으로 인해 고려협회의 기관지화 되고 있다"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단 2명만이 한글 신문 제작에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역시 러시아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명목상 한글판 발행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에서도 지난 7월 7개국 23개 해외 한국어방송사의 운영실태 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교민 밀집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우리말방송사들이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실 동포 언론사들의 운영난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 이에 일부 동포언론사에서는 타 동포 언론사와의 연대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동포 언론사들은 대부분 현지 사회보다는 한인 사회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정된 한인사회속에서 몇 개의 언론사들이 경쟁을 하다보니 운영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 한인사회 경제의 본국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 국내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한인사회, 언론사 모두 장기적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동포 언론의 경우 현지에서는 현지 언어로 발간되는 매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언론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아무런 지원을 해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몇 년 전 프랑스에서 10여년간 발행해 온 한 언론사가 프랑스 정부에 지원 요청을 했으나 '불어로 발간되는 매체가 아니기 때문에 지원을 하기 힘들다'는 답변만이 되돌아 왔다. 결국 양쪽 모두에서 외면당한 채 힘겹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동포 언론사에 대한 관심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언론재단측에서 중국, 중앙아시아 지역 언론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CIS 지역 언론사에 기자재 지원을 하는 등 일부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동포 언론사들의 현황 조사조차 제대로 돼 있지 못한 상태다.

지난 국제학술대회에서 고려일보의 현실을 전한 발표자가 "국내에 있는 동포 관계 전문가들만이라도 고려일보 구독을 하자"고 했던 것처럼 이젠 국내에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현황 파악과 적극적 지원을 통해 동포 언론사들이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 동포 사회 발전을 견인해 나갈 수 있는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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