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제 모습 찾기 시작한다
상태바
덕수궁, 제 모습 찾기 시작한다
  • 정소영 기자
  • 승인 2018.06.19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기공식으로 제 모습 찾기 시작···돈덕전, 선원전도 복원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19일 오후 3시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일제에 의해 변형, 왜곡된 덕수궁의 제 모습을 찾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덕수궁 종합정비 조감도.(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19일 오후 3시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일제에 의해 변형, 왜곡된 덕수궁의 제 모습을 찾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덕수궁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경술국치인 1910년까지 13년간 대한제국의 궁궐로 사용된 곳으로, 당시는 중명전과 옛 경기여고가 있던 자리까지 포함된 넓은 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19년 고종이 승하하면서 덕수궁의 궁역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잘려나가고, 궁궐의 전각들은 훼철(毁撤)되었다.

1920년대에는 현재의 덕수궁과 미국대사관 사이에 담장 길이 조성되어 덕수궁이 둘로 쪼개지게 됐고, 조선왕조의 근원인 선원전 영역은 총독의 손에 넘어가 조선저축은행 등에 매각됐으며, 선원전은 헐려 창덕궁으로 옮겨졌다. 또한, 덕수궁 중심영역의 공원화 계획으로 돈덕전마저 헐려나가고, 함녕전의 정문이었던 광명문도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유물을 보관하는 전시관으로 변해버렸다.

이에 문화재청은 1919년 고종의 승하 이후 제 모습을 잃어버린 덕수궁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자 덕수궁 복원사업을 추진 광명문, 돈덕전, 선원전의 원형을 연구해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나갈 계획이다.

▲ 광명문, 제 자리로 이전
일제강점기에 옮겨진 광명문을 제자리로 이전하기 위해서 문화재청은 2016년 원래 자리를 발굴한 결과, 광명문과 배치형태가 같은 건물지 1동을 확인했다. 광명문 제자리 찾기 공사는 6월 19일 기공식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 덕수궁국장화첩(1919년) 광명문.(사진 문화재청)
▲ 현재의 광명문 모습.(사진 문화재청)

한편, 광명문 내부에 보관돼있는 유물들은 올해 안으로 보존처리를 할 예정이다. 보존 처리를 마치면 자격루와 신기전은 국립고궁박물관으로, 흥천사명동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마땅한 장소를 검토하여 이전 설치할 예정이다.

▲ 돈덕전, 대한제국 관련 자료관으로 재탄생
돈덕전은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을 맞아 칭경(稱慶, 축하의 의미)예식을 위한 서양식 연회장 용도로 지어졌으며, 고종을 만나기 위한 대기장소나 외국사신 접견장소, 국빈급 외국인 방문 시 숙소 등으로 활용됐으며, 1907년에는 순종이 즉위하는 곳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순종이 거처를 창덕궁으로 옮긴 후에는 덕수궁 공원화 사업 때문에 같이 훼철되었고 이후에는 아동 유원지로 활용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돈덕전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는 지난해 마쳤으며, 지금은 복원을 위한 설계를 하는 중인데 연내에 공사를 시작하여 2021년 완공할 예정이다. 다 복원되면 대한제국과 관련한 자료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돈덕전과 석조전(「애뉴얼리포트」, 1911년 조선총독부).(사진 문화재청)
▲ 돈덕전 복원 조감도.(사진 문화재청)

▲ 선원전, 2038년까지 3단계로 복원 추진
덕수궁 선원전은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기 전 가장 먼저 신축했던 중요한 건물이었으나 1900년 10월 화재로 불타게 되자, 당시 미국공사관 북쪽 수어청자리(정동부지, 옛 경기여고 터)로 옮겨 1901년 7월 11에 복원됐다. 그러다 1919년 1월, 고종이 승하한 후에는 모두 없어져 다른 건물이 들어섰다가 해체되는 과정을 겪어왔다.

해방 이후에는 경기여고 용지로 쓰이다가 주한미국대사관에 양도됐다. 2003년 6월 미국대사관 기숙사 건립을 위한 문화재 지표조사 중에 덕수궁 선원전 터가 확인되면서 용산 미군기지 내 부지와 맞교환하기로 합의돼, 2011년 우리나라에 다시 소유권이 넘어왔다.

▲ 선원전 권역 복원 조감도.(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2038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진전(眞殿)인 선원전(璿源殿), 빈전(殯殿)으로 사용되던 흥덕전, 혼전(魂殿)인 흥복전 등 주요 전각과 부속건물(54동), 배후림(상림원), 궁장(宮牆) 등을 복원해 나갈 예정이다.

올해는 선원전 지역의 발굴조사를 위해 미 대사관에서 사용하던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부대사관 관저 등 건물 9동과 시설물들을 철거할 계획이다. 철거 전 작년에 완공된 ‘고종의 길’과 철거 건물들도 개방할 것인데, 선원전이 해체된 후 여러 용도로 사용되던 역사적 장소를 국민이 둘러볼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공개하기로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기공식 이후 ‘덕수궁의 제 모습 찾기’를 진행하면서, 일제에 의해 훼철되고 변형․왜곡된 궁궐의 위상을 회복하고 대한제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