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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민이야기] 한 쪽 소매가 잘린 파독 간호사의 간호복한국이민사박물관 소장유물 소개 시리즈…⑲
김동근 한국이민사박물관 학예연구사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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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8  11: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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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70년대 독일의 노동력 부족과 한국의 실업률 증가가 맞물리며 2만 명에 가까운 한국인들이 간호사로, 광부로, 조선공으로, 선원으로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현재에는 3만~3만5천의 해외한인들이 독일 내 소수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독일 한인들은 처음부터 그곳에 정착하고자 했던 이민자들은 아니었다. 급속한 경제성장 속에서 완전고용을 넘어 노동력 부족이 발생했던 독일은 소위 ‘초청 노동자’ 혹은 ‘손님 노동자’로 불리는 비귀화 외국인노동자(Gastarbeiter) 정책을 시행하였다. 보통 3년이라는 짧은 체류와 계약기간 만료 후 귀국을 전제로 우리나라의 광부 간호사 등이 독일로 파견되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을 필요로 하는 독일 노동시장의 요구와 전후복구과정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열악한 상황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지속적으로 독일에 남아 있는 이유가 되었다. 특히 간호사들은 한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서독의 생활수준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했으며, 귀국 후 일자리 문제, 서구사회에서 경험과 대비되는 한국사회의 가부장적 인식 등으로 인하여 귀국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교육수준이 높고, 언어습득 환경이 좋았던 간호사들은 체류허가가 연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독일 내 정착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 석유파동과 함께 독일의 경제사정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국민 우선 보호주의 정책 속에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노동 허가와 체류허가를 내주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반강제 추방령을 내렸다. 또한 병원에서는 고용인력을 불법적으로 해고하는 일도 벌어졌다.

   
▲ 파독간호사 송현숙의 한 쪽 소매가 잘린 간호복 (자료 한국이민사박물관)

이에 독일 각지의 간호사들을 비롯하여 많은 한인들이 가두시위를 시작으로 “우리는 독일 병원이 간호사를 필요로 해서 이곳에 왔으며, 당신들을 도와주었다. 우리는 거래 상품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는 우리가 돌아가고 싶을 때 다시 돌아가겠다.”라는 주장과 함께 독일인에게 지지서명을 받는 등 추방 저지운동을 전개하였다. 또한 독일 내 외국인 간호 여성들의 집단해고와 강제귀환에 저항하는 의미로 간호복의 한 쪽 소매를 자르는 결의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 결과, 독일 근무 기간에 따라 무기한 허가, 영주권 획득, 시민권 신청 등이 가능한 외국인법 시행령의 개정을 이끌어냈다. 그렇게 이들은 ‘손님 노동자’에서 독일 사회의 일원으로 편입할 수 있었으며, 재독한인사회를 이끄는 중심축이 되었다.

그 당시 한 쪽 소매를 자른 간호복은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이민사박물관의 상설전시 개편과 함께 일반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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