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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티그리스강과 나일강에서 생긴 물 분쟁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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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8  10: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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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물 분쟁

2018년 6월 아랍 뉴스에서 크게 다룬 주제들 중 하나가 이라크와 이집트의 물 문제였다. 이집트에서 나일강 수위의 감소는 델타(이집트 북부지역) 지역 농부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1940년대와 비교하면 1/3정도로 나일강 수량이 줄어든데다가 에티오피아가 ‘르네상스’댐 준공 이후 댐 저수를 시작하면서 이집트인들의 불안은 가중되었다.

더구나 금년 3월 워싱턴 포스트 지는 “나일강 줄기와 연결된 지류들을 통하여 오염된 하수를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고 특히 정부의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서 한밤중에 나일 강에 독성이 든 화학 물질을 버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이집트 농부들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 5년 전부터 물의 오염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집트에서는 물로 인한 질병이 늘고 있다. 물을 통해 바이러스와 원충과 박테리아가 전달되었다. 금년 초 한국인 관광객이 이집트를 여행하다가 심한 설사를 한 후 사망한 일이 있었다. 안전하지 않은 물, 낙후된 하수시설, 위생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집트 사람들 중에는 수돗물을 먹다가 간염이나 신부전을 앓았다고 했다. 2011년 이후 아랍 혁명 기간에 이집트의 수돗물이 기준량 이상의 염소가 첨가되어서 수돗물로 머리를 감는 일을 주의하라는 말을 들었다.

물 부족은 농지와 식량부족, 사막화, 환경오염 초래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물 문제는 정치, 경제, 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이집트에는 사막화,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농지와 물 부족 그리고 식량 부족과 직결되는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가 주요 관심사다. 이집트 인구 증가율은 평균 2%이고 2017년 빈곤층은 3천만 명(27.8%)이었다. 이집트 국토는 95%가 사막이고 기후 변화로 바닷물이 이집트 북부 지중해에서 가까운 델타지역을 침수해 오면서 1990년대부터 농작물 수확이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에티오피아가 댐 저수를 하는 동안, 이집트로 내려가는 물의 양이 25%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 이집트 정부는 에티오피아에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에티오피아에서 1/3로 강물을 적게 내보내면 이집트 아스완의 수력발전 용량이 1/3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바닷물 수위가 1m 높아지면 델타 지역의 민물이 1/3이상 줄어든다고 보았다.

예일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이집트는 2025년 물과 에너지 부족이 심각해지고 관개용수의 부족으로 델타지역에서 농산물이 60%로 줄어들게 된다고 예측했다. 문제는 1억이 넘는 이집트인들 대부분이 환경오염과 물 부족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일 아침 여성들이 수돗물을 사용하여 차량 세차를 하는 일이 여전하다. 이집트가 사우디처럼 바닷물을 활용하는 해수 담수화 시설을 건설해야하고, 전통적인 수로에 의존하기보다는 이스라엘처럼 현대식 수로와 관개 방식을 도입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집트의 나일강 물 몫을 늘리겠다'

이런 급박한 당면 과제를 놓고 2018년 1월과 6월 이집트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총리와 회담을 추진하였고, 6월 10일 에티오피아 총리는 “이집트에 해를 끼칠 의도는 없었고 앞으로 이집트가 사용할 나일강 물의 몫을 늘리겠다”고 화답하면서 댐 저수율을 천천히 높이겠다고 하자 이집트 알씨씨 대통령은 이집트 내 수감된 에티오피아인들을 모두 사면했다.

고대 파라오들은 “이집트가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했고, 그들은 나일강을 신으로 간주하여 경배하기도 했다. 수천 년에 걸쳐서 그리고 현대에도 이집트는 나일강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나일강 물의 85%가 에티오피아에서 발원한다. 유엔은 2025년에는 이집트가 물 부족 국가가 될 거라고 예측했다. 그간 이집트는 나일강 물에 대한 감수 조치는 이집트 통치권에 대한 협박으로 여겼다.

이집트 전 인구가 1억이 넘고 카이로 인구도 2,500만이 넘기 때문에 만일 2%의 물이 줄어든다면 20만 팟단의 농지를 잃게 된다고 했다. 이집트에서 평균 가족 수가 5명이므로 1 팟단은 적어도 한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땅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집트인들에게 물 문제는 곧 국민의 생명 보호와 안보에 직결된 문제다.

이라크와 터키의 물 분쟁

이라크에는 바그다드로 흐르는 티그리스강과 남부의 시아파 도시들 주변으로 흘러가는 유프라테스강이 있다. 그런데 1975년 이후 터키가 댐건설을 확대하면서 이라크와 시리아로 흘러내려가는 물의 양이 점차 줄어들었다. 유프라테스 강물의 90%가 그리고 티그리스 강물의 50%가 터키에서 발원한다. 그동안 이라크에서 물 수위가 낮아지면서 하류와 아랍만(페르시아만)이 만나는 지점에서, 내지로 150킬로미터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2012년).

터키의 수력발전과 지역적인 가뭄으로 이라크와 시리아로 내려 보내는 물의 양이 줄어들었는데, 터키는 이라크의 물 부족은 이라크가 물 관리를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터키가 두 강의 물 사용과 댐 건설을 확대하면서 강 주변 지역은 물론 이라크 전체가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라크 남부는 한 여름에 50도가 넘는다. 그런데 금년 여름에 이라크에는 물과 전기 부족으로 더 뜨거운 여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터키 댐 저수 시작해, 이라크 물 부족 가속화

터키가 을르수(슈루낙과 말딘 중간 지역) 댐을 2006년에 착공하여 2018년 2월에 완공하였고, 이 댐은 동남 아나톨리아 프로젝트였던 22개 댐들 중의 하나이다. 2018년 6월부터 댐에 저수하기 시작하면서 티그리스 강으로 내려오는 물의 양이 줄고 결국 이라크의 전력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이라크 터키대사 파티흐는 양국 간의 공동 이익을 전제로 물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2018년 6월 3일 이라크 의회는 임시회의를 열었다. 328명의 전체 의원들 중 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살림 의장은 물 위기가 시작되었으므로 이라크 정부와 국제기구가 조속한 해법을 찾기를 바란다고 했다. 수자원 장관 하산은 을르수 댐을 저수하는 이번 여름이 이라크에 실질적인 손실을 가져다 줄 것이므로, 물 문제로 터키와 긴장관계를 갖기 보다는 협상과 대화를 통하여 이라크가 갖게 될 몫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의 두 강의 발원지는 이란과 터키이다. 이라크 수자원장관은 이미 터키와 협의를 통하여 6월 1일에 시작하여 11월 1일까지 댐의 물을 저수하기로 했는데, 터키가 이를 어기고 금년 3월부터 물을 저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라크, 정정불안으로 민생문제 방치

2014년 IS조직이 모술 댐을 장악한 이후에 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2016년 주이라크 미국대사관은 모술 댐 붕괴의 위험성을 경고했고 댐이 붕괴되면 모술, 티크리트, 사마라, 바그다드가 피해를 입게 된다고 하자 이라크 정부는 2016년 이탈리아에서 전문 인력을 불러들였고 2017년 5월 보수 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이라크 정치인들은 아직까지 민생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다. 이라크는 5월 12일 선거 이후 투표함 재검표를 요구한 상태에서 투표함 보관 창고가 방화되었다. 전 국회의장은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선거관리위원장은 개표 결과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와 치안이 아직 불안한 가운데 정치권은 시아파끼리의 합종에만 관심을 둘 뿐 민생과 국민의 생명에 관심이 적었다.

2018년 들어서 이라크 내 IS 조직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은 작년도 68%에 이어서 금년 6월에는 76%까지 감소했다. 2017년 12월 이라크 내 IS와 전쟁이 종식되었다고 하이다르 총리가 선언했지만 그 당시 키르쿠크, 니느웨, 쌀라흐 알딘, 사마라와 알안바르의 서쪽 사막지역에 IS 조직이 잔류하여 그 위험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군사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서부와 북부지역 그리고 평화스럽고 안정된 지역으로 보이는 곳까지도 아직 이슬람국가조직의 위험성이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강물 수량 줄면, 해수 담수화 불가피 

이라크 수자원 장관은 6월 2일 이라크의 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이라크 남부에 해수 담수화(tahliya miyah al-bahr) 시설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과 터키에서 오는 물의 양이 45~50% 줄어들면서 기후변화와 사막화의 원인이 되는 물의 고갈 현상(jafaaf)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였던 이라크와 이집트가 물 때문에 국가 간의 싸움으로 번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나만의 소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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