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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깨닫다] 데와 대의 구별
조현용 교수  |  iiejhy@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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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4  1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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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비슷한 글자의 맞춤법은 기억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반복적으로 계속 틀리게 됩니다. 보통은 발음이 거의 똑같이 들리기 때문에 발음으로도 구별이 어렵습니다. 당연히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헷갈리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원리를 충실히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데’와 ‘대’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데와 대의 발음을 해 보세요. 잘 구별할 수 있나요? 쉽지 않지요? 이런 이유로 여러 군데에서 ‘데’와 ‘대’의 혼동이 일어납니다. ‘데’를 써야 하는 곳에 ‘대’를 쓰고 ‘대’를 써야 할 자리에 ‘데’를 씁니다. 특히 문장을 끝맺는 종결의 ‘-데’와 ‘-대’는 원리로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원리를 기억하면 간단하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이 두 표현 사이에는 어떤 원리가 숨어있을까요?

먼저 ‘어이’를 쓰는 ‘-데’는 가운데 모습에서 ‘-더-’를 찾아내어야 합니다. 더와 이로 나눌 수가 있죠? 여기의 더는 회상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따라서 의미 자체가 옛일에 대한 회상을 담고 있습니다. “영희가 청소를 하데.”라는 문장은 영희가 청소를 하더라는 의미입니다. ‘-더-’의 의미를 담고 있죠. ‘-더라, -더냐, -더군, -더구나, -던, -던데’ 등도 모두 ‘-더-’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모두 과거에 대한 회상이죠.

한편 ‘대’의 경우는 ‘다고 해’의 준말입니다. 우리말에는 이런 준말이 많습니다. 이를 ‘고하 생략’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다고 해’에서 ‘고하’가 생략되어 ‘대’로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명령에서는 ‘라고 해’가 ‘고하’가 생략되어 ‘래’가 됩니다. ‘선생님이 너 오래!’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먹으래, 가래, 있으래’ 등 다양한 표현에서 쓸 수 있습니다. 주로 글 쓸 때보다는 말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질문을 할 때는 ‘냐고 해’의 경우는 ‘냬’가 됩니다. ‘언제 오냬?’하고 묻는 경우에 쓰입니다. 권유를 할 때는 ‘자고 해’는 ‘재’가 됩니다. ‘내일 극장에 가재.’와 같은 문장에 쓰입니다. ‘하재, 먹재, 만들재’ 등에 폭넓게 쓰입니다. 일반적인 맺음(평서), 명령, 의문, 청유 등 많은 문장에서 고하 생략이 일어납니다. 고하 생략은 우리말 구어체에서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두 표현을 구별하기 위해서 ‘데’는 ‘더’를 기억해야 하고, ‘대’는 ‘다고 해’의 준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기서 하나 더 생각할 것은 더의 경우는 주어가 행위의 주체라는 점입니다. ‘설악산 단풍이 정말 예쁘데’라고 하면 자기가 본 것을 바탕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본인의 경험, 회상인 셈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설악산 단풍이 정말 예쁘더라.’의 의미죠. 그런데 비슷한 표현이지만 ‘설악산 단풍이 정말 예쁘대.’라고 하면 이때는 자신의 경험이 아닙니다. 들은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말로 하면 ‘설악산 단풍이 정말 예쁘다고 해’가 되는 겁니다.

질문을 하는 경우에도 비슷하게 구별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많데?’와 ‘많대?’의 경우는 ‘많던가?’라는 의미와 ‘많다고 해?’로 구별해서 볼 수가 있습니다. ‘사람이 많데?’와 ‘사람이 많대?’를 구별해 보면 앞의 것은 ‘사람이 많더냐?’의 의미가 되고, 뒤의 것은 ‘사람이 많다고 해?’의 의미입니다. 즉 앞의 것은 대답하는 사람이 직접 경험한 것을 묻는 것이고, 뒤의 것은 대답한 사람이 들은 내용을 전하라는 뜻이 됩니다.

맞춤법은 표기법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단순히 글씨를 틀리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데와 대의 문제처럼 표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석의 문제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맞춤법을 모르면 독해도 잘 못하게 되는 거죠. 반대로 맞춤법을 틀리면 글쓰기를 할 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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