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2004> 유럽거주 미국인 부재자투표 급증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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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2004> 유럽거주 미국인 부재자투표 급증 예상
  • 연합뉴스
  • 승인 2004.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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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유럽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의 대선 참여율이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에 거주하는 공화.민주 양당의 해외 조직에 따르면 오는 11월2일의 선거를 앞두고 부재자 투표에 관한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

스위스의 민주당 해외당원 모임 대표인 케이틀린 부크먼은 전에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면서 정치적이지 않았던 사람들조차 이번 대선 때문에 정치적이 돼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유럽 공화당원 모임 대표인 로버트 핀전도 부재자 투표를 어떻게 할지를 묻는 질문들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목도하고 있다면서 올해 해외 거주민의 투표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공화 양당의 해외당원 조직의 추산에 따르면 올해 투표 참가율은 지난 2000년 대선보다 4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부재자 투표는 이미 공화.민주 양당측에서도 선거 판세와 후보의 전략 수립에 중대변수로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부시 후보와 케리 후보의 지지율이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플로리다주에서 부재자 투표가 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부시 후보에 202표를 앞섰으나 부재자 투표함이 개봉되자 부시 후보에 537표가 뒤졌다.

민주당 해외당원 모임 관계자는 부재자 투표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플로리다 선거를 본 유권자들이 각성, "우리도 무언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자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하고 있다.

양당의 해외조직은 2000년 대선 외에도 이라크 전쟁과 반미감정의 고조도 투표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또다른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해외당원 모임측은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해외 지부가 4년만에 30개에서 73개로 늘었다고 말했다.

공식 센서스가 실시되지는 않았지만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은 6-7백만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방부에 의하면 정부 공무원이 10만명, 군인과 그 가족이 270만명, 순수 민간인이 370만명 등으로 분류돼 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국제도시인 제네바의 경우, 투표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미국인은 약 8천명이 거주하고 있다. 다만 투표 성향에 대해서는 공화. 민주 양당 해외당원조직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측은 스위스처럼 전통적으로 친미 성향의 국가들조차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이미지가 나빠져 대외 정책의 수정과 행정부의 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공화당측은 일부에 불과할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jsmoon@yna.co.kr (끝)

등록일 : 08/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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