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남북정상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위한 노력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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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남북정상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위한 노력 계속”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8.05.2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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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 5월 26일 판문점 통일각서 2차 정상회담 개최, 북미정상회담 불씨 살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2차 정상회담 회담을 가졌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첫 만남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마주 앉았다.

두 정상은 5월 26일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동안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갖고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회담은 김정은 위원장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24일 밤 11시 경(한국시간)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6.12 북미정상회담 취소 서한이 나온 다음날인 25일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두 번째 만남을 제안했고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26일 오후 만남이 이뤄진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2차 정상회담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이야기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청와대)

회담 결과는 양측의 합의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 형식을 통해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두 정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2차 정상회담 회담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야기에 웃어보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 청와대)

또한 문 대통령은 “우리는 4.27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재확인했고 이를 위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오는 6월 1일 개최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했다”며 “앞으로 김 위원장과 남북관계를 함께, 남북의 평화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조미 회담이 반드시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얘기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2차 정상회담 회담을 가졌다. (사진 청와대)

발표문 낭독 후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회담이 이뤄진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 문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준비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요청을 해왔고, 남북의 실무진이 통화를 통해서 협의를 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서 전격적으로 회담이 이뤄진 것”이라고 대답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2차 정상회담 회담을 가졌다. 회담 후 포옹하는 양 정상 (사진 청와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했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북미 양국이) 실제로 비핵화에 대해 뜻이 같다 하더라도 어떻게 실현해 갈 것인가라는 로드맵은 양국 간에 협의가 필요하고 그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며 “그러나 그 로드맵은 북미간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앞질러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2차 정상회담 회담을 가졌다. 이날 남측에서는 서훈 국정원장이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각각 배석했다. (사진 청와대)

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미국과의 대화의지가 재확인되면서 좌초 위기에 빠졌던 북미정상회담은 예정대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현지시간 27일 “미국 팀이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 고 밝히며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음을 확인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진실로 북한이 눈부신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언젠가는 경제적이고 재정적으로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문 전문이다.


▲5월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청와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어제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첫 회담을 한 후, 꼭 한 달 만입니다.

지난 회담에서 우리 두 정상은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격식 없이 만나 서로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하자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제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저는 남북의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상 간의 정례적인 만남과 직접 소통을 강조해왔고, 그 뜻은 4.27 판문점 선언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지난 4월의 역사적인 판문점회담 못지않게,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루어진 이번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두 정상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는 지난주에 있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하였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이에 동의하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였습니다.
 
▲5월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청와대)

우리 두 정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우리는 4.27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를 위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오는 6월 1일 개최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이 필요에 따라 신속하고 격식 없이 개최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없이 소통하기로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돌아보면 지난해까지 오랜 세월 우리는 늘 불안했습니다.
안보 불안과 공포가 경제와 외교에는 물론 국민의 일상적인 삶에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우리의 정치를 낙후시켜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있습니다.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었고, 긴장과 대립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길을 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스스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결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그 시작은 과거에 있었던 또 하나의 시작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입니다.

산의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힘들어지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이 제게 부여한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해 그 길을 갈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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