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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북정상회담과 북한의 변화
이병우 코트라 전문위원/ 중국 시장경제연구소장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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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5  16: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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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우 코트라 전문위원/ 중국 시장경제연구소장
어제 하루 종일 뿌리던 봄비가 멈추면서 다시 봄기운이 완연하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는 물론, 중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의 촉각은 연일 분초를 다투며 그 역사의 현장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70년 분단의 고통이 끝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일까? 아니면 주변 강대국들의 의도대로 남과 북의 대치와 대결은 요란한 뒷소리만 무성한 채 계속 이어질 것인가? 아무튼, 통일을 향한 애타는 염원을 간직하며 애증의 세월을 살아온 남과 북의 관계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모종의 변화가 생길 거란 예상은 분명하다.

문제는 향후 북한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냐에 대한 궁금함이다. 과연 북한은 무거운 장막을 걷어 올리고 세상 밖으로 나올 것인가? 최근 북한의 모습을 보면 북한의 미래 행보는 중국에서 찾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마틴 자크는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날’에서 “중국의 개방 그리고 경제 발전은 서구의 예상을 깨고 진행 하는 중”이라고 했다. 서구의 예상이 틀렸다는 의미다. 그 원인은 “서양의 중국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부족”이라 한다. 중국을 이해하는데 단지 경제적 시각으로만 보고 그 내면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중국의 성장을 단지 개발도상국의 발전 경로로 이해한다면 현재의 중국 이해는 더 힘들어진다. 알다시피, 많은 서양의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곧 당면해야 하는 도전과 시름에 대하여 확신을 갖고 말하곤 했었다. 서양의 경제가 일정한 틀에서 성장과 하강을 반복하듯이 중국의 경제도 서양식 경제 이론으로 보았던 것이다. 중국인 내부에 아직도 면면히 흐르고 있는 ‘문명국가’라는 인식과 ‘국가는 인민의 전부’라는 3천년 전통의 ‘중국의 모습’을 간과 했다.

식민지를 원자재 공급의 발판으로 산업혁명에 성공하고, 그 식민지를 다시 주요 공급기지로 삼았던 유럽(미국과 일본도 포함)이 지금 쇠퇴의 길을 가고 있는 반면에, 중국의 성장은 계속되는 중이다. 세상은 변했고 그래서 서양이 약탈했던 식민지 아시아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활기차게 진행 중이기도 하다. 세계 유일의 강대국인 미국의 경제는 제조업과 금융 산업의 비율이 2:8의 불균형을 그리며 산업생산이 아닌 금융소득으로 살아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향해 그토록 집요하게 금융시장의 개방을 요구하는 이유다.

북한의 김정은이 이런 중국을 찾아가 직접 그 현장을 보고 돌아왔다. 아직도 1당 독재와 시진핑의 막강한 권력이 유지되는 현대판 중국의 모습도 보았다. “미국이 북한을 향해 으름장을 놓자, 중국은 우리의 뺨을 때렸다”고 말했던 북한이다. 그러나 김정은의 중국 방문 이후 북한의 대 중국 태도는 급물살을 타고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을 견제하려는 북한의 전략이라는 말은 그 발상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약소국이 누굴 견제하고, 누구 맘대로 의지한단 말인가? 다만,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현 시스템이 자기에게 상당히 매력적일 수도 있다.

체제를 보장하고 안정시키면서 경제를 성장시켜 나가는 중국식 모델이 어찌 마음에 들지 않겠는가? 중국의 개방이 시작되고 많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기업들의 실패도 많았다. 중국시장을 서양식의 잣대로 보았기 때문이다. 남북의 정상이 장차 남북 교류와 경제 협력의 문을 연다면 북한 경제도 과거와는 다른 형태로 발전해 갈 것이다. 어쩌면 중국식의 발전 모델을 기본으로 하면서 북한식 개방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과거 우리 기업들은 중국과 중국 시장을 경제적인 논리와 서양식 틀에서만 보았다. 그래서 중국을 무시하고, 때로는 “왜 그렇게 하느냐! 그래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중국의 발전은 우리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향후 북한의 경제가 개방으로 이어지고 남한과의 경제 협력이 시작된다면, 우리가 취했던 대 중국 인식의 오류는 좋은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북한과 중국을 단순히 경제적인 차원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부디 남북의 정상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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