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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미네르바스쿨’ (하)
엄인호 경제학자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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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13  17: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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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인호 경제학자
4차 산업혁명과 기존 교육체제의 ‘미스 매치’를 미래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생들이 10여 년 후 취업전선에 나갈 때는 현존하는 직종의 약 절반은 없어질 것이고, 현재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종에 부딪히게 될 것을 미래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이 현존하는 직종을 대부분 대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07년 한국을 방문한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한국교육의 현실에 관해 “한국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 15시간 이상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교육체제가 시험점수를 얻기 위한 교육,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이라는 것이다.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선 먼저 좋은 대학에 가야 했고, 입시성적을 높이려면 창의적인 과목(‘시’와 ‘예술’)보다 수학과 영어를 더욱 잘해야 했고, 공식을 줄줄 외우고, 각종지식을 머릿속에 쌓아두는 주입식교육은 인공지능시대엔 쓸모가 없게 될 것을 경고하고 있다.

교육체제는 미래지향적으로 전환돼야 한다. 교육의 목표를 지식에서 학습능력(context)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토플러는 충고했다. 인간을 초월하는 인공지능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는 이때 기존교육 방식은 19-20세기 산업화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10여 년 뒤 인공지능을 부착한 로봇과 일자리를 경쟁해야 할 형편인데, 인공지능과 기억력을 경쟁하면, 백전백패!

2014년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 업 대학 ‘미네르바스쿨’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도 가장 잘 어울리는 인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미네르바’는 그리스신화 속 ‘지혜의 여신’에서 따왔고 현재 미국대학 컨소시엄인 KGI에 인가된 공식대학이다. 현재는 학사과정만 운영하고 있어서 졸업하면 학사학위를 받는다. 세계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대학교육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미네르바’ 스쿨 창립 멤버인 켄 로스 아시아 총괄 이사장은 말한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어울릴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미네르바스쿨의 목표라는 것이다.

미네르바스쿨은 ‘스타트 기업’처럼 투자를 받아 2012년 설립했다. 2014년부터 학생을 받기시작, 2014년 28명 입학, 2017년 봄 신입생 210명 뽑았는데, 2만427명이 응시, 경쟁률이 97대1이였다. 학생 모집을 시작한지 불과 3년 만에 하버드대학보다 입학이 어려운 대학이 됐다.

이 대학의 특징은 물리적인 교실이 없다는 점이다. 4년 내내 100%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고 학생 100%가 기숙사생활을 한다. 기존대학교육은 교수가 얘기하면 학생들이 받아 적거나 교재를 외워 시험을 본다. 수동적인 학생과 수동적인 학습방식이다. 미네르바스쿨에서는 모든 교육은 온라인강의와 토론으로 이뤄진다. 세미나 형식(토론식)으로 진행하며, 교수 혼자 말하는 일방적 강의는 없다.

학생들은 기숙사 위치를 1년마다 바꿔야한다. 1학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2학년은 아르헨티나와 독일에서, 3학년은 인도나 한국에서, 4학년은 이스라엘과 영국에서 공부한다. 서울 캠퍼스는 2018년부터 입주 가능하다고 한다. 글로벌도시에 적합한 곳을 찾다가 서울을 선택했다. 물가, 치안 등을 고려하고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역동적인 도시를 기숙사 도시로 선택하는 과정에서 서울이 선택됐다고 설명한다.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교사는 제약 없이 원하는 곳에서 거주할 수 있다. 교수의 일방적 수업이 아니라 스스로 지식을 탐구하고 협업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을 키운다고 한다. 학생들은 4년간 6개국에 위치한 캠퍼스를 돌며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세계 시민으로서 의 감수성을 키운다. 수업이 시작되면 모든 학생과 교수의 얼굴이 영상으로 보인다. 모든 강의는 20명 이하로 진행된다.

전공분야는 사회과학과, 계산과학과, 자연과학과, 예술인문학과, 비즈니스과 등 융합된 학문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의 목표는 리더십, 혁신, 넓게 생각할 줄 아는 능력, 글로벌시민의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4년간 입학한 학생의 75%가 미국인이 아니었고,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학생이 모였다. 응용력과 융합적 사고를 학생평가의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다. 미네르바스쿨의 등록금은 1년에 1만불, 미국대학교 평균등록금의 1/4수준이다. 기숙사비, 교재비, 식사비용은 추가로 내도 1년 학비는 2만9천불 정도이다. 미국의 명문 사립대학(Ivy League)에 비교하면 2/3정도로 저렴하다. 물론 장학금제도도 준비돼 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지식보다 지혜를 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학생들이 다양한 나라에서 경험을 토대로 졸업 후에는 각기 다른 상황에 쉽게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며 공부하는 이유도 같다. 수업을 통해 익힌 것을 낯선 나라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 어떤 사람과도 함께 일하고 호흡할 수 있는 지혜를 위해 이들은 여행하듯 공부를 하게 된다. 혁신대학인 미네르바스쿨의 교육철학이 기존 교육체제에 어떠한 변혁을 불러올 것인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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