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위기 이겨낸 우토로 주민들, 새 보금자리 입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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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위기 이겨낸 우토로 주민들, 새 보금자리 입주 시작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8.02.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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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일, 1기 시영주택에 40세대 입주…토지 매입에 큰 역할 한 문재인 대통령에 감사 편지

▲ 일본 교토부 우지시 조선인마을 ‘우토로’ 주민들이 한국정부와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지어진 시영주택에 1월 중순 입주하기 시작했다. 시영주택 외관 (사진 우토로역사관을 위한 모임)

일본 교토부 우지시 조선인마을 ‘우토로’ 주민들이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 등의 도움으로 지어진 시영주택에 보금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토로 역사관을 위한 시민모임’(공동사무국장 배지원, 최상구)는 지난 1월 15일 우토로 주민 40세대가 1기 시영주택에 입주했다고 밝혔다.

우토로 강제철거문제는 참여정부 시절 역사와 인권의 문제로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일으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수많은 시민들이 모금과 서명 캠페인에 동참했고 참여 정부는 임기 마지막 해이던 2007년 토지 매입 지원을 결정했고 이후 토지매입과 주택 건축이 이어졌다.
 
▲ 일본 교토부 우지시 조선인마을 ‘우토로’ 주민들이 한국정부와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지어진 시영주택에 1월 중순 입주하기 시작했다. 우토로 지역 위성 사진 (사진 우토로역사관을 위한 모임)

우토로 마을의 역사는 태평양 전쟁 중 교토 비행장과 병설 비행기 공장 건설 공사가 결정된 1942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국제항공공업이 시공을 맡은 이 공사에 동원된 약 2천 명의 인원 중 1,300명이 조선인이었고 그들과 그 가족들이 살던 이듬해 건조된 합숙소 건물들이 우토로의 시초다.

공사 시작 2년 만에 일본이 패전국이 되면서 공사는 중단됐고 자연스레 이곳의 조선인들은 실업자 신세가 된다.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조선인학교를 만들고 미 점령군에게 저항해 마을을 지켰다.

▲ 일본 교토부 우지시 조선인마을 ‘우토로’ 주민들이 한국정부와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지어진 시영주택에 1월 중순 입주하기 시작했다. 시영주택 복도 (사진 우토로역사관을 위한 모임)

이후 마을 땅주인이 닛산차체(1971년), 서일본식산(1987년)으로 바뀌는 가운데에도 우토로 주민들은 마을을 지켜왔다. 31년 전 서일본식산은 땅을 산 뒤 바로 건물수거와 토지 명도 소송을 제기했고 그 때부터 강제 철거에 대한 마을 차원의 저항 역사가 시작됐다.

2004년 1월 서일본식산은 다시 개인에게 땅 소유권을 넘겼고 새 땅 주인이 강제 철거를 추진했다. 

이를 계기로 이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공론화됐고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있었던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아름다운재단’ 등의 시민모금과 2007년 8월 참여정부의 토지 매입 결정으로 30년 간 강제철거에 맞서 싸운 우토로의 거주권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우지시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지난 2011년 토지 매입 절차는 완료됐고 2016년 6월 마을해체와 시영주택 건설에 돌입해 지난달 입주가 시작된 것이다. 20세대 규모의 시영주택 2기는 내년 공사를 시작해 2020년 착공될 계획이다.  
 
▲ 일본 교토부 우지시 조선인마을 ‘우토로’ 주민들이 한국정부와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지어진 시영주택에 1월 중순 입주하기 시작했다. 시영주택 모습 (사진 우토로역사관을 위한 모임)

우토로 주민들과 한일 시민사회는 우토로의 역사와 가치를 양국 시민과 미래세대에 보전 계승하고자 양국 시민과 재일동포들의 모금으로 구입한 토지 위에 커뮤니티 센터 기능을 겸비한 소규모 ‘우토로 역사기념관(가칭)’ 건설을 구상 중에 있다고 ‘우토로 역사관을 위한 시민모임’측은 밝혔다. 

한편 우토로 주민들은 지난 2007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하며 우토로국제대책회 등 시민단체와 면담 후 정부지원을 추진해 토지매입 문제가 해결되는데 큰 역할을 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주민들은 편지에서 "나라를 빼앗기고 고향을 떠나 민족 차별과 극심한 빈곤을 겪으면서도 강제철거에 맞서 싸운 역사, 그리고 우토로의 가치를 함께 지켜준 한일 양국의 많은 시민과 재일동포의 운동이 오래 기억되기를 소망한다"며 "우토로는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가르쳐주는 상징적인 마을이 되어 양국 청소년과 재일동포 차세대에 소중한 교육의 장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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