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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국제결혼 (6)
강성식 변호사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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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1  12: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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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지난호에 이어서) 그 지침은 국민의 배우자였던 외국인이 한국인 배우자의 귀책사유를 인정하는 이혼 조정조서・화해조서를 제출하는 경우라도, 그 이외에 한국인 배우자의 귀책사유를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배우자의 가출 신고서, 배우자의 폭행으로 인한 병원 진단서 등)가 추가적으로 제출되는 경우에만 혼인단절자(F-6-3) 체류자격을 허가하도록 하였다.

그와 같은 ‘귀책사유 없는 이혼’의 심사기준 변경과 관련하여, 필자는 2013년경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법무관으로 근무할 당시 수행했던 사건을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중국 국적의 여성 E는, 2006년경 한국인 배우자 F와 혼인신고를 하고 한국에 입국한 후, 국민의 배우자(F-21) 체류자격으로 체류하다가 2007년경 협의 이혼을 하였다. 그리고 2008년경 다른 한국인 배우자 G를 만나 다시 혼인신고를 하였고, 같은 해 바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혼인파탄의 귀책사유가 G에게 있다’는 내용의 재판상 화해를 하였다. 이후 E는 그 화해조서만을 제출하여 2012년경까지 약 4년 간 국민의 배우자(F-21) 체류자격으로 체류기간 연장을 계속해서 받았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법무부에서는 2011년 12월 15일 결혼이민(F-6) 체류자격에 관한 지침을 신설하여 시행하였으므로, E가 그 이후인 2012년에 혼인단절자(F-6-3) 체류자격으로의 기간연장허가신청을 하자, 출입국관리사무소는 G의 귀책사유로 이혼하였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그 신청을 불허할 예정임을 E에게 알렸다.

그러나 E는 그러한 객관적인 자료는 보관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그러한 자료 제출 없이도 매번 1년의 기간 씩 총 4년 간 문제없이 기간연장 허가를 받아왔는데 갑자기 허가를 받지 못하게 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여 체류기간연장을 요구하였고, 출입국관리사무소는 결국 E에 대해 체류기간연장 불허처분을 하였다. 그리고 E는 그 처분을 취소하여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였다.

법원에서 E는, 2008년경부터 4년 간 출입국관리사무소가 E에게 아무런 문제없이 ‘귀책사유 없는 이혼’을 인정하여 체류기간 연장을 하여주다가, 4년이 지난 2012년경에 갑자기 한국인 배우자의 귀책사유를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E에게 체류기간 연장을 불허한 것은, 출입국관리사무소가 E에게 계속해서 허가를 해줌으로써 E가 갖게 된 신뢰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어서, ‘신뢰보호의 원칙’이라는 행정법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해 출입국관리사무소는, 기존 실무는 심사기준의 미비로 인해 혼인 단절의 귀책사유를 충실히 심사하지 못한 것뿐이고, 그러한 실무를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 체류관리 업무에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기존 실무로 인해 설령 E의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신뢰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신뢰가 아니므로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였다.

법원은 흥미로운 판결을 하였다. 먼저, 기존에 법무부의 심사기준의 미비로 인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혼인단절의 귀책사유를 충실히 심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실무 운영만으로 법무부나 출입국관리사무소가 E에게 ‘계속해서 체류기간 연장이 가능하다’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신뢰를 부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면서도 기존에 충실하지 못한 심사로 인해 E가 ‘한국인 배우자의 귀책사유’를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할 기회를 박탈당한 부분을 인정하면서, 뒤늦게 심사가 엄격해짐으로 인하여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어렵게 된 E의 사정을 고려하면 E가 부담하는 ‘한국인 배우자의 귀책사유’를 증명할 책임을 일정 정도 완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였다.

이에 따르면 E는 기존에 계속 체류기간 연장허가를 받아왔다는 사유만으로 체류기간 연장허가를 받을 수는 없었지만, 법무부나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요구하는 수준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한국인 배우자의 귀책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했다면 체류기간 연장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E가 화해조서 이외에는 ‘한국인 배우자의 귀책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도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E는 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리고 E가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법원이 설시한 완화된 증명 수준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판례가 남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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