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김 방한' 9월말 이후로 늦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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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김 방한' 9월말 이후로 늦춰져
  • 김제완
  • 승인 2004.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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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美당국에 협조전화..보호관찰관 `새 규정' 제시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 7년6개월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보호관찰 기간에
들어간 로버트 김의 한국 방문이 9월말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로버트 김 후원회(회장 이웅진)는 이달 20일을 전후해 로버트 김의 한국 방문을
추진했으나, 미국측 보호관찰관이 새로운 규정을 제시함에 따라 9월27일 이후에나
한국 방문이 가능해졌다고 15일 밝혔다.

후원회에 따르면 이달 11일 로버트 김 담당 보호관찰관이 루타 베일리 수석 보
호관찰관으로 교체됐고, 베일리 관찰관은 `석방 뒤 60일간 미국 현지 및 해외여행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로버트 김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김은 후원회에 `보호관찰관과의 주요 대화'라는 글을 보내와 "석방뒤 60
일내 여행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실망했다"며 "지금까지 이런 규정이 쓰
인 문서나 얘기를 공식적으로 들어본 적이 없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로버트 김은 "방한에 기대를 걸어온 많은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하루빨리 부모님 산소를 찾아 불효를 용서받고 많은 한국 동포들을 직접 만나 감사
의 뜻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로버트 김 명예회복과 생계보장책 마련에 대해 공식적 입장을 한번도 언급
하지 않았던 정부도 로버트 김의 방한을 위해 물밑작업을 진행해왔던 것으로 전해졌
다.

로버트 김이 보내온 글에 따르면 주미 한국대사관측에서 로버트 김의 방한문제
를 두고 베일리 관찰관에게 수차례 전화를 했고, 베일리 관찰관은 이에 대해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는 것.

베일리 관찰관은 "(대사관이) 미국의 사무방식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서신을
통해서 물어보고 서신으로 회신하는 것인데 매일 똑같은 질문을 전화로 하니 너무
난처하다"고 로버트 김에게 말했다는 것.

후원회 이 회장도 후원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로버트 김 방한에 관심을
가져준 외교부에 감사한다"며 "국가적 사안도 아닌 한 개인문제를 놓고 외국 정부
부처에 전화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베일리 관찰관으로 대표되는 대다수 미국인들은 한국의 현실, 한국인의
정서와 한국식(Korean style)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공문으로 업무가 이뤄
지는 미국 업무처리와는 방식이 달라 오해가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다만 미국은 한국의 분단현실과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오랜 동맹이지만 로버트 김 사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양국 사이에 괴리가 존
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amin74@yna.co.kr

(끝)

2004/08/15 05: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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