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논단> ‘토론과 강의’가 동포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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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논단> ‘토론과 강의’가 동포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진다.
  • 임용위
  • 승인 2004.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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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 받는 제2기 한인문화원의 기획행사
‘밝은 한인사회를 위한 멕시코 포럼’의 출발은 한인문화원 제2기 출범의 포문을 여는 그 첫 번째 기획행사였다. 멕시코 포럼이 우리 한인동포들에게 어떤 의미로 작용했으면 좋을까?
멕시코와의 외교수립이 40년이 되어가고 있는 한국은 정작 멕시코에 살고있는 한인동포들에게는 그 40년 과업(?)에 훨씬 못 미치는 열악한 여건 속에 방치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결국 안팍의 한국인 모두의 책임이며, 좁은 의미로 바라보면 멕시코에 거주하며 동고동락해온 한인동포들의 심각한 문제로 좁혀진다.
우리는 40년전까지 되짚어보지 않더라도, 멕시코 속에서의 이민생활을 영위하고자 하는 환경이나 풍토에 따른 정보가 실로 미약하기만 한 실정이다. ‘정보부재의 깊은 늪’은 인터넷이나 여타의 언론매체도 돌파구를 열어주는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멕시코를 소개하고 알리는 수많은 기사나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기는 해도 정작 멕시코 한인동포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사거리는 전무한 상태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멕시코 한인동포들의 실생활과 가시거리에서 공적인 업무를 전개하고 있는 공관이나 공인단체가 동포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서 지적하고 개선해 주는 역할에는 크게 수준 미달인 상황에서 어차피 우리의 답답하고 거북한 속 사정은 결국 우리 스스로가 풀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열띤 토의와 질의 응답

멕시코 포럼의 출발은 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의 첫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멕시코 한인사회에서 활약하는 수많은 단체들 중에 특히 한인문화원의 행사 및 프로그램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김 특파원은 동포 언론사의 두 취재부장과 만나서 포럼이 멕시코 한인동포들을 위해 기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모색안을 제시했고, 두 언론사도 적극 동참하자는 데에는 주저없이 동의했다.
한인문화원 후원의 밤(지난달 30일)이 베풀어졌던 다음날에 실시된 첫 멕시코 포럼의 주제는 ‘재외동포 자녀들에게 한글교육은 왜 절실한가?’였으며 주제 발표자는 김정희 전 한글학교 교감이었다. 4년 반을 시티 한글학교에서 한인 초중생들과 함께 해 온 김정희(47)씨는 10년 가까운 중남미 생활을 청산하고 고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김 씨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행사를 매우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김영섭 특파원을 비롯해 한글학교 전 현직 교사 및 자녀를 둔 학부모 동포들이 다수 참여한 첫 포럼은 멕시코 한인사회에서 최초로 실시한 주제 발표 형식의 세미나 행사가 동포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발표자인 김정희씨 당사자(두 자녀의 학부모로서)에게도 크나큰 이슈였던 재외 한인사회에서의 ‘자녀들에게 절실한 한글 교육의 중요성’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자녀들이 등안시해왔던 ‘한글’로부터의 격리 상태가 그 자녀들 개개인의 현실과 미래에 얼마나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시키게 되는지를 열띤 토의와 질의 응답을 거치면서 적나라하게 돌출시켰다.
또한 한인문화원은 멕시코 포럼과 함께 인문학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1차 특강으로 지난 8월 1일 김세건(강원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씨의 ‘인류학으로 바라본 멕시코’라는 주제의 인문학 강의가 베풀어졌으며, 지난 토요일(14일 저녁)에는 ‘멕시코 속의 아스떼까’라는 주제를 가지고 제2차 전문가 특강이 실시되었었다. 멕시코 포럼과는 형식을 달리해서 실시한 인문학 2차 특강은 멕시코 국립대(UNAM대 메소아메리카학 박사과정)의 권봉철 씨가 주관했으며 ‘멕시코’라는 나라가 탄생된 배경과 기존의 아스테까 문화와 서구 카톨릭 문명과의 융화와 조화속에 성장 발전해 온 현대의 멕시코 문명에 대한 고찰이 체계적으로 정립되는 자리로 빛이 났다. 첫 포럼과 1차 특강 때보다도 훨씬 많은 동포들이 참석한 한인문화원 특별 강의에는 청소년 동포들을 비롯해 유학생들이 상당수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밝은 한인사회를 위한 멕시코 포럼은 두차례의 특강과 함께 그 출발이 좋아던 만큼 문화원 기획 행사가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도 일단은 고무적일 것으로 기대해본다. 토론과 강의의 장을 주도했던 김정희, 김세건, 권봉철씨의 차원 높은 주제내용을 비추어 볼때 멕시코 한인사회의 저변에 숨어있는 전문적이고도 독특한, 그러면서도 재외 동포사회에 관해 대중적인 의견을 피력해 줄 인사들을 발굴해 멕시코 한인사회의 재정립을 꾀하는 일 또한 매우 가치있는 일로 여겨진다.
이러한 ‘토론과 강의의 장’이 멕시코 한인사회의 질서를 꾀함과 동시에 동포들의 정신건강을 살찌우는 요소로 발전하는 가장 기초적인 문화 강좌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자신하는 것은, 한인문화원 행사에 참관했던 많은 동포들의 관심어린 자세와 진중한 눈빛을 보고 충분히 엿볼 수 있었던 것이기도 했다.
임용위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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