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작은 실력이나마 기쁨으로 전해져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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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작은 실력이나마 기쁨으로 전해져 뿌듯해요"
  • 임용위
  • 승인 200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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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춤으로 한국의 아름다움 한껏 알린 류희춘씨
멕시코 한인사회에서 한국고전무용의 진수를 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동포들 중에 류희춘 한글학교 교사가 민속무와 궁중무의 정통성을 보유하고 있는 춤꾼이라는 것도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웬만해서는 멕시코 동포사회에서 춤판에 나서기를 꺼리는 류희춘(38)씨가 모처럼 큰 맘 먹고 한인문화원이 기획한 멕시코 국립 문화박물관의 상설공연장에 족두리를 쓰고 등장했다.
"한달 전 한인문화원에서 공연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해 왔을 때 생각해 보고 말 것도 없이 바로 응했다"고 말하는 류희춘씨는 "작은 실력이나마 멕시코인들에게 우리의 전통 문화를 소개하는 일이라면 앞으로도 만사 제쳐놓고 참여하겠다."는 소신을 밝힌다. 한국의 다양한 민속 춤 중에 가장 기본적이고도, 현지인들이 비교적 받아들이기 쉬운 부채춤을 선택했다고 말하는 류 씨는 "하루 두 시간씩 꾸준히 연습한 결과가 행사장에서 많은 관람객들에게 기쁨으로 전해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멕시코에 3년 가량 머무르고 고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정했던 계획이 부군(박흥국. 전 한진해운 지점장)의 새로운 사업으로 아예 눌러앉게 되었다는 류씨 가족에게 멕시코 이민사회도 어언간 5년 차. 틈틈이 한글학교와 종교단체에서 민속무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지만 "워낙 우리 춤이 기본동작을 다지기가 힘들고 성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성격 때문에 소질이 있음에도 중도에서 그만두는 아이들을 보면 많이 안타깝다."며 "정말 한국 춤을 전공으로 살려서 춤판에 나서고자 결심한 학생들이 있다면 좋은 선생을 소개하는 일부터 고국으로의 진학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대구 계명대와 상명 교육대학원에서 고전 무용 및 한국 무용을 익힌 류희춘씨는 멕시코 이민 생활 중에 꼭 한번은 정식 무대를 갖추고 한인동포들에게 우리 가락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은 늘 있어왔으나 "항상 계획만 있을 뿐 실천은 못하고 있지만, 여건이 허락되고 기회가 찾아온다면 소질있는 학생들과 프로그램을 구성해 알차고 깊이 있는 춤 공연을 동포여러분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도 잊지 않는다.
소민(10), 기훈(6) 두 자녀의 학부형으로, 매주 토요일 한글학교 공룡반의 담임으로 동분서주하는 가운데에도, 매년 몇 차례씩은 한국 춤을 소개하는 현지 문화행사에 지도교사로서 빠짐없이 참여해온 류희춘씨. 자연스레 한인 문화사절단으로 자리매김하고있는 류씨의 역량이 '꼭 한번은 화려하고 풍성하게 동포사회에서 그 춤사위가 유감 없이 발휘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필자는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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