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난한 자도 최고의 공부를 하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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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가난한 자도 최고의 공부를 하게 해주고 싶다"
  • 임용위
  • 승인 200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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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쟁이 수녀'라는 별명이 부끄럽지 않은 정말지 찰꼬 수녀원장
수백 명의 가난한 멕시코 소녀들을 모아 무료로 교육시키면서 `한국의 사랑'을 심고 있는 정말지 수녀에게 8월12일은 참으로 뜻깊은 날이었다. '찰꼬 수녀원의 정 원장이 운영하는 중고과정 무료 기숙학교 `소녀들의 집(Villa de Los Ninos)'을 돕기 위한 자선바자회. 2000년부터 시작해 올해 행사가 벌써 다섯 번째가 되는 '자선바자회' 현장에는 늘 그래왔듯이 LG 전자의 멕시코 법인 가족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자선봉사자로 나섰다.
시티에서 1시간 가량 차를 타고 걸리는 거리의 찰꼬시 '찰코 수녀원'의 정말지 수녀원장은 지난 십 수년 간 1만 명이 훨씬 넘는 중학교 졸업생을 사회로 진출시켰다. 260명의 고등학교 졸업생을 배출했던 작년 졸업식 행사에는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을 대신해(참석 약속이 변경되어) 영부인 마르타 사군 여사와 호세피나 바스케스 모타 보건복지 장관이 헬기를 타고 참석하는 등 보통의 중 고교 졸업식과는 다르다는 점을 멕시코 전역에 부각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멕시코 정부에서도 찰꼬의 `소녀들의 집(Villa de Los Ninos)'이 큰 관심을 끌게 된 데는 정 원장의 피땀어린 노력과 사랑의 결과가 있어왔기 때문이다. 정말지 수녀원장은 "가난한 자도 최고의 시설에서 최고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며 "폭스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방문해 한국인들의 봉사활동에 감사했다" 고 말했다. 대통령 비서실과의 `핫라인'도 갖고 있을 정도로 정 원장은 멕시코 정부에서 `초특급 대우'를 받는다.
정 원장의 멕시코 봉사활동은 40년 전 부산을 중심으로 `소년의 집' 봉사활동을 펼친 마리아 수녀회 설립자 고(故) 알로이시우스 스와츠 신부를 따라 멕시코로 건너 온 1990년부터 시작된다. 한국에 이어 필리핀에서 고아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친 스와츠 신부가 1992년 별세하면서 정 수녀는 원장직을 맡게 됐고 이후 온갖 시련을 헤쳐왔다. 한번은 3만달러의 토지세를 내라는 찰코시(市) 시장을 찾아가 팔을 걷어붙이고 "너무 비싼 것 아니냐"며 거칠게 항의하면서 세금을 감면 받기도 했다. 그래서 찰코 시 주민들에게 정 원장은 `싸움쟁이 수녀'로 더 유명해졌다. 멕시코에서도 가난한 지역으로 유명했던 이 곳은 1990년만해도 허허벌판이었고 학교 건물도 1채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총 10만평의 규모에 각종 첨단 교육시설에다 4채의 건물이 들어섰으며 학생 수도 4천명을 넘는다.
정 원장은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매년 1월만 되면 전국을 돈다. 가난하면서도 배움의 열정이
있는 아이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훌륭한 교육시설과 학업성취도도 지역내 최고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지역 시장도 자녀들을 입학시키려고 안간힘을 쓸 정도로 높은 경쟁률을 자랑한다.
정 원장의 교육활동이 한인사회에 전해지면서 동포들의 정성이 속속 답지하는 등 동포사회를 결집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매년 고교 졸업생 2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한동대에 유학시키는 LG전자 멕시코법인(법인장 박세우 상무)의 노력은 돋보인다.
경남 밀양 태생인 정 원장은 `싸움쟁이 수녀'라는 별명에 대해 "나의 조그만 활동이 멕시코의 가난한 아이들을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우는 데 일조한다면 그런 말을 듣는 것이 무슨 문제인가"라며 환하게 웃었다. 멕시코의 깊은 경기침체로 예년보다 자선바자회에 동참하는 답지의 발길은 저조했지만 항상 잊지 않고 협조해주는 동포들에게 감사한다면서 "특히 오늘 바지회의 먹거리를 전량 무료 공급해준 한국정 한난숙 여사와 좋은사람들, 한강분식에 감사드린다."며 "행사진행에 물심양면 도와준 LG전자 멕시코법인의 가족들, 그리고 홍보에 열정을 쏟아 준 동포신문사에도 고마움의 표하고 싶다"는 말을 빼 놓지 않는 정말지 원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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