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캄보디아 국제학교 건립 자선음악회 두 주인공 김미선, 김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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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캄보디아 국제학교 건립 자선음악회 두 주인공 김미선, 김명실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7.11.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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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국악과 클래식의 아름다운 만남. 11월 24일 저녁 프놈펜 왕립대학교에서

▲ 11월 24일 수도 프놈펜에서 국악과 서양클래식음악 콜라보 공연을 펼치게 될 두 주인공의 김미선 명창과 김명실 교수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11월 24일 저녁 6시 30분(현지시각) 프놈펜 왕립대학내 CJCC 공연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국악인 김미선 명창과 소프라노 김명실 교수(PPIIA 예술대학)가 함께 한다. 캄보디아한인회(회장 김현식)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평소 문화공연을 만끽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교민 관객들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다.

공연을 일주일 여 앞두고 국악과 클래식의 아름다운 만남을 연출할 두 주인공을 만나봤다.

김미선 명창은 전통국악인으로 국내 판소리계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이다. 서울대 국악과 출신으로 재학시절 제6회 전주 대사습놀이 학생부문 금상을 차지한 바 있으며, 제2회 공주 전국판소리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수상경력만도 화려하다. 하지만, 교민사회에는 의외로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다. 평소 자신을 드러내기 좋아하지 않는 성품 때문이다. 그녀는 현재 한인회 산하 한국문화센터원장으로 재직하며 재능기부차원에서 교민자녀들에게 사물놀이 등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매주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선 무대만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인데도 교민들 앞에 서는 게 처음이라 그런지, 공연을 앞두고 다소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서양 클래식음악과의 콜라보레이션 무대가 낯설지는 않지만, 오래간만에 서는 무대인데다, 더욱이 교민사회에선 처음 하는 공연이라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밤잠을 설칠 만큼 솔직히 부담감이 커요” (김미선 명창)

반면, 함께 자리를 한 소프라노 김명실 교수는 교민관객들에게 오랜만에 특별한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며 특유의 시원한 성격답게 본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솔직담백하게 드러냈다. 이탈리아 베르디음악원 출신으로 수상과 공연경력도 화려하고, 교민사회에서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이 소프라노는 수개월째 바쁜 강의시간을 쪼개 틈틈이 공연 연습을 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짧은 인터뷰 중에도 여기저기서 오는 전화를 받느라 바빴다.

“하루 종일 강의하느라 솔직히 몸이 두 개라도 힘들 정도로 바빠요. 하지만, 좋은 취지인 만큼 우리 관객들에게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싶어요.(웃음)” (김명실 교수)

비록 표현방식이 달랐을 뿐 두 주인공 모두 교민관객들에게 멋진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의욕과 열정만큼은 대단했다.

언뜻 봐선 성격이 무척이나 판이하게 달라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음악 장르의 다름을 떠나 같은 음악예술인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처음 만난 순간부터 곧바로 흉금을 털어놓는 그런 친구가 됐다고 한다. 이번 협연도 두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서로 마음이 통해 한번 해보자는 각오로 의기투합하게 되었다고 털어놨다.
 
▲ 공연 포스터

공연을 준비하는 수개월간의 연습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두 주인공에게 물었다.

“수 개월째 시간을 쪼개 매일같이 모여서 연습해야 한다는 점이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함께 준비과정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한 어려운 일들은 없었어요. 오히려 함께 연습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음악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이해할 수 있어 좋았고, 저희와 함께 공연을 준비하는 분들도 성품이 온화하고 배려심이 깊은 분들이라 호흡도 잘 맞고 연습시간만큼은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거웠어요(웃음)” (김미선 명창)

“5음계로 이뤄진 국악의 음계와 서양의 음계가 달라 화음을 조절하고 서양식 악보로 수정하는 작업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려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지만 연습 과정에서 서양음악과 전통음악 사이에 상당한 공통점을 발견했고 국악과 양악이 말로 표현하기 힘든 환상의 하모니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도 많이 놀랐어요”(김명실 교수)

이번 특별공연에서 두 사람은 ‘영남 사물놀이’, ‘육자배기’, ‘오돌또기’, ‘신아리랑’ 등 우리전통민요를 비롯해 ‘고향생각’ , ‘동심초’, ‘가고파’ 등 우리 귀에 익숙한 가곡과 ‘산 도깨비’, ‘소금장’ 등 한국창작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우리음악이 서양 클래식 선율과 화음이 한 데 어우러져 멋진 무대를 연출한다.

한국전통음악과 클래식의 만남은 이미 지난 1990년대부터 실험적으로 시도됐다. 서태지의 ‘하여가’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서양클래식음악과 전통음악의 콜라버 공연은 여전히 일반 관객들에게는 익숙치 못한 음악장르임은 분명하다. 이를 의식해서 인지, 김미선 명창은 공연프로그램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 김미선 명창

“우리나라 전통음악임에도 퓨전으로 재해석하다보니 일반관객 입장에선 다소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누구나 좀 더 편하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가급적 친숙한 음악 위주로 선곡을 해봤어요. 우리 음악과 서양 클래식음악이 만나 이렇게도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일반관객들에게 보여주고픈 의도에 보다 충실하기 위해서죠.” (김미선 명창)

한편 두 주인공의 공연은 한국-캄보디아 양국 재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특별 공연이라는 점 말고도, 내년 교육부인가 정식개교를 앞둔 프놈펜한국국제학교 운영기금마련을 위해 마련된 자선음악회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현재 두 주인공은 바쁜 시간을 쪼개 마무리 공연연습을 하면서도 틈틈이 직접 시내를 돌며 손수 공연포스터를 붙이고 홍보하는 숨은 노력까지 기울이고 있다.

“우리 교민사회 숙원사업인 국제학교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어요. 부디 많은 분들이 공연을 보러와 우리국악과 서양클래식이 함께 하는 멋진 공연도 감상하시고, 좋은 일에 우리 교민관객들이 다함께 동참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미선 명창의 마지막 인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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