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신문
편집 : 2017.11.22 수 14:34
뉴스한국
잘츠부르크서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24년 전 특별 연주회 인연으로 기획…민정기 총지휘, 소프라노 서예리 출연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  dongponews@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0.10  15:24:3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10월 6일 저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미라벨플라츠 1번지 모차르테움대학 솔리태르 연주홀에서 열렸다. ‘밤이여 나뉘어라(Teile dich Nacht)의 연주 광경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10월 6일 저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미라벨플라츠 1번지 모차르테움대학 솔리태르 연주홀에서 열렸다.

모차르테움대학이 주최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유럽지회(담당 부의장 박종범)과 잘츠부르크 현대음악연구소(소장 아힘 보른해프트), 문화예술기획사 월드컬쳐네트워크(대표 송효숙, WCN) 후원한 이 행사의 총 기획은 이 대학 민정기 교수가 맡았다.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인 1993년 베를린 예술대학 작곡과 주임교수로 일하던 윤이상 선생은 초빙교수 자격으로 모차르테움 대학에서 특강과 특별 연주회를 가졌는데 이번 음악회는 24년 전의 그 인연으로 성사됐다.

무대에서는 ‘새 음악을 위한 오스트리아 앙상블’(Oesterreichisches Ensemble fuer Neue Musik, 지휘 민정기)의 연주로 윤이상의 가곡들과 관현악곡 및 오보에 독주, 윤이상의 제자 강석희와 토시오 호소가와의 연주가 이어졌고 베를린 윤이상국제재단 이사장 발터-볼프강 슈파러박사의 윤이상의 음악을 주제로 한 특강도 준비됐다. 베를린지역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서예리 씨는 탁월한 실력으로 윤이상의 노래를 소화해 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소프라노 서예리는 윤이상의 가곡 ‘목소리(인성:人聲), 기타, 타악기를 위한 가곡(1972)’과 ‘소프라노와 앙상블을 위한 ‘밤이여 나뉘어라(Teile dich Nacht)’과. 강석희의 곡 ‘인성과 다섯 주자를 위한 부루(1976)’를 불렀다.

‘목소리, 기타, 타악기를 위한 가곡’은 옛 ‘조선가곡’의 형태에 판소리의 성격을 가미하여 서양기법으로 작곡한 새로운 양식의 ‘성악적 기악곡’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목소리가 가진 음성학적 요소를 소리가 담겨있는 일종의 음향재료로 처리하여 성악음악의 기악화를 시도한 새로운 창조물이다.

이 곡의 가사는 특정한 내용이 없는 중국의 한시 또는 한국어 음절들이 동원되고, 목소리(사람의 소리-인성)를 위하여 고안한 기보가 사용됐다. 국악의 가야금이나 거문고에 해당하는 기타와 북이나 장구에 해당하는 타악기(실로폰, 공, 핸드벨, 톰톰스 북) 주자들은 ‘호이’등 판소리의 추임새 등으로 가창에 참여하기도 한다.
 
   
 ▲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10월 6일 저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미라벨플라츠 1번지 모차르테움대학 솔리태르 연주홀에서 열렸다. 열창하는 소프라노 서예리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서예리는 상당히 난해한 이 <가곡>을 작곡자가 요청했던 새로운 발성과 표출, 표상법을 준수하면서 악보에 표기된 ‘침착하게’ ‘저돌적으로’ ‘명상적으로’ ‘희열스럽게’라는 주문에 맞춰 훌륭하게 불렀다. 이 곡을 이렇게 성공적으로 불렀던 예는 윤이상으로 부터 직접 지도를 받은 후 1979년 독일에서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불러 현지 신문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격찬을 받은 윤인숙 단국대 예술대학 초빙교수 이래로 처음이라는 평가다.

윤이상의 현대가곡 중 가장 많이 불리고 있는 ‘밤이여 나뉘어라’는 가사가 있는 소프라노 솔로와 앙상블의 합주가 만들어 내는 대 가곡이다. 서예리는 나치의 탄압으로 베를린에서 스웨덴으로 망명, 나치의 인종학살만행을 시로 규탄했던 독일계 유태인 여류시인 낼리 자흐스의 세편의 시들을 감동적으로 훌륭하게 소화했다.

그녀는 작곡자가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의 소식을 듣고 울면서 썼다는 이 솔로 칸타타의 가사 중 첫 시 ‘굳게 닫힌 문에서’에서 죽음의 캠프 나치수용소의 공포를 전율스럽게 표상했다. 두 번째 시 ‘내 방 창 밖에서’에서 말라붙은 창밖에서 지저기는 새를 보고 소외된 인간관계의 단절에 절규했다. 세 번째 시 ‘밤이여 나뉘어라’에서 서예리는 죽음의 밤이 나뉘어져 인간성이 꽃 피는 더 좋은 미래의 밝은 낮으로 되길 원하는 열망을 역동적으로 표출했다.

강석희의 ‘인성과 다섯 주자를 위한 부루’는 소개된 해설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작곡자가 악보에 밝힌 ‘부루’가 ‘풍류’를 말하는 신라의 고어이고, 가사는 의미가 없는 ‘m'(음)하는 허밍으로만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와서 격렬한 소리 뒤에 ’Uah'(우아)하는 발음으로만 표기되어 있다. 의미가 있는 가사로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여덟 글자가 모두이다.

옛 신라의 종교를 깊이 연구한 전 동국대학 불교대학원장 채인환 박사로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풍류’는 신라의 옛 종교로서 백색 예복을 착용하는 사제들과 신녀들이 중심으로 음악과 춤을 가미한 의식을 구비하고 있었다. 신라시조 박혁거세는 풍류교의 대사제로 있다가 왕으로 추대된 신정일체의 시조였다고 한다.

신라에 불교가 전래되자 풍류교는 살아 졌다. 그러나 먼저 풍류교를 받아간 일본의 신도(神道)와 진언종(眞言宗)에서 오늘날에 이르기 까지 풍류교의 여러 의식을 전승하거나 일본화로 변형시켰다고 했다. 특히 진언종은 해마다 신라시대 풍류교의 노래와 춤을 시연하는 축제를 열고 있다고 했다. 

   
 ▲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10월 6일 저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미라벨플라츠 1번지 모찰테움대학 솔리태르 연주홀에서 열렸다. 지휘자 민정기교수(오른쪽)의 인사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일본 진언종의 예식에서 옴, 암, 음 같은 진언이 염송되고, 고대 조선의 신인일체적 무속의 춤 사위 같은 것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강석희의 ‘부루’에서의 ‘음’은 신라인의 가장 핵심 소리의 원형을 추구하면서, 무속적 신인일체의 희열과 같이, 원형의 소리가 만들어 내는 음악미적 완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을 주었다. 그것은 ‘우아’하는 감탄으로 나타나고, 반야바라밀다심경의 대각경지인 ‘공즉시색 색즉시공’(空卽是色 色卽是空)을 만나게 하는 것으로 끝난다.

서예리는 진언적 허밍을 클라이막스로 끌어 올리면서, 무속적 몸떨림 사위 끝에 우아!를 터트리고, 여덟 글자의 대각경지를 훌륭하게 표상했다. 소프라노 서예리는 세상 사람들이, 특히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윤이상과 강석희의 난곡중의 난곡들인 현대가곡의 표본적 가창을 청중들의 뇌리에 깊이 남겼다.

윤이상과 토시오 호소가와의 관현악곡들은, 먼저 언급한 가곡들을 훌륭하게 형상했던 민정기교수의 탁월한 지휘로서 역시 빛났다. 1975년 창립, 300여곡의 현대곡을 초연해온 잘츠부르크 ‘새 음악을 위한 오스트리아 앙상블’로서 시종 이날 연주들을 진행한 민정기 교수는, 한국 전통음악 정악 ‘낙양춘’과 불교범패 ‘영상회상’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했다는 윤이상의 ‘낙양’(洛陽)을 완연하게 소생시켰다. 중국의 고도 낙양의 봄날에 피워났던 태고의 열락이 잘츠부르크에 환상적으로 복원되는 듯 했다.

민정기 교수는 호소가와의 ‘윤이상을 추억하여’에서 1995년 스승의 작고소식을 듣고 통곡했던 제자 호소가와가 한숨을 쉬는 듯이 그리기 시작한 들릴까 말까한 서두에서 다시 오열을 일으켜 통곡하는 듯한 추념을 청중들이 함께 흐느끼도록 표출해 냈다.

서두에 연주된 윤이상의 ‘오보에 솔로를 위한 피리’는 주자의 호흡부족 등으로 오보에를 사랑하여 많은 작곡을 했던 윤이상의 음색효과를 구현하는데 약간 미흡했다는 느낌을 줬다. 약 15분 길이의 이 솔로곡은 하나의 음을 대단히 길게 지속시키면서 엄청난 변화를 주는 피리의 진수를 오보에로 들려주는 것인데, 그 표상에 아쉬움이 느껴졌다.
 
   
▲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10월 6일 저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미라벨플라츠 1번지 모차르테움대학 솔리태르 연주홀에서 열렸다. 연주회를 마치고 단체사진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박종범 부의장은 윤이상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를 주최하고 총기획한 모차르테움 대학 엘리자베스 굿야르 총장과 민정기 교수에게 감사하면서 성공적인 음악회가 되길 기원하는 축사를 전했다. 통영에서 살고 있는 윤이상 선생의 미망인 이수자여사도 남편이 1993년 모차르테움 대학을 방문, 특강을 했던 추억을 되살리며 엘리자베스 굿야르 총장에게 감사인사를 보냈다.

이날 음악회에는 모찰테움 지휘학 교수였으며 세계적인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데니스 럿셀 데이비스 박사와 이남기 잘츠부르크 한인교회 담임목사, 송시웅 WCN 총매니저등이 자리를 함께 했으며, 민주평통 유럽지역협의회에서 김봉재 간사를 비롯 오스트리아의 천영숙, 황병진 위원, 독일의 이순희, 서엘리사, 이기자 위원 등이 참석했다.
 

< 저작권자 © 재외동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
[기자수첩] 산해진미 베트남 음식의 복병...
2
한국국제교류재단, 인도에서 한국학 특강 ...
3
코윈 스페인, 문화로 한국·스페인 차세대...
4
재외동포재단, 2018년 재외동포단체 사...
5
경희대 국제교육원, ‘제7회 한ʍ...
6
[우리말로 깨닫다] 조현용입니다
7
‘2017오레곤 한인그로서리연합회 경영인...
8
호치민에서 열린 클래식의 향연 ‘메세나 ...
9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 독일 학교와 국제...
10
[오래된 이민이야기] 독립운동가 현순의 ...
오피니언
[역사산책] 신라와 당 연합군, 백제 침입
김춘추, 신라 29 대 왕이 되다 기원 654년, 진덕여왕이 죽고 김춘추가 왕위를 계승
[법률칼럼] 국제결혼 (1)
외국인이 한국인과 결혼을 하고 한국에서 생활하려는 경우, 그 외국인은 결혼이민(F-6)
[우리말로 깨닫다] 조현용입니다
자기를 남에게 소개할 때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고민인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은 특별한
[경제칼럼] 바이두와 네이버의 혁신 비교
중국 최대 검색엔진에서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바이두(百度)는 미국
한인회ㆍ단체 소식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03173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30, 711호(내수동, 대우빌딩)  (주)재외동포신문사 The overseas Korean Newspaper Co.,Ltd. | Tel 02-739-5910 | Fax 02-739-5914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아00129 | 등록일자: 2005.11.11 | 발행인: 이형모 | 편집인: 이명순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명순 
Copyright 2011 재외동포신문. The Korean Dongpo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ongpo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