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5년 내 주류 기술 트렌드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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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5년 내 주류 기술 트렌드 5가지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9.1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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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 대중화로 다양한 영역에 변화 임박

▲ 이동호 명예기자

'테크 트렌드 톱 10' 세미나

금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하야트리젠시 호텔에서 열린 ‘테크 트렌드 톱10’ 행사는 실리콘밸리 최고 민간 비즈니스 네트워크 ‘처칠클럽(Churchill Club)’이 주최하고 미국 미디어 그룹 포브스가 후원하는, 올해로 19년째 열리는 미국의 전통 있는 세미나이다.

5명의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VC)가 5년 이내 주류로 부상할 트렌드를 2개씩 제시하고 이를 청중 400명이 ‘그렇다’ 혹은 ‘아니다’라고 평가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1990년대엔 이 자리에서 ‘스마트폰 부상’ ‘웹2.0 등장’ 등이 예견되기도 했다. 2017년 이 자리에서 5년 후에 새로운 기술로 주류를 이룰 것이라 예측된 다섯 가지 기술을 살펴보자.

뉴럴넷 - 모든 사물에 작은 두뇌 내장

첫 번째 기술로 스티브 저벳슨 DFJ 파트너가 예측한 ‘뉴럴넷(Neural Nets)’이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사물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안에 ‘지능’이 내장될 것으로 보고 이를 ‘뉴럴넷’이라고 칭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사물인터넷(IoT)을 단순하게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 집단으로 인식하면 안된다”며 “인공지능이 접목되면 모든 사물에 작은 두뇌가 내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IoT가 결합해 AIoT가 된다.

하나의 예로 뉴럴넷을 이용한 원전 상태를 감시할 수 있다는 한국원자력연구소(KISTI)의 보고서에서도 알 수 있다. 이 보고서는 한국형 APR(Advanced Pressurized Water Reactor) 1400을 대상으로 인공 신경망 기반의 운전 지원 시스템에 대한 개발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제안된 방법은 정적인 정보뿐 아니라 동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음을 보이고 있다.

제안된 인공 신경망 기반의 방법은 원자력 발전소 상황 감시요건을 만족할 뿐 아니라 대상 원전의 운전지원시스템으로 사용이 가능함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한국 원전 기술이 세계 최고의 기술로 인정받는 이유가 된다. 앞으로 모든 사물에 지능이 내장되는 뉴럴넷이 등장하는 시대가 온다.

목소리의 부활 - 개인비서 서비스

두 번째로 지지를 받은 기술은 ‘목소리의 부활(Revival of Voice)’이었다. 음성인식 기술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전체기기로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음성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음성인식 서비스들은 2000년대 후반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2011년에 출시된 애플의 음성 기반 개인비서 서비스인 ‘시리(Siri)’다.

시리는 아이폰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바탕으로 모바일 검색은 물론, 일정관리, 전화걸기, 메모, 음악재생 등 다양한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비서 서비스다. 애플의 시리 출시 이후, 구글은 ‘구글 나우(Google Now)’,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타나(Cortana)’와 같은 음성인식 기반의 개인비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S보이스’나 ‘Q보이스’ 같은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음성인식 기술은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시현되고 있지만 이제는 다른 전체 기기들에게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다. 최근에 아마존이 ‘대쉬(Dash)’나 ‘에코(Echo)’와 같은 음성인식 기반의 서비스 장치를 출시하고 있으며, 구글의 ‘온허브(OnHub)’처럼 음성인식 기반의 스마트홈 허브 장치들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또 다른 확산의 예로 미국에 판매되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80과 G90(EQ900)에 원격 음성인식 기술이 탑재된다. 차량에 아마존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알렉사(Alexa)가 탑재되는 것은 처음으로서 현재 BMW나 포드 등에서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G80과 G90은 외부에서 원격으로 차량 제어가 가능해졌다. 알렉사 시스템이 내장된 스피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차에 타기 전 음성을 통해 에어컨이나 히터를 작동시켜 실내 온도를 맞추거나, 시동을 걸거나, 문을 걸고 닫을 수 있는 것이다.

유전자 분석비용 1억 달러에서 1천 달러로, 궁극에 1달러로

세 번째는 마이크 애벗 클라이너퍼킨스 파트너가 예측한 ‘DNA 애플리케이션 부상’이었다. 유전자 분석 가격이 수백 달러 이내로 내려가면서 맞춤형 의약, 맞춤형 음식 등이 부상한다는 예측이다. 애벗 파트너는 유전자 분석 기술 대중화에 따라 DNA 앱이 등장하고 헬스케어 가격도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1998년 최초의 유전체 분석 시에 소요됐던 비용은 약 1억 달러였다. 그랬던 것이 2014년에 1천 달러 수준까지로 내려온 상태이며 유전자분석 설비규모 기준으로 세계 최대 수준을 자랑하는 중국의 BGI(Beijing Genome Institute)는 지난 3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15년도 인간 유전체학회에서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컴플리트 제노믹스(Complete Genomics)’ 플랫폼을 이용해 2019년까지 유전체 분석 비용을 1달러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1달러라는 가격은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전 세계 인류에게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하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이가 자신의 유전체를 분석한 정보를 갖게 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즉 인터넷이나 GPS와 같이 일반인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서는 살인사건 등이 더욱 빨리 해결되고 범죄자들은 갈수록 범죄를 저지르기가 어렵게 될 것이다.

음식 생산의 대혁신 - 푸드테크

네 번째로 많은 지지를 받은 트렌드는 음식이 재정의 되고 음식 생산 방식의 대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한스 퉁 GGV캐피털 매니징 파트너는 “70억 인구가 음식을 소비함에 따라 새로운 방식으로 재료를 만들고 생산하게 될 것이다. 실험실에서 만든 음식이 나온다. 사람들은 적응하게 돼 있다. 시장 확대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드테크의 등장과 음식 생산의 대혁신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서 의식주(衣食住)는 가장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옷 없이 생활할 수 없고 먹지 않고 생존할 수 없으며 비바람을 막을 집 없이는 살 수 없다. 여기서 가장 변하지 않은 것이 음식인 것 같다. 이제는 음식 문제도 시대에 맞게 반드시 변화가 올 것이다.

상품매장은 쇼룸과 가상현실 공간, 구매는 인터넷

다섯 번째로 한스 퉁 파트너는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쇼룸이 되고 VR 경험 공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을 잠식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알리바바로 인해 유통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오프라인 매장이 점차 사라지고 기존 매장은 쇼룸처럼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등장한 ‘VR 카페’ 체험에서 앞으로 VR·AR(가상현실·증강현실)이 실생활에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이는 모바일 다음 시대로 안경 시대가 반드시 온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인공지능·증강현실 안경을 쓰면 가상·증강 현실들로 소통하고 판단하고 명령하는 세태가 올 것이다. 더불어 TV같은 디지털 기기를 대체할 것이며 10년 안에 안경 미디어가 주류로 부상할 것이다.

앞으로 물건을 파는 상점들은 사라지고 대신 인터넷으로 대부분 물건을 사게 되고, 상점들은 쇼룸과 가상현실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다. 이런 세태로 인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가상·증강현실 안경을 착용하고 생활하는 시대가 온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안경을 쓰고 생활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이 사라지고 안경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는 다양한 생활영역의 변화

행사를 주최한 캐런 터커 처칠클럽 최고경영자(CEO)는 “예전에는 모바일, 엔터프라이즈가 미래 예측 영역이었다면 인공지능 기술 대중화로 음식, 교육, 유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며 “미래에 큰 변화가 오고 있음을 직감한다”고 말했다. 이미 변화된 세상이 와 있는데 나만 모르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변화의 속도는 상상보다 훨씬 빠르다. 나만 모르는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를 자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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