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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깨닫다] 꼴 이야기
조현용 교수  |  iiejhy@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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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6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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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꼴>이라는 말은 모습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말에서 꼴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세모꼴이나 네모꼴과 같이 살려 쓰는 게 옳은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삼각형이나 사각형이라는 말이 한자어여서 꼴이라는 말을 썼을 것이다. 그런데 감정까지 가져오지 않아서 약간은 이상한 표현이 되어 버렸다.

한자어를 우리말로 바꿀 때는 느낌에 대한 고려도 이루어져야 한다. 고유어를 살려 쓸 때도 마찬가지다. <시나브로>라는 말은 서서히 점점 사라진다는 말인데, 사람들이 점점이라는 말에만 집중하여 가게 이름으로 쓰는 경우가 있다. 가게가 점점 사라진다는 말이니 생각해 보면 심각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꼴이라는 말은 보통 ‘그런 꼴을 하고’나 ‘그 꼴이 뭐냐?’와 같은 표현에 사용된다. 모두 부정적이다.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모습이라는 표현은 중립적인데 꼴은 부정적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고 할 때, 꼴 보기 싫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를 아주 어렵게 표현하면 ‘꼴불견’이 된다. 이 표현은 우리말과 한자가 얼마나 밀접하게 발전되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불견(不見)’이라는 한자어 표현이 합성되어 단어로 굳어진 예이다. 좀 예스런 표현으로는 ‘꼴사납다’가 있다. 모두 보기 싫다는 의미다. 사나운 개라고 할 때는 억세다는 의미도 있지만 좋지 않다는 의미도 있다.

꼴의 옛말은 <골>이었다. 예사소리가 된소리가 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꽃도 옛날에는 곶이었다. 골의 형태가 남아있는 어휘로는 몰골을 들 수 있다. <몰골>이라는 말도 <형태>라는 뜻으로 쓰인다. 물론 부정적일 때 주로 쓰인다. 몰골이 말이 아니다는 표현을 보면 느낌을 알 수 있다. 몰골의 의미는 형태라는 뜻인데 몰골이 몸의 골과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사람의 전체적인 모습이라는 뜻이다.

낯을 의미하는 얼굴이라는 말은 예전에는 <얼골>이었다. 그런데 얼골이라는 말은 현재의 낯과는 뜻이 달랐다. 민간어원으로는 얼굴을 <얼이 담겨있는 굴>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틀린 것이다. 얼굴은 낯뿐 아니라 사람의 전체 형태라는 의미였다. 굳이 어원을 찾는다면 얼이 담긴 모습에서 출발할 수는 있겠다. 아무튼 얼굴의 얼도 우리가 아는 혼(魂)을 나타내는 ‘얼’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꼴을 더 나쁘게 표현할 때는 접미사를 붙이기도 한다. 좀 특이한 접미사기는 하지만 ‘-악서니’를 붙여서 <꼬락서니>라고 한다. 비슷한 말로는 ‘꼬라지’라는 말도 있다. 이 말들은 단독으로 쓰여도 기분이 나쁘다. 매우 부정적이 느낌을 담고 있다. 비속어라고 할 수 있다. <꼬락서니하고는>, <꼬라지하고는>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대의 모습을 비꼴 때 많이 쓴다.

상대방의 모습을 비하하면서 쓰는 표현도 있다. 모습도 엉망인데 하는 일도 엉망이라는 뜻으로 <꼴값을 하다>라는 말을 한다. 모자란 자기 수준에 딱 맞는 행동을 한다는 의미로 비꼬면서 쓴다. <꼴에>라는 표현도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뜻으로 쓴다. 역시 비꼬는 말이다. 반면 <꼴좋다>라는 말도 칭찬은 아니다. 이미 부정적인 <꼴>과 함께 쓰였기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 잘난 척을 하더니, 남을 무시하더니 그렇게, 그 모양이 되었다는 비웃음의 표현이다.

우리말에는 이렇게 <꼴>에 관련된 표현이 발달되었다고 할 정도로 많다. 하지만 대부분이 부정적이고, 비꼬고, 비웃는 내용이어서 사용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 괜히 언짢아져서 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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