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연함 속에 치러진 캄보디아 광복절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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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연함 속에 치러진 캄보디아 광복절기념식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7.08.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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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경축사, 교민2세대들이 자유와 독립의 소중함을 깨우치는 계기되길 소망

▲ 72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8월 15일 에서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얼마 전 열린 세계인권, 자유, 평화 어린이미술대회에서 입상한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촬영한 캄보디아한인회 임원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경북 안동에 ‘임청각’이라는 유서 깊은 집이 있습니다. 임청각은 일제강점기 전 가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하여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무장 독립운동의 토대를 만든 석주 이상룡 선생의 본가입니다. 무려 아홉 분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산실이고, 대한민국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상징하는 공간입니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일제는 그 집을 관통하도록 철도를 놓았습니다. 아흔 아홉 칸 대저택이었던 임청각은 지금도 반 토막이 난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상룡 선생의 손자, 손녀는 해방 후 대한민국에서 고아원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임청각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일제와 친일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지 못했습니다.역사를 잃으면 뿌리를 잃는 것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을 더 이상 잊혀진 영웅으로 남겨두지 말아야 합니다. 명예뿐인 보훈에 머물지도 말아야 합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합니다. 친일 부역자와 독립운동가의 처지가 해방 후에도 달라지지 않더라는 경험이 불의와의 타협을 정당화하는 왜곡된 가치관을 만들었습니다...”

▲ 72회 광복절을 기념해 열린 세계인권, 평화, 자유 어린이미슬대회에서 입상한 작품들이 행사장에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장장 14페이지에 달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72회 광복절 경축기념사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지난 15일 제72주년 광복절기념식이 열린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주캄보디아 대사관 다목적홀은 일제강점으로부터 해방, 고국의 광복을 맞이한 뜻 깊은 날로 마땅히 축하해야 할 날이건만, 이날 만큼은 숙연하면서도 다소 엄숙한 분위기속에서 행사가 거행됐다.

▲ 지난 6월 열린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이날 대통령기념사가 그 어느해보다 의미있었다고 참석자들은 말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한다”는 대통령의 이 말 한마디가 폐부에 와 닿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한마디가 행사에 참석한 200여명의 교민들의 가슴속을 뜨거운 촛불처럼 활활 타오르게 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눈을 감은 채 깊은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치러진 행사이지만, 그 어느 해 보다 기억에 남을 만한 대통령 기념사였음이 틀림없다.

▲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이날 광복절 기념식에는 교민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현지시각으로 이날 오전 10시에 거행된 기념식은 김병주 한인회 상임이사의 사회로, 김현식 한인회장의 기념축사에 대통령축사 대독, 국가유공자협회 이상일 부회장의 만세삼창과 광복절노래 제창 순으로 차분히 진행됐다.

본 기념식에는 김문백, 황순정, 박광복 전 한인회장, 김정인 재캄보디아농산인협회장, 방진기 코피아(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 소장, 권경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캄보디아 무역관장, 강남식 재캄보디아상공회의소 회장 등 교민사회 주요인사들과 일반교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당초 예상보다 참석자수가 많아 뒷자리에 서서 행사를 지켜본 교민들도 적지 않았다.

▲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 다목적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기념식에서 대통령 기념사를 대독중인 김원진 주캄보디아 대사 (사진 박정연 재외가자)

본 행사를 마친 후 곧바로 세계인권, 자유, 평화를 소재로 열린 어린이미술대회 입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이 거행됐다. 100여점이 넘는 작품들이 출품한 가운데 영예의 대상은 ‘남북한 하나됨과 인류평화’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린 박예원 양(호프국제학교 3학년)이 차지했다. 박 양은 이날 김현식 한인회장으로부터 상금 100달러와 상장 그리고 부상을 선물을 받았다. 최우수상은 정선우, 김동원 어린이가, 우수상은 김가빈, 서다영 어린이가 각각 차지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 교민 원로는 “오늘 대통령의 기념축사가 그 어느 해보다 유독 가슴에 와 닿았고 우리 독립투사들이 과거 역사속에 결코 잊혀져선 안 되며, 국가가 그 은혜를 잊어서도 안 된다”며 “내 나라 내 땅을 되찾기까지 우리 독립 운동가들과 선열들이 흘린 피와 땀을 자라나는 우리 교민 2세대들도 반드시 기억할 수 있도록 우리가 앞장서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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