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과연 캄보디아에도 진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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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과연 캄보디아에도 진출할까?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7.08.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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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현지 로얄그룹과 합자투자 기본합의각서 체결

▲ 최근 신세계 이마트측과 MOU를 체결한 캄보디아 로얄그룹 총수 끗 멩의 모습.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신세계(부회장 정용진) 이마트가 캄보디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는 7월 28일(현지시각) 캄보디아 최고 재벌인 로얄그룹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캄보디아에 첫 매장을 여는 데 기본적으로 뜻을 같이 했다.

판 쏘라삭 캄보디아 상무부장관과 김원진 주캄보디아 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로얄그룹 끗 멩 회장과 이마트 최고경영자(CEO) 김갑수 대표가 이날 양해각서에 전격 서명했다.

이번 이마트의 캄보디아 진출은 기존 베트남 이마트가 현지법인 설립 등을 통한 독자 진출 대신 현지 기업과의 합작투자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원진 대사는 한국기업이 캄보디아의 유통소매업 부문과 협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나라 기업의 현지 진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대사는 “로얄그룹의 풍부한 경영노하우와 함께 이마트의 소매업 전문성과 기술력이 훌륭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게 될 것이며, 한국의 외국투자유치를 증가시키고, 캄보디아 소매시장에도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의 이번 캄보디아 진출은 지난 5월 신세계측이 중국내 이마트의 완전 철수를 발표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 중인 베트남에 이은 동남아시장 개척을 위한, 의미있는 행보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놈펜 포스트’ 등 현지 주요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마트측은 2019년 1분기내에 수도 프놈펜 광역시 센속구 지역에 첫 매장을 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마트의 첫 매장의 구체적인 규모와 위치는 이날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양측은 1억 2천만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비용과 관련해 로얄그룹이 3헥타르 부지를 내놓겠다는 조건을 건 것 외에 아직 지분문제 등 구체적인 합자투자와 관련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이번에 이마트측과 M.O.U를 맺은 로얄그룹은 캄보디아 최고 재벌로 알려진 끗 맹 회장(49)이 소유한 대기업으로 그는 현재 캄보디아 상공회의소 의장으로 활동 하고 있다.

그는 과거 어린 시절 킬링필드로 부모를 잃고 호주로 이민 가 자수성가한 인물로, 현 정권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 전 주재 미대사관 기밀문서를 입수한 위키리크스는 그가 훈센총리의 비자금을 관리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 그룹은 현 정권의 비호아래 모비텔 이동통신회사와 CTN방송국, 노스브릿지 국제학교, 캄보디아나 호텔 등 통신·교육·미디어·호텔·유통·외식업(KFC) 등 다방면에 진출해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는 지난 2015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시 고밥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인도차이나반도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한 바 있다.

최근에는 호찌민시에 2호점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캄보디아 프놈펜 진출에 따라, 이마트는 동남아 국가 중 두 번째 해외진출인 셈이다.

하지만, 일본의 대형백화점 이온몰이 지난 2014년 진출한 이래 최근 2호점을 건설중이며, 태국의 마크로 등 대형유통업체인을 비롯,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속속 캄보디아 진출을 서두르고 있어 인구 200만명에 불과한 좁은 시장을 두고 향후 치열한 시장경쟁다툼이 예상된다.

한편, 이마트의 캄보디아 진출소식에 교민사회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마트가 실제로 캄보디아 진출에 성공할 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양측이 기본양해각서를 체결한 수준인데다가, 최근 로얄그룹 재정상태가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 그룹 내부사정을 잘 아는 현지소식통은 재정난에 시달리는 로얄그룹측이 적극적인 합자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그 동안 만나 본 다른 현지 기업전문가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으로선 이마트의 캄보디아 진출계획이 과연 실제로 결실을 맺게 될 지는 추후 진행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신세계그룹 산하 이마트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16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최대 26개 매장까지 열었던 중국에선 누적적자를 견디지 못해 지난 5월 결국 철수를 공식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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