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터뷰> 프랑수아 데스쿠에트 프랑스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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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인터뷰> 프랑수아 데스쿠에트 프랑스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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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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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6 11:47 송고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진혜숙기자 = 프랑수아 데스쿠에트 주한 프랑스 대사는 신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대사관 이전 여부와 관련, "프랑스 대사관도 그 방침에 따를 것"이라며 "그러나 수도가 이전하더라도 경제.문화활동을 위해 서울에 총영사관이나 영사관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데스쿠에트 대사는 프랑스혁명 기념일을 맞은 14일 대사관저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가능하다면 한국 최고 건축가로 꼽히는 김중업 선생이 설계한 프랑스 대사관의 아름다운 건물을 지키고 싶다"고 희망했다.

서울 서대문구 합동의 프랑스 대사관은 건축가 김중업(1922~1988) 선생이 설계, 1961년에 완성한 '작품'으로 한국적 전통미와 현대적 조형미를 균형있게 조화시킨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수아 데스쿠에트 대사는 한국의 스크린 쿼터 축소 논란과 관련, "한국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할리우드) 영화가 저가로 수입되면 그 나라 영화산업이 희생되는 것은 사실이며, 문화상품은 음료수나 비스킷과는 달리 영혼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와 관련, "언젠가 해결될 사안"이라면서 "다만, 당장의 현안은 아니다. 나는 한국과 프랑스의 미래에 관심을 두고 있지, 과거에 매달리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프랑수와 데스쿠에트 대사는 파리 국립행정대학원(ENA), 파리정치학교(IEP), 파리국립대학교 법학과를 졸업, 프랑스 외무부에 들어가 일본, 인도 대사관 등에서 근무한 정통외교관료로 주우간다대사를 거쳐 2001년 7월 주한 대사로 부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 한국이 행정수도를 옮길 경우 주한 프랑스 대사관도 이전하는가.

▲ 한국 정부가 주요 부처를 새 도시로 옮긴다면 물론 프랑스 대사관도 그 방침에 따를 것이다. 그러나 서울은 여전히 큰 도시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만일 수도가 이전하더라도 경제적, 문화적 활동을 위해 서울에 총영사관 혹은 영사관을 남겨야 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한국 최고의 건축가 김중업 선생이 설계한 이 아름다운 관저를 지키고 싶다.

-- 최근 한국 국내에서는 스크린쿼터 축소문제를 놓고 정부와 영화인간에 갈등이 일고 있는데, 자국문화 수호를 중시하는 프랑스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한국과 프랑스는 모두 자국의 영화산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자국의 영화관계자들이 자국의 스타일과 창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산업이 저가로 수입이 되면 그 나라의 영화산업이 희생당하는 것이 사실이다. 유럽의 몇몇 나라가 그러한 예이다. 한국과 프랑스는 이런 점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화상품은 음료수나 비스킷과는 달리 영혼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 그런 점에서 한국에도 스크린 쿼터제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 한국 정부가 결정할 문제이다. 프랑스는 영화부문에서 한국과 같은 스크린 쿼터제는 없으나 시청자가 많이 증가한 TV 방송부문에 대한 스크린 쿼터제가 있다.

물론 축소 혹은 유지 방침은 한국이 결정할 문제이다.

두 나라는 공통적으로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으며, 특히 프랑스는 가까운 장래에 파리에 소재한 유네스코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회의를 지지하고 있다.

-- 양국 주요 현안 중 하나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이다. 프랑스의 입장은.

▲ 100여년 전에 발생한 사안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도서는 전체 3만권 중 30권에 대한 것으로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당장의 현안은 아니라고 본다. 나는 양국의 미래에 관심을 두고 있지, 과거에 매달리고 싶지 않다.

-- 프랑스 정부는 외규장각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가.

▲ 물론이다. 이 문제는 4명의 대통령, 즉 한국의 두 대통령과 프랑스의 두 대통령이 연관된 문제가 아닌가. 그러나 현재는 전문가들이 처리하도록 맡겨야 한다. 복잡한 문제인 만큼 이슈가 되는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 현대 프랑스인에게 프랑스 혁명 기념일의 의미는.

▲ 오늘은 프랑스 혁명 기념일 215주년이 되는 날이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프랑스가 새로 태어난 날이다. 프랑스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아직도 애쓰고 있다.

프랑스 혁명정신인 자유.평등.박애는 과거에 비해 많이 실현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완성이다. 프랑스인들은 이러한 가치의 실현을 추구하고자 하기 때문에 프랑스 혁명 기념일은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이다.

-- 현재 한-프랑스 관계를 평가한다면.

▲ 한국과 프랑스의 관계는 1886년에 시작됐고, 본격적 관계는 1950년 한국전쟁에 프랑스가 3천명의 군인을 지원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양국의 역사는 이제 50년이 넘었고,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양국간 대화가 증가하고 있고, 경제적으로 변화와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진행 중인 양국 공동 프로젝트들이 좀 더 속도를 빨리 해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동영상 있음)
sgh@yna.co.kr
je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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