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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북한과 연변에서 한국춤이 통일로 가는 길2017 세계한인학술대회 조선족 무용 분과 참관기
박호성 박사 (국제평화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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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7  08: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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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호성 박사(국제평화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지난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된 재외동포재단 창립 20주년 기념 세계한인학술대회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행사였다. 재외동포재단 설립 때부터 관심을 갖고 숱한 행사를 멀리서 지켜보았지만, 전 세계 한인학자들이 모인 이번 대회는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되는 동포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특별한 발표 - 조선족 무용

2박 3일에 걸친 학술대회 기간 중, 분과 발표 순서에서 ‘중국 동포 사회에서 조선족 무용이 갖는 의미와 과제’라는 주제에 이끌려 NPO세션 2분과를 선택해 듣기로 했다. 발제자로서 최미선 교수(중국 연변대학교)가 ‘연변 조선족 무용의 발전과정과 당면과제’를 주제로 발표했고, 최해리 교수(연세대학교)가 ‘한민족 무용교류의 거점으로서 연변 무용사회의 역할과 전망’을 발표했다. 이어서 토론자로 나선  김순정 교수(성신여자대학교)와 이미영 교수(국민대학교)가 진솔한 내용으로 전문적인 토론의 정수를 보여줬다.

정치‧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지만 나도 이번 주제인 무용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일찍부터 청중석에 앉아 차분히 들으며 배울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여기며 잠시 뒤에 끝나면 무엇을 할까 생각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발제를 앞두고 사회자가 급히 마련된 연단 앞의 공간을 이용해 무용시연이 있음을 발표했고, 곧이어 김영화 교수(중국 연변대학교)가 무대에 등장해 장고춤을 추기 시작했다.

   
▲ (왼쪽부터) 중국 연변대학교 김영화 교수와 최미선 교수.
김영화 교수의 장고춤 시연

장고를 들고 입장한 김영화 교수는 장고춤의 첫 부분에서 굿거리장단에 <이팔 청춘가>의 흥청이는 장단에 맞춰 장고춤의 고유한 기본가락을 뚜렷이 살리면서 정교하고 부드러운 곡선미와 유연한 놀림, 절도 있는 매듭과 호흡, 충만한 율동으로 장고춤의 감미로운 맛과 멋을 훌륭하게 살려냈다.

이어서 자진모리장단에서 휘모리장단의 빠른 부분으로 넘어가 정서적으로 앙양되면서 절정의 장면이 펼쳐졌다. 이 대목에서 김 교수는 능란한 솜씨로 장고치는 기교를 집중적으로 보여줬다. 장고채를 든 손이 장고의 북편과 채편 위로 순식간에 오가며 잔가락치기, 겹치기, 넘겨치기, 장고치며 원돌기 등 김 교수가 선보인 현란한 기교는 행사장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모든 이들의 탄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장고춤을 추느라 이마에 송송이 땀방울이 맺힌 채로 김 교수는 청중들의 열렬한 환호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로 공연을 마쳤다. 나로서도 적지 않은 충격과 더불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공연이었다.

남북한과 연변, 춤은 이미 통일됐다

장고춤의 여운이 미처 사라지기도 전에 이런 춤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몰라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 입장 때 받은 ‘한국춤 세계화의 그리 오래지 않은 미래-근대무용가 최승희 춤의 국제성’ 자료집(2016. 10)을 뒤적여보았다. 자료집을 살펴보며 문득 “일제 식민지배 시절 남북한과 연변 동포가 함께 경험한 최승희의 춤이야말로 통일시대를 열어갈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으리라!”고 느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배우고 방금 눈앞에서 보았듯이, 한국춤은 이미 통일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으로 서울과 평양과 연길에서 최승희를 비롯한 한국춤 공연이 활성화된다면 단순한 문화교류를 넘어 정치경제적으로 확산될 여지도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새 양손 주먹에 잔뜩 힘이 들어갈 만큼 뿌듯한 심정으로 이번 세미나와 공연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20여 년 전 연길쪽에서 백두산 북파를 등정하고, 10여 년 전 서파를 타고 북한과 중국 경계선에서 느낀 회한으로 언젠가 북녘땅 남파에서 백두산을 찾으리라 다짐했듯이 머지않아 평양과 연길에서 오늘과 같이 한국춤을 감상할 날이 오리라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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