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중앙아시아 이주 고려인 관련 기록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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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중앙아시아 이주 고려인 관련 기록물 공개
  • 박재익 기자
  • 승인 2017.06.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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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소장자료…고려인들의 생생한 생활상 담겨있어
▲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소장 고려인 기록물 인수식(6.19) - 이상진 국가기록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국립영상보존소 관계자들 (사진 국가기록원)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원장 이상진)은 6월 22일, 고려인 강제이주 80년을 맞아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국립영상보존소가 소장하고 있는 고려인 관련 기록물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고려인들은 1937년 8월 구(舊)소련 정부에 의해 약 17만 명이 연해주 등지로부터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로 집단이주됐다. 국가기록원은 그간 이러한 고려인 관련 기록물의 소재를 조사해왔으며, 최근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국립영상보존소로부터 관련기록물을 수집, 이번에 공개하게 됐다.  

▲ 벼를 수확하는 모습(우즈베키스탄, 1962년) (사진 국가기록원)

이번에 공개하는 기록물은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에 이주한 고려인들의 초기 정착과정과 집단농장(꼴호즈)에서의 농업활동 등 다양한 생활상을 담고 있는 사진과 영상 기록물이다. (우즈베키스탄 사진 64점, 영상필름 8점, 카자흐스탄 사진 51점, 영상필름 18점) 

▲ 김병화가 집단농장에서 증산을 독려하는 모습 등을 다룬 영상물 "김병화 집단농장"(1948년)의 한 장면ㆍ (자료 국가기록원)

특히,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역사의 증인으로 손꼽히는 김병화의 초상화도 이번 기회를 통해 공개된다. 김병화(1905~1974)는 황무지를 개간하고 쌀 생산 등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구(舊)소련 정부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노동영웅’ 훈장을 받았다. 그가 일했던 농장은 원래 ‘북극성 집단농장’이었으나, 1974년 그가 죽은 후 그의 업적을 기려 ‘김병화 집단농장’으로 변경됐다. 아울러 우즈베키스탄에 정착한 고려인들의 집단농장과 생활상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 하다. 

▲ 우즈베키스탄 몰로토프 집단농장에서 벼를 수확하는 모습 등을 다룬 "몰로토프 집단농장의 벼 수확"(1940년)의 한 장면 (자료 국가기록원)

우즈베키스탄 국립영상보존소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되는 기록물은 고려인들의 생활 모습이 잘 담겨 있어 우즈베키스탄에서도 가치가 높은 기록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 체조 훈련 중인 올림픽 챔피언 넬리 김(카자흐스탄, 1976) (사진 국가기록원)

한편, 카자흐스탄 국립영상보존소 소장 기록물 역시 고려인들의 집단농장과 생활상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카자흐스탄 소장 기록물은 고려인 출신 세계적 체조선수인 넬리 김(1957~)의 훈련 모습과 카자흐 국립체육대학 시절의 모습이 공개돼 흥미를 끈다. 넬리 김은 고려인 소비에트 연방 체조선수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각각 획득해 한때 ‘체조요정’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 '선봉(아방가르드) 집단농장'의 김만삼 (카자흐스탄, 연도미상) (사진 국가기록원)

또한 이들 기록물 가운데에는 카자흐스탄 고려인의 대표적 개척자로 평가받는 김만삼(1882?~1964)의 초상화도 공개된다. 그는 카자흐스탄 집단농장에서 1942년 벼 수확량을 획기적으로 늘려, 구(舊)소련 정부로부터 ‘노동영웅’ 칭호를 받기도 했다.

▲ ‘고려일보' 제작 모습(카자흐스탄, 1994년) (사진 국가기록원)

이외에도 카자흐스탄 집단농장의 모습을 비롯해 고려인들의 대표신문인 ‘고려일보’ 관련 기록물도 함께 공개됐다. ‘고려일보’는 1938년 카자흐스탄에서 창간한 ‘레닌기치’의 후신으로, 소련붕괴 이후 제호를 변경해 발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고려인 신문이다.

국가기록원은 이번에 수집한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기록물 정리가 마무리되면 이들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며, 고려인 관련 기록물을 지속적으로 수집할 계획이다.

이상진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장은 “올해는 고려인 강제이주 80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이번 고려인 관련 기록물 공개를 통해 일제 강점기 이후 재외 한민족의 이산(離散)의 역사를 복원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국가기록원은 앞으로도 관련 기록물의 지속적 수집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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