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장관 취임 “강하고 평화롭고 당당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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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장관 취임 “강하고 평화롭고 당당한 나라”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7.06.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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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첫 여성 수장, "국민의 의지가 담긴 외교,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

▲ 강경화 38대 외교부장관이 6월 19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사진 외교부)

강경화 신임 외교부 장관이 6월 19일 오전 11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대강당에서 제38대 외교부장관 취임식을 가졌다.

강 장관은 취임사에서 “제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의 준비과정은 짧지만 무척 다사다난했다. 제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결의를 다지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또 강 장관은 “'나라다운 나라', '강하고 평화롭고 당당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과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국민의 의지가 담긴 외교,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제재와 대화를 모두 동원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며 “중국과는 당면 현안을 지혜롭게 해결해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일본과는 과거를 직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고 성숙한 협력동반자 관계를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얘기했다.

강 장관은 외교부 직원들의 업무방식에 대해서도 과감한 혁신을 주문하고 “앞으로 우리 업무의 질적 성과를 높이고 조직의 유연한 사고와 대응을 유도하는 개선 방안을 구체적이고 단계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강경화 신임 외교부장관의 취임사 전문이다.


친애하는 외교부 동료 여러분, 그리고 해외 곳곳에서 헌신하고 계시는 공관 직원들과 가족 여러분, 참으로 반갑습니다.

무엇보다 우선 10여년 만에 외교부로 돌아와 여러분과 다시 함께 일할 수 있게 된 것을 큰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신“나라다운 나라”를 지향하는 새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직을 맡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의 준비과정은 짧지만 무척 다사다난했습니다. 제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결의를 다지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10여 년간 밖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을 지켜보았으며, 그 과정에서 유능한 외교부 직원들의 헌신을 목도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는 스스로의 뼈를 깎는 고통을 통해 거듭나, 국민들의 열망, 국제사회의 기대, 그리고, 무엇보다 외교적 난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시대적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 온 국민이 염원하는 '나라다운 나라', '강하고 평화롭고 당당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역사적인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서, 우리 외교부는 국민과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우리의 역량과 내실을 다지면서 업무와 사고의 지평을 과감하게 넓혀나가야 할 시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시대가 요구하는 외교는 '국민의 의지가 담긴 외교,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라고 봅니다.

그간 외교부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의 외교정책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기 위해 취해 온 노력이 충분하였는지 겸허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외교정책의 방향은 무엇인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어떻게 국민과 소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우리는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국회와 언론은 물론, 국민과의 직접 소통에 힘써 나가야겠습니다. 저 역시 솔선수범하여 국민, 국회, 관계부처, 언론, 학계, 시민사회 등과의 다양한 접촉을 통해 우리 외교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또 귀중한 지혜를 얻고자 합니다.

친애하는 직원 여러분, 이렇듯 시대가 요구하는 외교를 펼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그간의 업무 방식과 사고의 틀을 벗어나 쇄신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라다운 나라'의 외교를 펼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 나가야 할 지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변화하는 대내외 환경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업무에 대해 각자가 맡은 책임감과 전문성, 창의성, 그리고 우리 조직의 역량을 제고해야 합니다.

우리가 처한 국제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합니다.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고 갈수록 고도화되며 시급해지는 북핵·미사일문제는 우리가 주인의식을 갖고 능동적으로 헤쳐 나가야 합니다.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제재와 대화를 모두 동원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외교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주요국간 이해가 대치하는 동아시아에서도 주변국과의 관계를 발전, 심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중국과는 당면 현안을 지혜롭게 해결하여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일본과는 과거를 직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고 성숙한 협력동반자 관계를 도모해 나가야 합니다. 러시아와도 협력을 확대하여 양국 관계를 보다 실질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동시에,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맞게 4강과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로 우리의 외교를 확장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나아가, 기후변화와 테러리즘, 보호무역주의, 인권과 인도주의를 증진하고 보호하는 국제규범의 후퇴를 비롯한 범세계적 문제 등 수많은 도전에 맞서 우리는 국제사회의 공익에 능동적으로 기여하여 전세계의 성원과 평가를 받는 외교를 펼쳐야 하겠습니다.

한편, 공공외교, 개발협력, 재외동포 지원 등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도 커진 만큼 이 분야에서의 창의적 접근과 역량 강화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안에 대한 탄탄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최적의 해결책을 만들어내고, 외교전선에서 이를 관철시키는 역량이 한 차원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업무방식의 과감한 혁신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문서작성과 결재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정책결정을 위한 생산적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야 합니다.

대기성 야근과 주말근무가 업무에 대한 헌신으로 평가되지 말아야 합니다. 불필요한 일은 미련없이 정리하고, 필요한 일은 제대로 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책 구상과 결정을 위한 회의가 공허한 말잔치가 아니라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의견교환의 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다루는 대부분의 외교 현안들은 복합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일상적이고 단선적 업무처리 방식에서 벗어나, 관련 실·국들 사이의 벽을 허물고,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협력하는 업무 방식으로의 전환을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본부와 재외공관간의 긴밀한 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본부는 현장의 상황을, 재외공관은 본부의 방향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업무의 질적 성과를 높이고 조직의 유연한 사고와 대응을 유도하는 개선 방안을 구체적이고 단계적으로 제시할 계획입니다.

세 번째로, 외교부를 일할 맛 나는 직장으로 만들기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외교부는 시시각각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다루느라 시차도 없고, 명절을 챙기기도 어렵습니다. 일정한 퇴근시간도 없고, 주말에도 쉬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당연시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근무 기강과 긴장감, 전문성은 반드시 유지하되, 업무와 개인생활간 균형과 조화도 중시하고 격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부는 여성직원들의 입부 비율이 정부 전 부처중에서 가장 높습니다. 일하면서 세 아이를 키운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조직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그리고, 남성직원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건강하고 건설적인 양성평등 관점이 우리부의 인사와 업무방식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사가 만사임은 모든 조직의 기본이고 제가 국제기구에서 고위관리자로서 얻은 교훈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전문성과 업무역량이 탁월할 뿐 아니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동료와는 한 팀이 되어 저를 도와 우리 부의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는 간부진을 구성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보다 다양한 배경과 역량을 가진 인적자원의 확보를 통해 조직역량을 확충하고 인사혁신도 추진하겠습니다.

직원 여러분, 저는 이러한 모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분과 마음의 칸막이를 허물고 소통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과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수렴하겠습니다.

장관으로서 우리의 일상에 변화의 훈풍을 일으키고,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외교부의 미래상을 구체화하고, 우리부 안팎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임을 이 자리에서 약속드립니다.

여러분들도 구태를 비판하며 닮아가기 보다는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함께 외교부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노력해 주십시오. 특히, 간부 여러분들이 먼저 모범이 되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친애하는 직원 여러분, 오늘날의 대한민국, 눈부신 경제발전과 역동적인 민주주의로서 국제사회의 모범인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외교부 직원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었습니다.

퇴임을 눈앞에 둔 고위 간부부터 갓 입부한 새내기 직원까지, 외교직, 영사직, 정보직, 사서직, 기능직 등 직렬에 상관없이, 정규직이건 계약직이건 채용조건과 무관하게, 모두가 다 외교부의 소중한 자산이고 인재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동료 강경화로서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사무실 문을 활짝 열어 놓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밖으로 나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며, 의견을 경청하겠습니다.

외교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여 직원들이 긍지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가 지난날 국회, 외교부, 그리고 국제기구에서 쌓아온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모두 쏟아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외교 과제는 장관 한 사람, 몇몇 간부의 어깨에만 얹기에는 너무나 막중하고 무겁습니다. 어렵고도 먼 길을 지치지 않고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외교부 직원 모두가 각자의 일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서로를 독려하면서 함께 가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유능하고 헌신적인 여러분들의 장관으로서 일하게 된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선배 장관님들의 성원에도 깊이 감사드리며, 그 분들께서 경륜과 지혜를 바탕으로 쌓아올리신 외교성과의 토대에서 젊은 직원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내 산적한 외교 과제를 풀어가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이 엄중하고 시급하며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엄중하고 시급할수록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갈 길이 먼 만큼 다 함께 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장관으로서 혼신의 힘을 다 하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갈 생각에 가슴이 벅차옵니다. 우리 함께 힘을 모아 신명나게 최선을 다할 것을 다같이 굳게 다짐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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