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스마트공장의 진격시대(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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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스마트공장의 진격시대(1편)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5.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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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지멘스의 진격

가상과 현실 세계를 통합해 현실 세계의 피드백을 가상 세계에 반영하는 시스템으로 스마트공장을 성공시켰다. 독일 전자전기업체 암베르크의 지멘스 공장은1989년 준공 당시 제품 100만개당 불량품이 500개에 달했지만 스마트화를 구축한 후 지금은 10개에 불과하다. 창립 이후 인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생산량은 8배 끌어올렸다. ‘가상·현실 통합시스템(CPS)’을 통해 생산 공정에서 생산된 하루 5000만개의 데이터를 곧바로 반영해 개선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지멘스는 암베르크공장의 소프트웨어 툴을 그대로 본 떠 4년 전 중국 청두에도 스마트공장을 건설했다. 현재의 지멘스 비즈니스 모델은 스마트공장 플랫폼 비즈니스이다. 제품은 그냥 서비스일 뿐이다. 글로벌 제조업체가 스마트공장을 통해 기대하는 사업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스마트 공장의 사업모델 3가지

첫째 스마트공장 플랫폼 수출이다. 지멘스는 현재 경기도 안산에 ‘데모 스마트공장 구축’을 추진 중인데 이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을 상대로 본격적인 스마트공장 플랫폼 사업을 할 계획이다.

둘째는 컨설팅 서비스다. 판매한 기계의 센서를 통해 각종 정보를 자사 클라우드에서 분석해 개선점을 고객에게 컨설팅하는 것이다. 언제 정비를 해야 할지, 에너지 절감 방안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대해 컨설팅한다.

셋째는 제품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기계는 사실상 공짜로 주고 기계와 연결된 센서로 사용량을 확인해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다. 고객인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기계에 대한 유지관리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독일과 미국 제조업체는 오래전부터 데이터가 중요한 자원이라고 인식해 왔다. 그것이 센싱 기술과 연결돼 스마트공장이 빠르게 진행된 것인데, 국내 중소업체는 제품 생산·판매에 급급해 데이터 수집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포스코의 진격

포스코 광양제철소 후판공정 현장. 100m 넘게 길게 이어진 생산 라인으로 500도로 시뻘겋게 달궈진 슬래브가 30초마다 한 개씩 들어오고 있었다. 라인 주변에 작업자들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포스코와 포스코ICT가 함께 개발한 스마트 인더스트리 플랫폼 ‘포스프레임’이 곳곳에 부착된 카메라와 센서를 가동해 대부분 공정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프레임은 하루 30억 개씩 쏟아지는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하고 학습한다. 제철 과정은 첫 공정을 마치고 불량 판정을 받으면 재공정에 들어가는데 고급 후판의 경우 첫 공정 불량률이 18% 수준이었다. 하지만 포스프레임을 도입한 지 반년 만에 첫 공정 불량률은 12%로 급감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의 특성 때문이다.

포스프레임은 원료를 녹이는 거대한 가마솥 격인 고로 관리부터, 고로에서 나온 쇳물을 담는 통인 레이들 관리도 AI가 관리한다. 레이들에 담겨 후판공장으로 옮겨진 쇳물은 거대한 벽돌 형태인 날판으로 식혀져 컨베이어 벨트에 옮겨진다.

전 공정을 관리하는 AI 장인

이후 날판은 초대형 롤러를 통해 평평하게 펴는 압연 과정을 거친다. 이 AI 장인은 압연기에 부착된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이용해 롤 사이의 압력, 진동, 속도, 윤활 상태 등 압연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한다. 이를 최종 결과물과 비교한 뒤 무결점 후판을 만들기 위한 공식을 만들어 내고 맞춤 적용한다. 고객이 원하는 규격에 맞게 판을 최종 절단하는 과정도 AI가 관여한다.

이렇게 1차 공정에 맞춰 후판이 제조되면 레이저로 표면 스캐닝하며 흠결을 파악한다. 흠결을 찾으면 공정 과정을 따라 초정밀 단위로 역추적한다. 10cm 단위로 역추적이 가능해져 혹시 불량이 발생하더라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향후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자동 역추적으로 분석 업무 시간을 50% 이상 단축할 수 있다.

AI기술을 기반으로 한 포스코의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 과정뿐 아니라 설비 관리 업무도 돕는다. 압연기 등에 부착된 공장내 IoT 센서들을 통해 수집되는 수만 건의 데이터를 분석해 설비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점검한다. 교체시기를 미리 알 수 있어 설비 고장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일이 없어졌다.

안전도 책임진다. 작업장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유해가스, 소음, 온도 등 현장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작업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 준다.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을 실시간 감지하고 위험물에 접근하면 정보를 제공해 사고를 예방한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의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 성공사례를 다른 공장으로 확대 시킨다는 전략이다. 후판 공장 외에 광양제철소의 나머지 공장들과 포항 제철소의 공장까지 스마트팩토리를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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