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KBS '닭공장 이민' 부정적인 면만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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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KBS '닭공장 이민' 부정적인 면만 부각'
  • 미주중앙
  • 승인 2004.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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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 '한국의 현실 먼저 살펴야'
본국의 KBS가 최근 방영한 ‘닭공장 미국이민 실태’가 부정적인 당초 기획의도와는 달리 본국인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시사 프로그램인 ‘추적 60분’은 ‘미국이민 실태보고, 그들은 왜 아메리카 닭공장으
로 가는가 ’라는 현지 취재를 통해 본국의 수많은 고학력 중산층들이 단지 영주권 취득이라는 목적을 위해 닭공장 취업 이민을 떠난다고 지적하고, 이민 알선업체들의 부조리와 피해 사례 등을 함께 다뤘다.

이 프로그램은 특히 대학교수나 의사, 대기업 간부 등 본국의 ‘화이트 칼라’ 출신들이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수천만원의 수수료 부담을 감수하며 닭공장 취업이민을 떠나는 현실을 비판적 시각에서 조명했다.

KBS의 이러한 기획 의도는 오히려 미국이민 실태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했다는 반감을 가져왔고, 이민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전환시켰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로 방송이 끝나자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닭공장 취업이민과 관련된 부정적 견해보다는 본국인들을 밖으로 내모는 한국의 현실을 직시하자는 의견이 쇄도했다.

‘Jh829’라는 ID의 시청자는 “닭공장 이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제시한 것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소비자의 가치를 존중하지 못하는 일”이라며 “일부 중산층이 그러한 가치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한 본질적 접근이 없다”고 비판했다.

ID가 ‘madbuda’인 시청자도 “이민가는 사람을 욕하는 것은 무한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는 이들의 용기를 꺾는 일이다. 고급 인력들을 외국으로 누출시키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이 먼저 지적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닭공장 노동자들이 처한 어려움을 지나치게 부각시켰다는 실망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최희영씨는 “닭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모자이크 처리하며 죄지은 사람처럼 묘사했다”며 “한국의 닭공장이나 그에 버금가는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함께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이 고발한 허위광고나 사기 등의 문제점도 이민 현상의 본질을 벗어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천정환씨는 “이민 알선업체의 허위광고 등의 문제보다는 닭공장 이민에 대한 구체적 정보와 이로 인한 혜택 등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미국 이민생활 2년차라는 한 시청자는 “이민 생활의 동기가 단지 아이들을 명문대에 보내려는 것이나 영주권을 따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조금의 여유’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며 “낯선 곳에서 이방인으로 정착하는 성취감을 노동의 어려움으로 평가절하해선 안된다”고 젊잖게 꾸짖었다.

입력시간 :2004. 07. 06 21: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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